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한 여성의 용기 있는 고백과 그 후를 다룬다.
지난해 5월, 어렵게 제작진을 찾아온 한 20대 여성을 만났다. 최다빈(가명)씨는 “이 앞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다”며 “누구 앞에서 내 얘기를 한다는 게 많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다빈 씨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건 2016년 6월 16일 밤의 이야기다. 평범한 대학원생이던 다빈 씨는 지도교수인 문OO 교수로부터 회식자리에 참석하라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그날따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다빈 씨는 진통제와 숙취 해소제를 먹어가면서 그 자리에 참석해야만 했다고 한다. 지도교수에게 잘못 보였다가는 정상적으로 졸업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라 그의 부름을 거역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그날 그곳에서 얻은 것은 졸업도 희망찬 미래도 아니었다.
회식 자리에서 교수가 따라준 술을 받아 마시던 다빈 씨는 결국 만취했고 어느 순간 기억이 끊어져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간신히 눈을 떴을 땐 문교수의 연구실이었고 둘만 있었던 그곳에서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
연구실을 빠져나온 다빈 씨는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지도교수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고 한다. 처음에 성관계 자체를 부인했다는 문 교수는 다빈 씨의 속옷에서 DNA가 검출되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문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석연치 않은 상황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불구속으로 진행되던 수사가 갑자기 기소중지 처리가 된 것이다. 그렇게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문 교수는 끊임없이 다빈 씨와 그녀의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와 합의를 시도했고 다빈 씨는 더욱 고통이 가중됐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 만에 문 교수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됐고, 그녀가 용기를 낸 지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해 11월, 그는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제야 다빈 씨는 처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고 한다.
미투운동(#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사회 각계에서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활발해지고 있던 지난 2월, 다빈 씨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9개월 만에 만난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이야기를 꺼냈다.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던 문 교수가 법정구속이 되지 않고 여전히 자유의 몸이라는 믿기 어려운 얘기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까?
다빈 씨는 2년 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고 했다. 자신이 당한 범죄에 대해 당당하게 나서 고백했지만 지금 남은 건 여전히 계속되는 고통뿐이라고 했다. 분명 징역 4년을 선고받았음에도 피의자를 구속 수감하지 않은 이유를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2년 전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꿈을 잃었다고 한다. 노벨상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던 시간이 지금은 지워버리고 싶은 고통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은 성폭력 피의자가 구속되지 않은 이유를 추적해보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살펴본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55분 방송.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지난해 5월, 어렵게 제작진을 찾아온 한 20대 여성을 만났다. 최다빈(가명)씨는 “이 앞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다”며 “누구 앞에서 내 얘기를 한다는 게 많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다빈 씨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건 2016년 6월 16일 밤의 이야기다. 평범한 대학원생이던 다빈 씨는 지도교수인 문OO 교수로부터 회식자리에 참석하라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그날따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다빈 씨는 진통제와 숙취 해소제를 먹어가면서 그 자리에 참석해야만 했다고 한다. 지도교수에게 잘못 보였다가는 정상적으로 졸업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라 그의 부름을 거역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그날 그곳에서 얻은 것은 졸업도 희망찬 미래도 아니었다.
회식 자리에서 교수가 따라준 술을 받아 마시던 다빈 씨는 결국 만취했고 어느 순간 기억이 끊어져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간신히 눈을 떴을 땐 문교수의 연구실이었고 둘만 있었던 그곳에서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
연구실을 빠져나온 다빈 씨는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지도교수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고 한다. 처음에 성관계 자체를 부인했다는 문 교수는 다빈 씨의 속옷에서 DNA가 검출되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문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석연치 않은 상황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불구속으로 진행되던 수사가 갑자기 기소중지 처리가 된 것이다. 그렇게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문 교수는 끊임없이 다빈 씨와 그녀의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와 합의를 시도했고 다빈 씨는 더욱 고통이 가중됐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 만에 문 교수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됐고, 그녀가 용기를 낸 지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해 11월, 그는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제야 다빈 씨는 처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고 한다.
미투운동(#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사회 각계에서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활발해지고 있던 지난 2월, 다빈 씨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9개월 만에 만난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이야기를 꺼냈다.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던 문 교수가 법정구속이 되지 않고 여전히 자유의 몸이라는 믿기 어려운 얘기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까?
다빈 씨는 2년 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고 했다. 자신이 당한 범죄에 대해 당당하게 나서 고백했지만 지금 남은 건 여전히 계속되는 고통뿐이라고 했다. 분명 징역 4년을 선고받았음에도 피의자를 구속 수감하지 않은 이유를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2년 전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꿈을 잃었다고 한다. 노벨상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던 시간이 지금은 지워버리고 싶은 고통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은 성폭력 피의자가 구속되지 않은 이유를 추적해보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살펴본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55분 방송.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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