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이준호와 이기우의 극과 극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 극본 류보라 /이하 ‘그사이’)가 4회를 지나면서 문수(원진아)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강두(이준호)와 문수를 향한 특별한 관심을 드러내는 주원(이기우)의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에 거칠지만 속 깊은 강두와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주원, 두 사람의 심(心)스틸 명장면·명대사를 짚어봤다.
◆ 무심하고 투박하지만 몸에 밴 배려 “앞 보고 다녀요”
강두와 문수의 첫 만남은 특별했다. 붕괴 사고의 트라우마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강두와 문수는 계단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다.
심부름으로 청유 건설에 도착한 문수가 16층까지 걸어 올라가느라 다리가 풀리려던 찰나 강두가 등장했다. 강두는 휘청거리는 문수를 붙잡았다. 놀란 문수와 달리 강두는 “고개 들고 다녀요”라고 무심하게 말을 건네고 돌아섰다.
4회에도 비슷한 장면이 등장했다. 앞을 보지 않고 급하게 달려가던 문수가 건축사무소에서 나오던 강두와 부딪친 것. 넘어지려던 문수를 잡아준 강두는 이번에도 “앞 보고 다녀요”라는 말만 건넸다. 몇 번의 만남으로 강두를 간파한 문수는 그의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대신 “나보러 왔어요?”라는 돌직구를 던졌다. 무심하지만 늘 한결같은 강두의 속 깊은 배려였다.
◆방심하면 훅 치고 들어오는 강두 표 츤데레 매너 “손대도 괜찮아요?”
완진(박희본)의 퇴원길에 동행한 문수는 휠체어 때문에 난관에 부딪혔다. 택시를 잡기도 어려웠고 휠체어가 보도블록에 끼어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때 문수 앞에 홀연히 나타난 강두는 상황을 묻지도 않고 “손대도 괜찮아요? 제가 그쪽 몸에 손 좀 댑니다”라며 훅 들어왔다.
완진을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택시로 옮긴 강두는 안전벨트까지 꼼꼼히 챙겼다. 강두는 문수에게 “그냥 고맙다고만 하면 되는데”라는 말로 상황을 부드럽게 풀려 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다정한 매너를 보여주는 강두의 모습은 그를 거칠고 꼬인 성격으로 알고 있던 문수의 마음에 파장을 던진 데 이어 완진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 위기에 빠지면 어디든 찾아가는 문수 한정 흑기사 “이제 빚은 갚은 겁니다”
현장을 둘러보다 콘크리트 홀에 빠진 문수는 사고 트라우마까지 겹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발버둥을 치고 소리를 질러도 찾을 수 없는 인기척에 자포자기 심정이 된 문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언제나 그렇듯 강두였다.
강두는 현장 사무소에 문수가 보이지 않자 그녀를 찾아 나섰던 것. 강두 덕분에 문수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리는 빗속에 현장사무소로 향하는 길 강두는 또 말없이 옷과 안전모를 문수에게 건넸다. “빚은 갚은 겁니다”라며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하는 매너의 절정을 보여줬다.
◆ 문수를 향한 관심의 “신경이 쓰입니다”
문수와 함께 청유 건설 본사에 들어가게 된 주원은 사고 트라우마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문수가 식은땀까지 흘리며 괴로워하자 농담을 건넸다. “여덟 살 때까지 여탕 다녔다”는 주원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린 문수는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야 농담이 배려였음을 알게 됐다.
회의 후 계단으로 내려가는 문수를 쫓아온 주원은 “아까 미안했어요. 문수 씨 엘리베이터 안 타는 거 신경 못 썼어요”라며 사과했다. 괜찮다고 답하는 문수의 웃는 얼굴을 향해 “신경 쓰입니다”라고 마음을 전한 주원은 짐을 들고 계단을 먼저 내려갔다. 사려 깊은 주원의 성격을 보여주며 설렘 지수를 높였다.
◆ 꿈을 지지해주는 키다리 아저씨 “보고 싶어요. 문수 씨가 디자인한 건물”
회식 자리에서 곤란에 처한 문수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배려를 보여준 주원은 문수가 두고 내린 짐 속에서 노트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산호장 리모델링 스케치가 담겨 있었다. 어린 시절처럼 엄마 윤옥(윤유선)에게 미용실을 다시 안겨주고 싶은 문수의 꿈이자 사고 이후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고픈 소망이 습작으로 나타나 있었다.
문수는 “나중에 여유가 되면요. 아직은 부족하다”며 쑥스러워했지만 주원은 문수의 꿈을 비웃지도, 그렇다고 먼저 설계사가 된 선배로서 주제넘은 조언을 하지도 않았다. 그는 “난 좋던데요. 보고 싶어요. 문수 씨가 디자인한 건물”이라며 묵묵히 응원하고 힘을 북돋우며 사려 깊음을 드러냈다.
◆ “하문수 씨 내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주눅 들지 말아요.”
바이오타운 회의에 참석한 문수는 건축모형제작자의 영역을 넘어 각종 시공 문제에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유진(강한나)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각자의 전문 영역이 있다. 열심은 인정하는데 선을 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진 유택(태인호)의 비난에 주눅이 들어 회의실을 나온 문수는 주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실수했다”며 고개를 푹 숙이는 문수에게 주원은 “의심스러운데 그냥 넘어가는 게 바로 실수다. 사고는 성실한 사람들이 어쩌다 하는 작은 실수로 일어난다. 자기 판단에 자신이 없으면 이 일 하면 안 된다”고 상사로서 정확히 조언한 후 “하문수 씨 내 사람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주눅 들지 말라”며 가장 필요한 위로를 건넸다. 문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주원의 속내가 직설적으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강두와 문수가 서로를 향한 이끌림으로 급격히 가까워지고, 문수를 향한 주원의 관심과 이를 견제하는 유진의 불편한 속내가 드러나면서 네 사람의 감정이 엇갈리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최정민 인턴기자 mmm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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