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흥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흥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고전소설 ‘흥부전’이 스크린에서 새롭게 탄생했다. 새로운 관점과 설정으로 재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 드라마.

조근현 감독은 “‘흥부전’이 원래 굉장히 유쾌하고 해학적인 작품이다. 그런데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블랙코미디가 담겨있다”라며 “그 시대 백성들이 느꼈던 고통, 백성들이 꿈꿨던 희망 등이 지금 이 시대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연흥부 역을 맡은 정우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굉장히 쉽게 다가왔고, 낯설지 않았다. 가장 끌렸던 건 연흥부라는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할 수 있지만, 조선 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만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주 특별한 캐릭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우(왼쪽부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이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정우(왼쪽부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이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고전소설 ‘흥부전’을 영화화하면서 몇 가지 설정이 바뀌었다. 작자 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설정을 보여준다.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전혀 다른 두 형제 조혁(김주혁)과 조항리(정진영)를 통해 영감을 얻어 탄생시키는 작품이 바로 ‘흥부전’이라는 것.

조항리 역을 맡은 정진영은 “조혁과 조항리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인물이다. 조혁은 물심양면으로 백성들을 돕는 선한 사람이라면, 조항리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 악한 사람이다. ‘흥부전’의 흥부와 놀부가 영화에서 조혁과 조항리로 대변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진영은 “‘흥부’는 우리가 최근에 겪은 사회적인 흐름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지금은 다른 세상이 됐지만… 내가 맡은 조항리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감옥에 가 있다. 연기하면서도 지금 감옥에 가 있는 몇 명이 생각나서 캐릭터에 넣어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흥부’는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 김주혁의 유작이다. 감독과 배우들은 고 김주혁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먼저 정우는 “현장에서 나를 많이 배려해주셨다. 선배로서 따뜻하게 안아주시고 이해해주셨다. 그리고 항상 묵묵히 응원을 해주셨다. 아직도 선배님과 연기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털어놨다. 조 감독은 “꼭 한 번쯤 함께 해보고 싶은 배우였는데 어느 순간 기적처럼 내 앞에 있었다. 연기를 하면서 굉장히 집요하게 캐릭터에 대해 파고 들고, 욕심을 냈다.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흥부’는 오는 2월 개봉 예정.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