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서지혜가 이른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흑기사’를 통해서다. 서지혜는 과거에 지은 죄로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벌을 받아 250년째 살고 있는 미스터리한 여인 샤론 역을 맡아 존재감을 과시했다. 샤론은 운명적 사랑을 하는 주인공 수호(김래원)와 해라(신세경) 사이를 갈라놓으려 끈질기게 애쓰는 악역이었다. 서지혜는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설득력 있게 연기했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회적 미모도 캐릭터를 입체화시켰다.
“비현실적인 캐릭터라 촬영 초반에 고민이 많았어요. 한 남자만 몇백 년 동안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샤론의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었죠. 감독님과 각 장면을 꼼꼼히 해석하면서 점점 샤론과 가까워졌어요. 나중엔 애틋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최종회에서 샤론은 벌을 받아 갑자기 백발의 노파가 됐고, 불에 타 재가 돼 사라지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갑자기 죽자 시청자들의 원성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서지혜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엔딩이었다”며 웃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부터 샤론이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전 오히려 겸허하게 받아들인 편이죠, 하하. 샤론은 사랑하는 남자를 가지려고 그를 꾀어보기도 하고 협박도 해봤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요. 불로불사의 존재라고 해도 살 이유가 사라진 상황이니 죽음 말곤 별다른 결말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서지혜는 2014년 SBS ‘펀치’에서 김래원과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와의 두 번째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워낙 잘 챙겨주고 조언도 많이 해줘서 편했다”고 했다. 다만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항상 냉정한 오빠에게 ‘너무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물은 적도 있다”고 했다.
서지혜는 사랑에 집착하는 연기를 하며 실제 연애 스타일도 돌아보게 됐다.
“실제론 샤론과 정 반대에요. 30대가 되면서 감정 소비하는 게 싫어졌어요. 전 (애인을) 방목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20대엔 남자의 외모가 중요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어요. 그냥 저를 편안하게 해주는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서지혜는 2003년 드라마 ‘올인’의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여러 작품에서 조연을 거쳐 영화 ‘여고괴담4’로 주연 반열에 올랐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돋보이는 미모가 화제를 모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었다. ‘흑기사’를 통해 재발견됐다는 평가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너무 기쁘면서 동시에 부담스러워요. 다음 작품에선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하는 마음이 생겼거든요. 물론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서지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어요. 책임감과 연기 욕심이 강해졌습니다. 제겐 좋은 원동력이 된 셈이죠.”
최근 3~4년 간 쉬지 않고 연기하는 서지혜이지만 20대엔 흔들리기도 했다. 슬럼프를 견뎌내자 더 단단해졌다.
“20대 중반엔 ‘연기를 계속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2년 정도 연기를 하지 않고 학교를 다닌 적도 있고요. 연기 말고 할 수 있는 걸 찾았는데 없더라고요. 주변에서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을 많이 해줬습니다.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버텨봐야겠다고 마음을 바꿨죠.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서지혜는 ‘부담’이라고 했지만 시청자들에겐 ‘기대’다.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줬기에 그의 다음 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큰 목표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짝사랑은 하지 않으려고요. 사랑받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흑기사’에서도 그렇고 전작에서도 매번 짝사랑만 했으니까요. 세 명의 남자가 저를 쫓아다녔으면 좋겠어요. 하하.”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비현실적인 캐릭터라 촬영 초반에 고민이 많았어요. 한 남자만 몇백 년 동안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샤론의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었죠. 감독님과 각 장면을 꼼꼼히 해석하면서 점점 샤론과 가까워졌어요. 나중엔 애틋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최종회에서 샤론은 벌을 받아 갑자기 백발의 노파가 됐고, 불에 타 재가 돼 사라지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갑자기 죽자 시청자들의 원성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서지혜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엔딩이었다”며 웃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부터 샤론이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전 오히려 겸허하게 받아들인 편이죠, 하하. 샤론은 사랑하는 남자를 가지려고 그를 꾀어보기도 하고 협박도 해봤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요. 불로불사의 존재라고 해도 살 이유가 사라진 상황이니 죽음 말곤 별다른 결말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서지혜는 2014년 SBS ‘펀치’에서 김래원과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와의 두 번째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워낙 잘 챙겨주고 조언도 많이 해줘서 편했다”고 했다. 다만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항상 냉정한 오빠에게 ‘너무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물은 적도 있다”고 했다.
서지혜는 사랑에 집착하는 연기를 하며 실제 연애 스타일도 돌아보게 됐다.
“실제론 샤론과 정 반대에요. 30대가 되면서 감정 소비하는 게 싫어졌어요. 전 (애인을) 방목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20대엔 남자의 외모가 중요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어요. 그냥 저를 편안하게 해주는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너무 기쁘면서 동시에 부담스러워요. 다음 작품에선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하는 마음이 생겼거든요. 물론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서지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어요. 책임감과 연기 욕심이 강해졌습니다. 제겐 좋은 원동력이 된 셈이죠.”
최근 3~4년 간 쉬지 않고 연기하는 서지혜이지만 20대엔 흔들리기도 했다. 슬럼프를 견뎌내자 더 단단해졌다.
“20대 중반엔 ‘연기를 계속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2년 정도 연기를 하지 않고 학교를 다닌 적도 있고요. 연기 말고 할 수 있는 걸 찾았는데 없더라고요. 주변에서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을 많이 해줬습니다.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버텨봐야겠다고 마음을 바꿨죠.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서지혜는 ‘부담’이라고 했지만 시청자들에겐 ‘기대’다.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줬기에 그의 다음 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큰 목표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짝사랑은 하지 않으려고요. 사랑받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흑기사’에서도 그렇고 전작에서도 매번 짝사랑만 했으니까요. 세 명의 남자가 저를 쫓아다녔으면 좋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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