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워너원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음반 ‘0+1=1(I PROMISE YOU)’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워너원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음반 ‘0+1=1(I PROMISE YOU)’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이승현 기자 lsh87@
잘 나가던 그룹 워너원이 데뷔 후 최악의 논란에 휩싸였다. 컴백 당일 불거진 방송사고 때문이다. 소속사와 워너원은 즉각 사과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워너원은 지난 19일 엠넷닷컴 스타라이브 생방송을 준비하다가 사고를 냈다. 방송이 시작된 것을 모른 채 정산과 일정에 관해 불만을 털어놨다. 일부 멤버는 “방송 전에 욕해야겠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영상이 SNS 등을 통해 급격히 퍼지자 YMC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날 오후 사과했다. 워너원도 팬카페를 통해 “실망감을 안겨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모든 행동에 신중하고 겸손한, 성숙한 워너원이 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이런 모습을 보려고 투표한 게 아니다’ ‘초심을 잃었다’ ‘충격적이다’는 댓글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 논란이 더욱 치명적인 것은 워너원이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팬들의 투표로 결성된 그룹이기 때문이다. 팀을 탄생시킨 힘은 멤버들의 간절함과 그 간절함이 진실하다는 시청자의 믿음에서 나왔다. 멤버들은 “데뷔가 꿈”이라며 땀과 눈물로 호소했다. 투표는 그들의 꿈을 이뤄주겠다는 팬들의 적극적인 행위였다. 이 과정에서 생긴 워너원과 팬들 사이의 유대감은 팀의 인기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워너원이 그동안 활동에서 팬들과의 약속을 강조해온 것도 이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잠을 못 자는가”…. 내용 자체로는 ‘워너원 동정론’을 불러올 수 있는 이 발언이 오히려 팬들의 반감을 산 것은 발언을 하는 멤버들의 태도 때문이다. 바쁜 활동에 불만을 털어놓을 수는 있다. 활동량에 비해 벌이가 시원찮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일터에 있었다. ‘꿈’이라 말하던 곳 말이다. 심지어 그들 근처에는 십 수 명의 스태프가 있었다. 스태프의 존재를 아랑곳하지 않고 부적절한 발언을 하던 멤버들의 태도는 그동안 팬들이 믿어 의심치 않던 ‘진정성’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워너원은 논란이 인 직후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간절함을 강조했다.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을 전제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조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금 워너원은 얼마나 간절한가. 그리고 그 간절함은 무엇을 향하는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워너원의 간절함이 다만 판타지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팬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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