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tvN 새 토일드라마 ‘화유기’의 첫 시작은 다소 위태로웠다. 발상은 신선했지만 과장되고 진부한 캐릭터 묘사에 세련되지 못한 CG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지난 23일 고대소설 ‘서유기’를 토대로 한 ‘화유기'(연출 박홍균, 극본 홍정은 홍미란)가 처음 방송됐다. ‘화유기’ 첫 방송은 강원 내륙의 산이 불타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이어 귀신을 본다고 놀림 받는 어린 진선미(갈소원)가 등장했다. 진선미가 혼자 걷는 길까지 따라 붙는 귀신을 쫓아내준 건 우마왕(차승원)이었다.
우마왕은 진선미 같은 인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고, 진선미는 우마왕과 거래를 하게 됐다. 우마왕은 진선미에게 한 터널의 끝에 있는 집에 들어가 부채를 갖고 오라고 말했다. 옆 산에서 일주일 넘게 지속되는 산불을 끄기 위해서라는 것이 우마왕이 둘러댄 핑계였다.
그 집은 인간이 아닌 것을 볼 수 있는 인간만이 들어갈 수 있는 집으로, 제천대성 손오공(이승기)이 있었다. 손오공은 오행산 촛불들이 자신을 묶어두고 있다며 진선미에게 촛불을 꺼달라고 부탁했다.
자신밖에 그 촛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을 안 진선미는 꺼줄 테니 계약을 하자고 말했다. 진선미는 “나는 되게 무서운 괴물들이 보여요. 나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했고 손오공은 “힘들고 무서울 때 내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 지켜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진선미가 촛불을 꺼 감옥을 나올 수 있게 된 손오공은 진선미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술수를 쓴 후 달아나버렸다. 진선미가 후에 자신을 풀어준 죄로 엄벌을 받게 될 거라는 말과 함께였다.
약 20년이 흘러 진선미는 남다른 촉으로 부동산 업계의 알아주는 건물주 ‘한빛부동산’의 대표이자 요괴 손오공을 풀어준 죄로 온갖 요괴들이 몰려드는 삼장의 운명을 짊어지게 됐다.
손오공은 천계에 복귀하기 위해 악귀를 물리치며 우마왕의 집에 살고 있었다. 우마왕은 인간계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루시퍼기획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신선이 되기 위해 1000년째 수행을 하고 있었다.
손오공은 퇴마를 행하는 신부로 위장해 목각기 인형에 들린 한 남자 귀신을 물리친 후 천계에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잡아 먹으면 무시무시한 힘을 갖게 된다는 삼장의 피를 가진 인간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손오공은 삼장이나 잡아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집을 떠난 진선미는 도로를 달리던 중 한 차에 따라붙은 악귀를 떼어냈고 의정부로 건물을 보러 가던 중 손오공과 재회했다. 진선미는 손오공의 이름이 기억난다고 거짓말을 하며 “스스로 알아서 지키면서 꽤 잘살고 있으니 날 지켜줄 요정을 부를 필요가 없다. 난 왜 요정님이 혹시나 나를 지켜주러 와줄까 25년 내내 기다렸는지 모르겠다”며 손오공을 떠났다.
그러나 진선미는 집에서 신부 목각기 인형에 들린 악귀의 공격을 받게 됐고 피를 흘렸다. 삼장의 피에 우마왕을 포함한 온갖 요괴들이 몰려들었다. 궁지에 몰린 진선미를 지키러 온 것은 손오공이었다.
정말 자신을 구하러 온 것이냐고 의아해하는 진선미에게 손오공은 “삼장이 너냐. 아니, 너 잡아먹으러 왔어”라고 답했다. 이렇게 ‘화유기’ 1화가 끝났다.
‘화유기’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2011)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홍균 PD와 홍정은·홍미란 작가(이하 홍자매)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다. 그러나 뜨거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못했다. 드라마에서 과장과 익살은 한 끗 차이다. 판타지물은 특히 이 경계를 영리하게 지켜야 한다. 요즘처럼 넷플릭스나 수많은 외국 판타지물을 볼 수 있는 채널이 많아져 판타지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준과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피에서 연꽃향이 나는 것 같다며 삼장이 신던 슬리퍼를 코에 대고 킁킁거리는 우마왕 캐릭터나,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진선미에게 다짜고짜 길거리에서 소리를 지르고 잡아 세우는 손오공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도 않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었다.
B급 호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던 CG의 수준은 말할 것도 없다. 적어도 tvN에서 내놓은 이전 판타지 드라마 ‘도깨비’에서 보여준 CG만큼은 해내야 했다. 그러나 ‘화유기’는 홍자매가 2013년에 집필했던 ‘주군의 태양’이 보여줬던 CG의 수준에 머무른 듯했다.
