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마이크로닷: 보디 빌딩 위주로 한다. 축구 선수 생활을 해서 운동이 몸에 익은 것 같다. 한국에 와서는 하루를 운동으로 시작하는 게 즐거움이 됐다. 매일 하루 두 번씩, 총 네다섯 시간 정도 운동한다. 남들 출근할 때 운동한다.(웃음) 녹음을 많이 하니까 목을 풀 겸 운동을 하기도 하고…버릇처럼 한다. 이런 일상을 보낸 지 3년 정도 됐다.
10. 더블 CD 앨범 발매에 낚시 예능까지, 그야말로 ‘허슬러’(hustler, 힙합계에서 부지런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래퍼를 주로 일컫는 말)가 따로 없다. 운동이 ‘허슬’의 원동력일까?
마이크로닷: 운동일 수도 있다.(웃음) 실제로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가사의 70%가 피트니스 클럽에 있을 때 나왔다.
10. 이번 앨범 트랙리스트는 어떤 흐름인가?
마이크로닷: BPM(Beats Per Minute, 분당 박자 수)과 각 곡이 담은 메시지, 느낌의 변화에 따라 트랙리스트를 짰다. 수백 번 들어봤는데 지금 앨범에 수록된 트랙리스트 버전이 딱 알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Hallelujah(feat. YDG)’는 무조건 첫 트랙으로 하고 싶었다. 1990년대 흑인 교회에 들어갔을 때 찬송가를 떼창해서 불렀던 것처럼 웅장한 분위기를 내고 싶기도 했고, 신앙적인 측면에서 주님에게 바치고 싶기도 했다. 종교적인 성격이 강한 노래였음에도 쇼케이스 때 사람들이 많이 따라 불러줘서 놀랐다. 클럽에서도 ‘Hallelujah(feat. YDG)’를 많이 들었다.(웃음)
10. 15번 트랙 ‘Blah Blah’에는 빅스의 라비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어떻게 이뤄진 작업인가?
마이크로닷: 라비가 빅스 유닛 LR로 활동할 때 제안한 곡이다. 서로 동갑이라 되게 친해서 라비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알고 있다. 제안했을 때부터 라비가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키우고 있는 프렌치 불독도 라비가 추천해줬다.(웃음)
10. 음악인으로서의 마이크로닷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앨범은 2016년에 발매한 ‘+64’였다. 그간 자신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는지?
마이크로닷: 더 성숙해지고 책임감도 더 생긴 것 같다. 철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음악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은 아끼지 않지만 차도 더 싼 걸로 바꾸고, 개인적인 씀씀이도 많이 줄였다.
10.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
마이크로닷: 즉흥적인 편이다. 곡의 영감이 떠오른 당시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그때그때 녹음하고 수정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 프로듀서인 스토너 튠즈(Stoner Tunes)와도 잘 맞았다. 한 시간 안에 벌스(Verse)를 다섯 개 녹음할 때도 있는데 피드백도 빠르고, 새벽에 자다가도 달려가 함께 작업할 수 있다. 특히 9번 트랙 ‘Mannequin(마네킹)’은 숙취에 시달릴 때 지친 마음을 표현한 곡인데 내가 원했던 BPM으로 완성됐다.
10. 벌써 다음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잠깐 소개를 해준다면?
마이크로닷: ‘Prophet’에서 더 발전한 앨범이다. ‘Prophet’을 통해 못다한 말들과 음악 측면에서 더 시도하고 싶었던 것들이 들어가 있다. ‘Prophet’의 타이틀곡 ‘Time To Shine(feat.Chancellor)’의 진화된 버전도 수록될 예정이다. ‘Time To Shine(feat.Chancellor)’은 1년 전에 만들었던 당시의 감성을 그대로 들려주고 싶어서 더 수정하지 않고 ‘Prophet’에 넣었다. 이번 앨범처럼 다음 앨범의 피처링도 기대할 만하다. 사실 피처링을 넣지 않아도 됐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작업하는 것을 되게 좋아해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10. 이번 앨범에서도 빈지노를 비롯해 한올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피처링 참여로 화제가 됐는데.
