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 사진제공=Mnet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 사진제공=Mnet
명창 형제 왕기철, 왕기석이 Mnet ‘더 마스터 - 음악의 공존’에서 그랜드 마스터를 차지했다. 뮤지컬 마스터 박은태와 록밴드 마스터 크라잉넛은 7회 무대를 끝으로 아쉬운 작별을 했다.

6인의 마스터들이 ‘벗’이라는 주제를 놓고 경연을 펼친 지난 5일 방송에서다. 첫 순서로 무대에 선 뮤지컬 마스터 박은태는 “뮤지컬은 많은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장르”라며 “뮤지컬이란 팀워크란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뮤지컬 ‘영웅’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였다. 박은태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에 빙의해 타오르는 눈빛, 결의에 찬 목소리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실제 뮤지컬 무대에 함께 올랐던 동료 배우들이 대거 출연, 실제 뮤지컬 무대를 방불케 하는 규모가 만들어졌다.

다음은 클래식 마스터 김우경의 무대였다. 김우경은 성악, 팝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카이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그는 “음악의 동반자, 같이 음악하는 친구로 앞으로 더 잘 지내고 싶어 (카이를) 초대하게 됐다” 고 밝혔다. 김우경, 카이가 준비한 곡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엔딩 타이틀곡. 따뜻하고 포근한 두 사람의 다른 듯 닮은 목소리는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가사와 감미로운 선율은 관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록밴드 마스터 크라잉넛은 학창 시절을 모두 같은 학교에서 보내고 20년간 함께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벗 그 자체라며 깊은 우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평소 동네 친구로 지낸다는 발라드 퀸 양파가 합세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들은 비틀스의 ‘Ob-La-Di, Ob-La-Da’와 크라잉넛의 대표곡 ‘밤이 깊었네’를 엮어 신선하고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전혀 다른 장르와 음색을 지닌 두 가수의 조합은 예상 밖의 조화를 만들었다. 관객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순간이었다.

이어 ‘더 마스터 - 음악의 공존’에 첫 등장한 트로트 마스터 설운도가 무대를 이어갔다. 그는 “35년 간 함께해 준 팬들이야말로 진정한 벗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윤복희의 ‘여러분’을 선택했다. 실력파 보컬리스트 유성은이 그의 무대에 함께했다. 자타공인 트로트의 전설인 그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리허설 중 박자를 놓치고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며 걱정했지만, 설운도의 ‘여러분’은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한 편견을 깨고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힘이 느껴졌다. 정통 트로트에 유성은의 R&B 보컬이 어우러져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이 전해지기도 했다.

국악 마스터 왕기철은 자신의 친동생이자 창극단 최고의 광대라 불리는 왕기석 명창과 함께 ‘박타령’을 선보였다. ‘박타령’은 민요 ‘새타령’에 판소리 ‘흥보가’의 ‘박타는 대목’을 접합해 만든 창작곡. 두 사람은 흥부가 박을 타는 장면, 거기서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오는 장면을 신명나게 노래하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해학적인 구성과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국악 특유의 리듬감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무대 위 마스터와 하나되는 흥겨움을 느끼게 했다.

마지막 무대는 ‘더 마스터 - 음악의 공존’에 새롭게 합류한 대중가요 마스터 이은미가 장식했다. 이은미는 자신의 노래 ‘녹턴’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제게는 음악이 모든 감정을 공유하는 친구다. 이 곡 안에도 그런 감정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은미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에너지를 뿜어내며 대중가요 장르의 마스터다운 고품격 무대를 선보였다. 감정을 오롯이 쏟아 부은 이은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무대를 압도했다.

이 날 마스터 감상단의 선택은 국악 마스터 왕기철에게 돌아갔다.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을 뿐, 국악이 지닌 감성과 매력이 대중에게 통할 수 있음을 알게 한 순간이었다. 7회를 끝으로 ‘더 마스터 - 음악의 공존’을 떠나게 된 크라잉넛은 “다른 마스터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더욱 성장할 수 있었고 조금 어른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은태 역시 “이제 조금 무대에 익숙해지고 객석과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이라니 아쉽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더 마스터 - 음악의 공존’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20분 Mnet에서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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