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선택과 집중.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2017 KBS 가요대축제'(이하 가요대축제)가 올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아이돌 그룹 8팀을 선정해 콘서트 형식으로 시상식을 꾸몄다. 지난해 ‘2016 가요대축제’에서 총 32팀의 가수가 등장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마마무, 세븐틴, 여자친구, 워너원, 레드벨벳,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엑소 순으로 각각 3곡 이상을 불렀다. 그 사이에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유닛’의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가수 황치열, 현아가 특별 공연을 선사했고 ‘더 유닛’의 참가자들도 대거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냈다.
사실 ‘가요대축제’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 파업 때문이다. KBS는 지난 9월부터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여파로 시상식 개최가 불투명했으나 규모를 축소해 준비했다. 출연자는 줄었지만 공연은 한층 풍성해진 결과를 가져왔다.
◆ “우리의 고 백(GO BACK)”
‘가요대축제’는 ‘고백’이라는 콘셉트 아래 8팀의 공연을 차근차근 보여줬다. ‘속내를 털어놓다’는 뜻과 영어로 ‘돌아가다’는 의미를 둘다 살렸다. 공연에 앞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올해 처음 해본 경험 등을 남기는 ‘고백 시간’을 마련해 시선을 모았다. 노래를 부르기 전 가수들은 저마다 다른 질문에 답했고, 2017년을 돌아보며 올해 발표한 곡으로 준비한 공연을 완성했다.
마마무는 콘서트를 열었던 순간을 떠올렸고, 현아는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며 웃었다. 엑소 백현은 “춤과 노래를 더 잘할 수 있길 바란다”고 털어놨고, 워너원 옹성우는 엄마를 향해 “꼭 집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마마무는 ‘Mr. 애매모호’ ‘피아노 맨’을 연달아 부르고 ‘음오아예’와 ‘나로 말할 것 같으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올해의 인기곡을 메들리로 엮어 흥겨운 공연을 만들었다.
세븐틴은 ‘울고 싶지 않아’ ‘입버릇’ ‘체크 인(Check-In)’ ‘후(WHO)’ ‘붐붐’ ‘박수’까지 총 6곡을 불렀다.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직접 하는 만큼 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준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호시가 선율에 맞춰 현대 무용을 접목한 안무를 구사했다. ‘울고 싶지 않아’는 50인의 오케스트라가 무대 뒤로 등장해 감미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보컬과 힙합, 퍼포먼스 유닛으로 나눠 각기 다른 곡을 준비했다. 기존 음악 프로그램에서처럼 단지 5분여를 채우기 위한 등장이 아니라 실제 자신들의 콘서트를 꾸미듯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가요대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세븐틴이 유닛별로 연습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자친구도 ‘핑거팁’과 ‘오늘부터 우리는’ ‘귀를 기울이면’으로 올해의 활약을 입증했다. 특별 공연으로는 S.E.S의 ‘저스트 어 필링(Just A Feeling)’을 선곡해 흥을 돋웠다.
1부의 마지막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워너원이 장식했다. 이들은 ‘에너제틱’과 ‘네버’ ‘활활’ ‘뷰티풀’ ‘나야 나’까지 연달아 네 곡을 열창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뷰티풀’을 부르기 전에는 시청자 사연으로 구성한 특별 코너를 마련했다. 포항에 사는, 올해 수능을 친 두 학생의 이야기를 다뤘다. 강다니엘이 마치 라디오 DJ처럼 엄마의 사연을 읽었다. 지진을 겪으며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모녀는 ‘가요대축제’를 찾아 워너원이 부르는 ‘뷰티풀’을 들었다. 실제 라디오처럼 사연과 노래가 합쳐져 감동은 배가됐다.
◆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2부에는 레드벨벳,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엑소 등이 화려한 공연을 선사했다.
‘Happlly Ever After’와 ‘피카부’ ‘빨간 맛’을 부른 레드벨벳은 짧은 뮤지컬처럼 세 곡을 꾸몄다. 트와이스는 ‘시그널’ ‘하트셰이커’를 부른 뒤 멤버를 나눠 마돈나의 ”4 minute’과 아리아나 그란데의 ‘greedy’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과 엑소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힘 넘치는 안무와 출중한 가창력을 앞세워 이목을 끌었다. 방탄소년단은 ‘봄날’ ‘로스트’ ‘DNA’ ‘Not Today’ 등 총 5곡을 부르며 무대를 누볐고 엑소 역시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 ‘너의 손짓’ ‘포 라이프(For Life)’ ‘코코밥(Ko Ko Bop)’ ‘파워(POWER)’ 등을 부르며 한해를 돌아봤다.
8팀의 공연이 끝난 뒤 모든 출연자는 무대 위로 올라와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로 입을 맞췄다. 중앙 무대 뒤 화면에는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샤이니 종현의 영상이 흘렀다. 지난해 ‘2016 KBS 가요대축제’에서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던 모습이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자막이 흐르는 가운데 출연자들이 부르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는 더욱 뭉클하게 했다.