마이크로닷: 빈지노 형의 진득진득한 사랑 가사를 듣고 그 형의 목소리를 내 곡에서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형도 달콤한 연애를 하는 편이니까. 그래서 형이 군대 가기 몇 달 전 연락해서 제안했고 작업은 입대 전 끝났다.(웃음) 한올 누나는 슬픈 노래를 주로 불러와서 긍정적인 느낌의 사랑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다. 한올 누나가 성숙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부르기 편하게 ‘우리 연애의 한편(Chapter of us)’만 어쿠스틱 장르로 맞췄다. 14번 트랙 ‘Get Don’에 참여한 던밀스 형은 딱 형만이 할 수 있는 스타일 그대로 녹음해 줘 좋았다.
10. 친형 산체스도 6번 트랙 ‘New Day’에 참여했는데 앨범이 발매된 후 어떤 피드백을 줬는지?
마이크로닷: 별 말 없었다.(웃음) 형이 워낙 일에 대해서는 완벽주의자다. 형이 별 말이 없는 거면 되게 잘한 거다.(웃음) 원래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더 많이 줬다. 올해에도 형이랑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10. 이번 앨범의 A&R(Artists and repertoire, 기획·제작)까지 직접 맡았다. 앨범 발매 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마이크로닷: 다양한 음악 색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일을 하고 29곡을 만들면서 굉장히 많은 걸 배웠다. 더 많은 장르를 깊게 알게 됐고, 어떻게 하면 나는 물론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아티스트까지 빛나는 곡을 만들 수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또 한 곡 한 곡에 집중하는 능력과 작업의 즐거움을 찾은 것 같다. 신기하게도 이번 앨범은 수록된 한 곡 한 곡마다 의미가 깊다. 그냥 만들어진 것이 없다.
10. 예를 들자면?
마이크로닷: 7번 트랙 ‘돌아가고파(Back In Time)’를 쓸 때 레인지로버를 팔고 저렴한 차로 바꾼 후 한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지하철에 탔는데 사람들이 앞에서 ‘마이크로닷 아냐? 왜 여기 있지’라고 수군거리는 걸 들었다. ‘나도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만드는 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돌아가고파’는 이런 감회를 담아 만들어진 곡이다.
10. ‘돌아가고파(Back In Time)’에는 Mnet ‘쇼 미 더 머니6(이하 ‘쇼미’)’에 다시 도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관한 가사도 있다. ‘쇼미’에 도전한 이유는?
마이크로닷: 스튜디오에서 한가롭게 지내다가 문득 내가 감사함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미’라는 정글에 다시 나가서 영감을 받고 싶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0. ‘쇼미’ 이후 ‘도시어부’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도시어부’는 몇 회까지 했으면 좋을까?
마이크로닷: 100회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무 재미있다.(웃음) ‘도시어부’에 출연하지 않아도 평소에 낚시를 가는데 ‘도시어부’에 출연하면서는 낚시도 하고, 다른 기회들도 생기니 즐겁다. 또 내가 음악인인 줄 몰랐는데 ‘도시어부’를 통해 나의 음악을 알게 됐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는 것도 감사하다.
10. 힙합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 대신 SNS로 오는 다이렉트 메시지나 이메일을 꼼꼼히 읽는다고 들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마이크로닷: 내 음악을 듣고 힘이 났다는 것. 나도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세 개 하고 등록금도 스스로 벌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운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을 진실되게 노래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팬들을 한 명 한 명 도와줄 수는 없으니 내 음악을 통해 공감하고 힘을 받는다고 하면 참 기억에 남는다.
10. ‘도시어부’에서는 가끔씩 ‘꽝’을 쳐 아쉬움을 줬는데 평상시에는 어떤가?
마이크로닷: 평상시에는 꽝 친 적이 별로 없다. 방송에서 꽝 칠 때는 다 이유가 있다.(웃음) 낚시에서는 물때가 중요하다. 특히 찌낚시가 그런데, 물때가 안 좋은 때 촬영에 나갔다. 그런데 촬영이 2주마다 한 번씩 일정하게 돌아오니까 계속 나쁜 물때에 가게 됐다.(웃음)
10. 낚시꾼 래퍼들이 모였다는 ‘람스크루’는 요즘도 활동 중인지? 그 중 낚시를 제일 잘하는 멤버를 꼽는다면?