홍자매가 히트를 쳤던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최고의 사랑'(2011)’, ‘주군의 태양'(2013) 이후로 세월이 많이 흘렀다. 2회부터는 높아진 시청자 수준에 발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유기’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tvN에서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지난 23일 고대소설 ‘서유기’를 토대로 한 ‘화유기'(연출 박홍균, 극본 홍정은 홍미란)가 처음 방송됐다. ‘화유기’ 첫 방송은 강원 내륙의 산이 불타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이어 귀신을 본다고 놀림 받는 어린 진선미(갈소원)가 등장했다. 진선미가 혼자 걷는 길까지 따라 붙는 귀신을 쫓아내준 건 우마왕(차승원)이었다.
우마왕은 진선미 같은 인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고, 진선미는 우마왕과 거래를 하게 됐다. 우마왕은 진선미에게 한 터널의 끝에 있는 집에 들어가 부채를 갖고 오라고 말했다. 옆 산에서 일주일 넘게 지속되는 산불을 끄기 위해서라는 것이 우마왕이 둘러댄 핑계였다.
그 집은 인간이 아닌 것을 볼 수 있는 인간만이 들어갈 수 있는 집으로, 제천대성 손오공(이승기)이 있었다. 손오공은 오행산 촛불들이 자신을 묶어두고 있다며 진선미에게 촛불을 꺼달라고 부탁했다.
자신밖에 그 촛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을 안 진선미는 꺼줄 테니 계약을 하자고 말했다. 진선미는 “나는 되게 무서운 괴물들이 보여요. 나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했고 손오공은 “힘들고 무서울 때 내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 지켜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진선미가 촛불을 꺼 감옥을 나올 수 있게 된 손오공은 진선미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술수를 쓴 후 달아나버렸다. 진선미가 후에 자신을 풀어준 죄로 엄벌을 받게 될 거라는 말과 함께였다.
약 20년이 흘러 진선미는 남다른 촉으로 부동산 업계의 알아주는 건물주 ‘한빛부동산’의 대표이자 요괴 손오공을 풀어준 죄로 온갖 요괴들이 몰려드는 삼장의 운명을 짊어지게 됐다.
손오공은 천계에 복귀하기 위해 악귀를 물리치며 우마왕의 집에 살고 있었다. 우마왕은 인간계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루시퍼기획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신선이 되기 위해 1000년째 수행을 하고 있었다.
손오공은 퇴마를 행하는 신부로 위장해 목각기 인형에 들린 한 남자 귀신을 물리친 후 천계에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잡아 먹으면 무시무시한 힘을 갖게 된다는 삼장의 피를 가진 인간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손오공은 삼장이나 잡아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집을 떠난 진선미는 도로를 달리던 중 한 차에 따라붙은 악귀를 떼어냈고 의정부로 건물을 보러 가던 중 손오공과 재회했다. 진선미는 손오공의 이름이 기억난다고 거짓말을 하며 “스스로 알아서 지키면서 꽤 잘살고 있으니 날 지켜줄 요정을 부를 필요가 없다. 난 왜 요정님이 혹시나 나를 지켜주러 와줄까 25년 내내 기다렸는지 모르겠다”며 손오공을 떠났다.
그러나 진선미는 집에서 신부 목각기 인형에 들린 악귀의 공격을 받게 됐고 피를 흘렸다. 삼장의 피에 우마왕을 포함한 온갖 요괴들이 몰려들었다. 궁지에 몰린 진선미를 지키러 온 것은 손오공이었다.
정말 자신을 구하러 온 것이냐고 의아해하는 진선미에게 손오공은 “삼장이 너냐. 아니, 너 잡아먹으러 왔어”라고 답했다. 이렇게 ‘화유기’ 1화가 끝났다.
‘화유기’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2011)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홍균 PD와 홍정은·홍미란 작가(이하 홍자매)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다. 그러나 뜨거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못했다. 드라마에서 과장과 익살은 한 끗 차이다. 판타지물은 특히 이 경계를 영리하게 지켜야 한다. 요즘처럼 넷플릭스나 수많은 외국 판타지물을 볼 수 있는 채널이 많아져 판타지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준과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피에서 연꽃향이 나는 것 같다며 삼장이 신던 슬리퍼를 코에 대고 킁킁거리는 우마왕 캐릭터나,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진선미에게 다짜고짜 길거리에서 소리를 지르고 잡아 세우는 손오공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도 않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었다.
B급 호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던 CG의 수준은 말할 것도 없다. 적어도 tvN에서 내놓은 이전 판타지 드라마 ‘도깨비’에서 보여준 CG만큼은 해내야 했다. 그러나 ‘화유기’는 홍자매가 2013년에 집필했던 ‘주군의 태양’이 보여줬던 CG의 수준에 머무른 듯했다.
홍자매가 히트를 쳤던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최고의 사랑'(2011)’, ‘주군의 태양'(2013) 이후로 세월이 많이 흘렀다. 2회부터는 높아진 시청자 수준에 발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유기’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tvN에서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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