가수들의 짧은 콘서트로 엮은 ‘가요대축제’는 한 해를 훑으며 막을 내렸다. 파업 여파로 우려를 샀으나, 방송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색다른 형식으로 가수들의 공연을 한층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신선했다. 다만 흔들리는 카메라와 일부 공연 중 무대 위 스태프들이 노출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마마무, 세븐틴, 여자친구, 워너원, 레드벨벳,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엑소 순으로 각각 3곡 이상을 불렀다. 그 사이에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유닛’의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가수 황치열, 현아가 특별 공연을 선사했고 ‘더 유닛’의 참가자들도 대거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냈다.
사실 ‘가요대축제’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 파업 때문이다. KBS는 지난 9월부터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여파로 시상식 개최가 불투명했으나 규모를 축소해 준비했다. 출연자는 줄었지만 공연은 한층 풍성해진 결과를 가져왔다.
‘가요대축제’는 ‘고백’이라는 콘셉트 아래 8팀의 공연을 차근차근 보여줬다. ‘속내를 털어놓다’는 뜻과 영어로 ‘돌아가다’는 의미를 둘다 살렸다. 공연에 앞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올해 처음 해본 경험 등을 남기는 ‘고백 시간’을 마련해 시선을 모았다. 노래를 부르기 전 가수들은 저마다 다른 질문에 답했고, 2017년을 돌아보며 올해 발표한 곡으로 준비한 공연을 완성했다.
마마무는 콘서트를 열었던 순간을 떠올렸고, 현아는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며 웃었다. 엑소 백현은 “춤과 노래를 더 잘할 수 있길 바란다”고 털어놨고, 워너원 옹성우는 엄마를 향해 “꼭 집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마마무는 ‘Mr. 애매모호’ ‘피아노 맨’을 연달아 부르고 ‘음오아예’와 ‘나로 말할 것 같으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올해의 인기곡을 메들리로 엮어 흥겨운 공연을 만들었다.
세븐틴은 ‘울고 싶지 않아’ ‘입버릇’ ‘체크 인(Check-In)’ ‘후(WHO)’ ‘붐붐’ ‘박수’까지 총 6곡을 불렀다.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직접 하는 만큼 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준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호시가 선율에 맞춰 현대 무용을 접목한 안무를 구사했다. ‘울고 싶지 않아’는 50인의 오케스트라가 무대 뒤로 등장해 감미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보컬과 힙합, 퍼포먼스 유닛으로 나눠 각기 다른 곡을 준비했다. 기존 음악 프로그램에서처럼 단지 5분여를 채우기 위한 등장이 아니라 실제 자신들의 콘서트를 꾸미듯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가요대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세븐틴이 유닛별로 연습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자친구도 ‘핑거팁’과 ‘오늘부터 우리는’ ‘귀를 기울이면’으로 올해의 활약을 입증했다. 특별 공연으로는 S.E.S의 ‘저스트 어 필링(Just A Feeling)’을 선곡해 흥을 돋웠다.
1부의 마지막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워너원이 장식했다. 이들은 ‘에너제틱’과 ‘네버’ ‘활활’ ‘뷰티풀’ ‘나야 나’까지 연달아 네 곡을 열창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뷰티풀’을 부르기 전에는 시청자 사연으로 구성한 특별 코너를 마련했다. 포항에 사는, 올해 수능을 친 두 학생의 이야기를 다뤘다. 강다니엘이 마치 라디오 DJ처럼 엄마의 사연을 읽었다. 지진을 겪으며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모녀는 ‘가요대축제’를 찾아 워너원이 부르는 ‘뷰티풀’을 들었다. 실제 라디오처럼 사연과 노래가 합쳐져 감동은 배가됐다.
2부에는 레드벨벳,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엑소 등이 화려한 공연을 선사했다.
‘Happlly Ever After’와 ‘피카부’ ‘빨간 맛’을 부른 레드벨벳은 짧은 뮤지컬처럼 세 곡을 꾸몄다. 트와이스는 ‘시그널’ ‘하트셰이커’를 부른 뒤 멤버를 나눠 마돈나의 ”4 minute’과 아리아나 그란데의 ‘greedy’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과 엑소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힘 넘치는 안무와 출중한 가창력을 앞세워 이목을 끌었다. 방탄소년단은 ‘봄날’ ‘로스트’ ‘DNA’ ‘Not Today’ 등 총 5곡을 부르며 무대를 누볐고 엑소 역시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 ‘너의 손짓’ ‘포 라이프(For Life)’ ‘코코밥(Ko Ko Bop)’ ‘파워(POWER)’ 등을 부르며 한해를 돌아봤다.
8팀의 공연이 끝난 뒤 모든 출연자는 무대 위로 올라와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로 입을 맞췄다. 중앙 무대 뒤 화면에는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샤이니 종현의 영상이 흘렀다. 지난해 ‘2016 KBS 가요대축제’에서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던 모습이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자막이 흐르는 가운데 출연자들이 부르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는 더욱 뭉클하게 했다.
가수들의 짧은 콘서트로 엮은 ‘가요대축제’는 한 해를 훑으며 막을 내렸다. 파업 여파로 우려를 샀으나, 방송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색다른 형식으로 가수들의 공연을 한층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신선했다. 다만 흔들리는 카메라와 일부 공연 중 무대 위 스태프들이 노출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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