마이크로닷: 물론 활동 중이고 점점 커져가고 있다. ‘모두의 연애’에서 만난 성시경 형이랑 ‘도시어부’에서 만난 민우 형도 크루 합류 의사를 밝혔다.(웃음) 최자 형이 낚시를 열심히 하고 실력도 나쁘지 않은데, 한 명만 꼽기에는 크루 멤버들이 대부분 전문 낚시꾼에 가깝다. 나도 루어 낚시는 잘하는 편인 것 같지만 고수가 보기에는 또 다를 거다.(웃음)
10. 앞으로는 어떤 걸 하고 싶나?
마이크로닷: 음악인이면서 예능, 라디오 등을 기획하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음악도, 예능 기획도 결국에는 ‘크리에이터’의 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레전드 예능인들, 많은 PD님들을 보며 배우고 싶다. 쉽진 않지만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
10. 자신이 그리는 예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마이크로닷: 출연자들이 예의를 과하게 차리거나 눈치보지 않고 본래 성격대로 놀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면 좋겠다. 음악으로는 드러나지 않던 내 모습들이 ‘도시어부’를 통해 보여진 것처럼, 사람들이 솔직해질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꿈꾸고 있다.
10.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마이크로닷: 올해에는 미니 앨범도 세 장 내고 싶고, 더 많은 예능을 하면서 더 도약하고 싶다. 또 인생 목표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좋은 아빠, 남편이 되고 싶다. 아이들은 세 명 정도, 개는 다섯 마리 정도 키우고 싶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이 앨범은 저의 성격을 반영하는 음악이에요. 다양하고, 4계절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거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쭉 들어보시면 이해하실 거에요. Trust me.”10. 앨범 커버부터 ‘마이크로닷’ 그 자체다. 포털사이트에 ‘마이크로닷’을 검색하면 ‘마이크로닷 몸’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인데 운동 비결은?
(마이크로닷 정규 1집 1번 트랙, ‘Prophet’ 가사 中)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첫 정규 앨범 ‘Prophet’을 사계(四季) 같은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다. 한 가지로는 정의 내릴 수 없는 그의 성격처럼 음악 장르도, 곡의 분위기도 다채롭다. 처음으로 노래도 시도했다. 래퍼로서는 흔하지 않은 시도다.
마이크로닷이 주위의 의견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는 것은 정규 1집의 만듦새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은 무려 29곡이다. 타이틀 곡이 네 곡, 뮤직비디오도 네 곡이다. 더블 CD와 포토북 2권으로 구성됐으며 ‘skit(스킷, 짧은 상황 연출)’이나 ‘interlude(곡과 곡 사이 쉬어가는 트랙)’도 없다. 어떠한 외부 투자 없이 그가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총괄 제작해 이뤄낸 성과다. 싱글 앨범이 대세인 시대에 이례적인 행보지만, 마이크로닷은 “하고 싶은 걸 해야 행복하다”며 예의 그 서글서글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11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그는 ‘도시어부’’모두의 연애’에 출연하면서도 벌써 다음 앨범을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닷: 보디 빌딩 위주로 한다. 축구 선수 생활을 해서 운동이 몸에 익은 것 같다. 한국에 와서는 하루를 운동으로 시작하는 게 즐거움이 됐다. 매일 하루 두 번씩, 총 네다섯 시간 정도 운동한다. 남들 출근할 때 운동한다.(웃음) 녹음을 많이 하니까 목을 풀 겸 운동을 하기도 하고…버릇처럼 한다. 이런 일상을 보낸 지 3년 정도 됐다.
10. 더블 CD 앨범 발매에 낚시 예능까지, 그야말로 ‘허슬러’(hustler, 힙합계에서 부지런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래퍼를 주로 일컫는 말)가 따로 없다. 운동이 ‘허슬’의 원동력일까?
마이크로닷: 운동일 수도 있다.(웃음) 실제로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가사의 70%가 피트니스 클럽에 있을 때 나왔다.
