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원로배우 이순재와 아역배우 정지훈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덕구’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원로배우 이순재와 아역배우 정지훈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덕구’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영화의 진심에 공감했습니다.”
배우 이순재가 14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덕구’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는 정지훈, 방수인 감독도 참석했다.

‘덕구’는 어린 손자(정지훈)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이순재)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방수인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이순재는 이번 작품의 출연료를 받지 않고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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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는 “‘덕구’는 따듯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며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이런 작품이 지금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울컥해 조건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나이가 되면 주인공 역을 맡기가 어렵다. 대부분 변두리 역할을 많이 하는데 모처럼 90% 이상 내가 소화해야 하는 작품이 들어와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최근 국내 영화 연출 경향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앞뒤가 맞지 않는 시나리오가 많다. 애 먹은 장면은 영화에 들어가지 않거나 결함이 많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구’는 앞뒤가 잘 맞고 정서적으로 참 괜찮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에는 정확한 콘티가 없어서 감독이 뭘 요구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며 “예전에는 정확한 콘티가 있어서 배우들도 구체적인 준비를 해서 갔다. 요즘은 연출하는 사람들이 배우들을 많이 고생 시킨다”고 했다. 이순재는 “방수인 감독은 이준익 감독의 제자인데 좋은 스승 밑에서 잘 배워서 그런지 연기자와 늘 소통하고 의논했다. 편하게 작업을 끝냈다”며 방 감독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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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감독은 영화 ‘왕의 남자’ 연출부를 통해 이준익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방 감독은 “이준익 감독이 ‘감독은 늘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늘 제 가슴에 새기고 촬영에 임했다”면서 “그 말은 나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손자 역으로 출연하는 아역배우 정지훈은 “처음에는 이순재 선생님이 무서웠는데 함께 연기하니까 정말 제 할아버지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하면서 이순재 선생님이 끊임없이 대사를 외우고 언제, 어디서나 카메라 도는 것처럼 연기해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도깨비’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장산범’ ‘미쓰와이프’ 등에 출연한 정지훈은 최근 떠오르는 아역배우다. 이순재는 정지훈에 대해 “놀랄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 아역이 너무 잘하면 가공된 것 같아서 징그러운데 정지훈은 좋은 소질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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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순재는 이번 작품에 대해 “‘덕구’는 주연작으로서 나에게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욕심 같아서는 계속하고 싶지만 그런 기회가 올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덕구’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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