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사진=SBS 가요대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가요대전 방송화면 캡처
2017년 가요계를 정리하는 파티가 열렸다. 지난 25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 ‘2017 SBS 가요대전(이하 가요대전)’에는 올해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했던 가수들이 대거 출연했다.

진행을 맡은 유희열과 아이유, 화려한 출연진과 특별한 무대들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안방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중 올해 ‘가요대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다양한 순간들을 다시 짚어본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가요대전’에서 아이유와 유희열이 특별한 협업 무대를 꾸몄다. / 사진=방송화면 캡처
지난 25일 방송된 ‘SBS 가요대전’에서 아이유와 유희열이 특별한 협업 무대를 꾸몄다. / 사진=방송화면 캡처
◆ 아이유X유희열의 ‘내 사랑 내 곁에’, 그리고 故 종현

‘가요대전’의 진행을 맡은 아이유와 유희열은 의미 있는 협업 무대를 선보였다. 고(故)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다시 불렀다. 1991년 ‘SBS 인기가요’ 1회 1위곡 ‘내 사랑 내 곁에’를 2017년의 ‘1등 여자 솔로’ 아이유가 26년 만에 재해석한 것이다. 아이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유희열의 피아노 연주, 현악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노래의 깊이를 더했다. ‘넘버 원’이라는 이번 ‘가요대전’의 주제에 어울리는 스페셜 무대였다.

또 ‘내 사랑 내 곁에’ 무대가 끝나자마자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샤이니 종현이 2015년 발표한 ‘하루의 끝’과 함께 짧은 추모 영상이 이어졌다. 김현식과 종현이 남긴 음악은 세월이 흘러도 영원할 것이라는 ‘가요대전’의 취지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SBS ‘가요대전’ 워너원 / 사진=방송화면 캡처
SBS ‘가요대전’ 워너원 / 사진=방송화면 캡처
◆ 워너원이 H.O.T를 만났을 때

2017년 ‘국민 프로듀서’의 손에 의해 탄생한 그룹 워너원의 멤버 강다니엘·황민현·옹성우·하성운·박우진이 1997년 발매된 1세대 아이돌 H.O.T의 대표곡 ‘위 아더 퓨처’를 재현했다.

공연 전 공개된 영상에서 ‘위 아더 퓨처’ 발매 당시 박우진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멤버들도 1~4세 어린 아이였다고 말해 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 그들이 20년이 지나 K팝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주자로 성장해 1세대 아이돌 H.O.T의 명곡을 재현한 것만으로도 이날 무대는 충분히 의미 있었다.

또 H.O.T에 대해 잘 모를 워너원을 위해 H.O.T의 팬이 보낸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H.O.T 팬들의 상징이었던 하얀 우비와 하얀색 풍선을 비롯해 비디오테이프, 신문 기사 등 1990년대 팬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SBS ‘가요대전’ 방탄소년단 / 사진=방송화면 캡처
SBS ‘가요대전’ 방탄소년단 / 사진=방송화면 캡처
◆ 방탄소년단의 클래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팀을 고르라면 단연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에서는 K팝 역대 최고 순위인 7위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K팝 그룹 최초로 단독 공연을 했다. 세계를 매료시킨 방탄소년단은 ‘가요대전’에서도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의 스웨그(SWAG)가 느껴지는 ‘마이크 드롭(MIC DROP)’부터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DNA’, 압도적인 군무가 빛난 ‘낫 투데이(NOT TODAY)’까지 방탄소년단의 2017년을 압축해 놓은 무대였다. 특히 ‘DNA’에서 ‘낫 투데이’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RM이 보여준 변신은 그야말로 강렬했다.

SBS ‘가요대전’에 출연한 레드벨벳 예리와 엑소 디오. 왼쪽 가슴에 ‘RIP JH’이라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 사진=방송화면 캡처
SBS ‘가요대전’에 출연한 레드벨벳 예리와 엑소 디오. 왼쪽 가슴에 ‘RIP JH’이라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 사진=방송화면 캡처
◆ ‘RIP JH’…레드벨벳X엑소, 마냥 웃을 수 없었던 하루

올해 ‘루키’ ‘빨간 맛’ ‘피카부’를 연달아 히트시킨 레드벨벳과 4년 연속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엑소도 1년을 정리하는 자리에 빠질 수 없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얼굴에는 최근 소속사 선배 종현을 먼저 보낸 슬픔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레드벨벳과 엑소 모두 검은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으며 가슴에는 종현을 추모하는 배지 ‘RIP JH’을 착용하고 나왔다. 의상으로 애도를 표했지만 무대에서만큼은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했다. 레드벨벳은 ‘피카부’와 ‘빨간 맛’을, 엑소는 ‘코코밥’ ‘런 디스(Run This)’ ‘파워(Power)’를 선보였다. 슬픔 속에서 웃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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