마이크로닷: BPM(Beats Per Minute, 분당 박자 수)과 각 곡이 담은 메시지, 느낌의 변화에 따라 트랙리스트를 짰다. 수백 번 들어봤는데 지금 앨범에 수록된 트랙리스트 버전이 딱 알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Hallelujah(feat. YDG)’는 무조건 첫 트랙으로 하고 싶었다. 1990년대 흑인 교회에 들어갔을 때 찬송가를 떼창해서 불렀던 것처럼 웅장한 분위기를 내고 싶기도 했고, 신앙적인 측면에서 주님에게 바치고 싶기도 했다. 종교적인 성격이 강한 노래였음에도 쇼케이스 때 사람들이 많이 따라 불러줘서 놀랐다. 클럽에서도 ‘Hallelujah(feat. YDG)’를 많이 들었다.(웃음)
10. 15번 트랙 ‘Blah Blah’에는 빅스의 라비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어떻게 이뤄진 작업인가?
마이크로닷: 라비가 빅스 유닛 LR로 활동할 때 제안한 곡이다. 서로 동갑이라 되게 친해서 라비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알고 있다. 제안했을 때부터 라비가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키우고 있는 프렌치 불독도 라비가 추천해줬다.(웃음)
10. 음악인으로서의 마이크로닷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앨범은 2016년에 발매한 ‘+64’였다. 그간 자신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는지?
마이크로닷: 더 성숙해지고 책임감도 더 생긴 것 같다. 철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음악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은 아끼지 않지만 차도 더 싼 걸로 바꾸고, 개인적인 씀씀이도 많이 줄였다.
10.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
마이크로닷: 즉흥적인 편이다. 곡의 영감이 떠오른 당시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그때그때 녹음하고 수정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 프로듀서인 스토너 튠즈(Stoner Tunes)와도 잘 맞았다. 한 시간 안에 벌스(Verse)를 다섯 개 녹음할 때도 있는데 피드백도 빠르고, 새벽에 자다가도 달려가 함께 작업할 수 있다. 특히 9번 트랙 ‘Mannequin(마네킹)’은 숙취에 시달릴 때 지친 마음을 표현한 곡인데 내가 원했던 BPM으로 완성됐다.
10. 벌써 다음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잠깐 소개를 해준다면?
마이크로닷: ‘Prophet’에서 더 발전한 앨범이다. ‘Prophet’을 통해 못다한 말들과 음악 측면에서 더 시도하고 싶었던 것들이 들어가 있다. ‘Prophet’의 타이틀곡 ‘Time To Shine(feat.Chancellor)’의 진화된 버전도 수록될 예정이다. ‘Time To Shine(feat.Chancellor)’은 1년 전에 만들었던 당시의 감성을 그대로 들려주고 싶어서 더 수정하지 않고 ‘Prophet’에 넣었다. 이번 앨범처럼 다음 앨범의 피처링도 기대할 만하다. 사실 피처링을 넣지 않아도 됐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작업하는 것을 되게 좋아해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10. 이번 앨범에서도 빈지노를 비롯해 한올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피처링 참여로 화제가 됐는데.
마이크로닷: 빈지노 형의 진득진득한 사랑 가사를 듣고 그 형의 목소리를 내 곡에서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형도 달콤한 연애를 하는 편이니까. 그래서 형이 군대 가기 몇 달 전 연락해서 제안했고 작업은 입대 전 끝났다.(웃음) 한올 누나는 슬픈 노래를 주로 불러와서 긍정적인 느낌의 사랑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다. 한올 누나가 성숙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부르기 편하게 ‘우리 연애의 한편(Chapter of us)’만 어쿠스틱 장르로 맞췄다. 14번 트랙 ‘Get Don’에 참여한 던밀스 형은 딱 형만이 할 수 있는 스타일 그대로 녹음해 줘 좋았다.
10. 친형 산체스도 6번 트랙 ‘New Day’에 참여했는데 앨범이 발매된 후 어떤 피드백을 줬는지?
마이크로닷: 별 말 없었다.(웃음) 형이 워낙 일에 대해서는 완벽주의자다. 형이 별 말이 없는 거면 되게 잘한 거다.(웃음) 원래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더 많이 줬다. 올해에도 형이랑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10. 이번 앨범의 A&R(Artists and repertoire, 기획·제작)까지 직접 맡았다. 앨범 발매 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마이크로닷: 다양한 음악 색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일을 하고 29곡을 만들면서 굉장히 많은 걸 배웠다. 더 많은 장르를 깊게 알게 됐고, 어떻게 하면 나는 물론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아티스트까지 빛나는 곡을 만들 수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또 한 곡 한 곡에 집중하는 능력과 작업의 즐거움을 찾은 것 같다. 신기하게도 이번 앨범은 수록된 한 곡 한 곡마다 의미가 깊다. 그냥 만들어진 것이 없다.
