[평양공연공동취재단,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목매어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북한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는 가수 겸 배우 서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측예술단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함께 만든 ‘남북예술인들의 연합무대-우리는 하나’가 3일 오후 3시 30분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렸다.
북측 관객은 1만 2000여 개의 좌석을 가득 메웠다. 객석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박춘남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과 남측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대표단도 자리했다.
지난 1일 공연에 이어 다시 한 번 사회자로 나선 서현은 “불과 두 달 전에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 서울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평양에서 언젠가 공연하겠다는 꿈을 꿨는데 일찍 이뤄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남측에서는 가수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YB,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룹 레드벨벳 등 총 11팀(명)이 출연했다. 공연 초반 레퍼토리는 1차 공연과 비슷했다. 정인과 알리는 각각 ‘오르막길’, ‘펑펑’을 부른 뒤 북측 여가수 김옥주·송영과 ‘얼굴’을 함께 불렀다. 서현은 북측의 인기가요 ‘푸른 버드나무’를, 레드벨벳은 ‘빨간맛’을 선곡했다. 레드벨벳의 무대에서 북측 관객들 사이에서 노래를 다소 낯설어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부모가 실향민인 강산에는 ‘…라구요’를 부른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생각난다”면서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공연에서 불렀던 ‘명태’ 대신 ‘넌 할 수 있어’를 들려줬다.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와 북한에서 크게 인기가 있다는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백지영은 ‘총맞은 것처럼’과 ‘잊지말아요’를 선곡했다.
이선희가 북측 여가수 김옥주와 손을 맞잡고 ‘J에게’를 부를 땐 객석에서 리듬에 맞춘 박수가 터졌다. 이선희는 “옥주 씨 목소리를 듣고 감동했다. 눈빛이나 모습에서 따뜻한 배려가 느껴져서 감사한 마음으로 불려드렸다”고 말했다.
YB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생모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선보였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과 최북단 사이의 거리를 나타낸 숫자(단위 km)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60여 명의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과 북측 여가수 5명은 ‘눈물 젖은 두만강’, ‘아리랑 고개’, ‘락화유수’, ‘동무생각’ 등의 계몽기 가요를 메들리로 연주했다. 북측 여가수 중 한 명인 김성심은 공연 전 만난 남측 취재진에게 “남북이 함께 하게 돼 감격스럽고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5년 평양 단독콘서트를 열었던 조용필과 밴드 위대한 탄생은 ‘친구여’와 ‘모나리자’ 무대를 선사했다. 후두염을 앓았던 조용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객석의 박수를 유도하며 열기를 높였다.
공연 후반에는 남북의 합동 무대가 연달아 이어졌다. 이선희, 최진희,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레드벨벳과 북측 여가수들이 삼지연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부르자 객석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이어 남북 출연진 30여 명 모두가 무대에 올라 피날레 송으로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불렀다. 북측 출연진이 남측 출연진에게 꽃다발을 전해주자 큰 함성이 쏟아졌다. 도종환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등 남북 요인들이 일어나 함께 손을 잡고 노래했다. 서현은 북측 가수 김주향과 마주보며 눈시울을 붉힌 채 미소 지었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환호가 10분간 이어졌다. 관객 1만2000여 명이 일제히 기립박수로 호응하는 감동의 무대가 연출됐다.
현송월 단장은 공연 직후 소감을 묻는 남측 취재진에게 “공연이 잘된 것 같다. 훈련이 많지 않았고 거의 반나절 했는데도 남북 가수들이 실수 하나 없이 너무 잘했다. (남북이)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우리 예술단은 이날 남북 합동공연을 끝으로 모든 방북 일정을 마치고 4일 0시께 평양을 떠난다. 오전 1시 30분 인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지만 출발·도착 일정은 변경될 수도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북한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는 가수 겸 배우 서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측예술단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함께 만든 ‘남북예술인들의 연합무대-우리는 하나’가 3일 오후 3시 30분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렸다.
북측 관객은 1만 2000여 개의 좌석을 가득 메웠다. 객석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박춘남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과 남측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대표단도 자리했다.
지난 1일 공연에 이어 다시 한 번 사회자로 나선 서현은 “불과 두 달 전에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 서울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평양에서 언젠가 공연하겠다는 꿈을 꿨는데 일찍 이뤄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부모가 실향민인 강산에는 ‘…라구요’를 부른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생각난다”면서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공연에서 불렀던 ‘명태’ 대신 ‘넌 할 수 있어’를 들려줬다.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와 북한에서 크게 인기가 있다는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백지영은 ‘총맞은 것처럼’과 ‘잊지말아요’를 선곡했다.
이선희가 북측 여가수 김옥주와 손을 맞잡고 ‘J에게’를 부를 땐 객석에서 리듬에 맞춘 박수가 터졌다. 이선희는 “옥주 씨 목소리를 듣고 감동했다. 눈빛이나 모습에서 따뜻한 배려가 느껴져서 감사한 마음으로 불려드렸다”고 말했다.
YB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생모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선보였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과 최북단 사이의 거리를 나타낸 숫자(단위 km)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60여 명의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과 북측 여가수 5명은 ‘눈물 젖은 두만강’, ‘아리랑 고개’, ‘락화유수’, ‘동무생각’ 등의 계몽기 가요를 메들리로 연주했다. 북측 여가수 중 한 명인 김성심은 공연 전 만난 남측 취재진에게 “남북이 함께 하게 돼 감격스럽고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후반에는 남북의 합동 무대가 연달아 이어졌다. 이선희, 최진희,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레드벨벳과 북측 여가수들이 삼지연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부르자 객석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이어 남북 출연진 30여 명 모두가 무대에 올라 피날레 송으로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불렀다. 북측 출연진이 남측 출연진에게 꽃다발을 전해주자 큰 함성이 쏟아졌다. 도종환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등 남북 요인들이 일어나 함께 손을 잡고 노래했다. 서현은 북측 가수 김주향과 마주보며 눈시울을 붉힌 채 미소 지었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환호가 10분간 이어졌다. 관객 1만2000여 명이 일제히 기립박수로 호응하는 감동의 무대가 연출됐다.
현송월 단장은 공연 직후 소감을 묻는 남측 취재진에게 “공연이 잘된 것 같다. 훈련이 많지 않았고 거의 반나절 했는데도 남북 가수들이 실수 하나 없이 너무 잘했다. (남북이)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우리 예술단은 이날 남북 합동공연을 끝으로 모든 방북 일정을 마치고 4일 0시께 평양을 떠난다. 오전 1시 30분 인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지만 출발·도착 일정은 변경될 수도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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