10. 예를 들자면?
마이크로닷: 7번 트랙 ‘돌아가고파(Back In Time)’를 쓸 때 레인지로버를 팔고 저렴한 차로 바꾼 후 한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지하철에 탔는데 사람들이 앞에서 ‘마이크로닷 아냐? 왜 여기 있지’라고 수군거리는 걸 들었다. ‘나도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만드는 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돌아가고파’는 이런 감회를 담아 만들어진 곡이다.
10. ‘돌아가고파(Back In Time)’에는 Mnet ‘쇼 미 더 머니6(이하 ‘쇼미’)’에 다시 도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관한 가사도 있다. ‘쇼미’에 도전한 이유는?
마이크로닷: 스튜디오에서 한가롭게 지내다가 문득 내가 감사함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미’라는 정글에 다시 나가서 영감을 받고 싶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0. ‘쇼미’ 이후 ‘도시어부’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도시어부’는 몇 회까지 했으면 좋을까?
마이크로닷: 100회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무 재미있다.(웃음) ‘도시어부’에 출연하지 않아도 평소에 낚시를 가는데 ‘도시어부’에 출연하면서는 낚시도 하고, 다른 기회들도 생기니 즐겁다. 또 내가 음악인인 줄 몰랐는데 ‘도시어부’를 통해 나의 음악을 알게 됐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는 것도 감사하다.
10. 힙합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 대신 SNS로 오는 다이렉트 메시지나 이메일을 꼼꼼히 읽는다고 들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마이크로닷: 내 음악을 듣고 힘이 났다는 것. 나도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세 개 하고 등록금도 스스로 벌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운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을 진실되게 노래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팬들을 한 명 한 명 도와줄 수는 없으니 내 음악을 통해 공감하고 힘을 받는다고 하면 참 기억에 남는다.
10. ‘도시어부’에서는 가끔씩 ‘꽝’을 쳐 아쉬움을 줬는데 평상시에는 어떤가?
마이크로닷: 평상시에는 꽝 친 적이 별로 없다. 방송에서 꽝 칠 때는 다 이유가 있다.(웃음) 낚시에서는 물때가 중요하다. 특히 찌낚시가 그런데, 물때가 안 좋은 때 촬영에 나갔다. 그런데 촬영이 2주마다 한 번씩 일정하게 돌아오니까 계속 나쁜 물때에 가게 됐다.(웃음)
10. 낚시꾼 래퍼들이 모였다는 ‘람스크루’는 요즘도 활동 중인지? 그 중 낚시를 제일 잘하는 멤버를 꼽는다면?
마이크로닷: 물론 활동 중이고 점점 커져가고 있다. ‘모두의 연애’에서 만난 성시경 형이랑 ‘도시어부’에서 만난 민우 형도 크루 합류 의사를 밝혔다.(웃음) 최자 형이 낚시를 열심히 하고 실력도 나쁘지 않은데, 한 명만 꼽기에는 크루 멤버들이 대부분 전문 낚시꾼에 가깝다. 나도 루어 낚시는 잘하는 편인 것 같지만 고수가 보기에는 또 다를 거다.(웃음)
10. 앞으로는 어떤 걸 하고 싶나?
마이크로닷: 음악인이면서 예능, 라디오 등을 기획하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음악도, 예능 기획도 결국에는 ‘크리에이터’의 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레전드 예능인들, 많은 PD님들을 보며 배우고 싶다. 쉽진 않지만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
10. 자신이 그리는 예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마이크로닷: 출연자들이 예의를 과하게 차리거나 눈치보지 않고 본래 성격대로 놀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면 좋겠다. 음악으로는 드러나지 않던 내 모습들이 ‘도시어부’를 통해 보여진 것처럼, 사람들이 솔직해질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꿈꾸고 있다.
10.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마이크로닷: 올해에는 미니 앨범도 세 장 내고 싶고, 더 많은 예능을 하면서 더 도약하고 싶다. 또 인생 목표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좋은 아빠, 남편이 되고 싶다. 아이들은 세 명 정도, 개는 다섯 마리 정도 키우고 싶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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