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3일 방영한 tvN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
지난 3일 방영한 tvN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
지난 3일 방영한 tvN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

tvN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이 용두사미로 끝났다. 드라마 ‘또 오해영’을 연출한 송현욱 감독과 ‘욱씨 남정기’를 쓴 주현 작가가 의기투합한 데다 최시원, 강소라, 공명이 출연해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세련되지 못한 연출과 뻔한 이야기 전개는 많은 시청자들이 등돌리게 만들었다.

시청률이 이를 입증했다. 시청률이 모든 것을 나타내는 시대는 지났지만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들이 대체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지표다. ‘변혁의 사랑’은 2.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해 4회에서 3.8%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2%대에서 머물렀다.

지난 3일 종영한 ‘변혁의 사랑’은 변우성(이재윤)이 백준(강소라)에게서 서류를 빼앗으려고 하자 이태경(최대철) 등이 백준을 도와 막아서는 장면부터 시작했다.

백준은 다행히 변혁(최시원)과 권제훈(공명)에게 서류를 전달할 수 있었고 결국 변혁의 아버지 변강수(최재성)는 체포됐다.

백준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백화점 내 매장들을 고객으로 위장해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섰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꿈에도 그리던 노르웨이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며 뿌듯해했다. 권제훈도 오랜 고민 끝에 강수그룹으로 복귀했다.

백준이 먼저 권제훈에게 1년 간 노르웨이로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권제훈은 이 사실을 변혁에게도 알려줬고 변혁은 충격에 빠졌다. 백준이 노르웨이로 떠나기 하루 전날 변혁을 기다려 서로 만났을 때도 변혁은 냉담하게 “잘 다녀와”라고 하며 화난 모습을 보였다.

백준은 노르웨이로 떠나면서 지인들과 송별식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권제훈과도 통화를 했지만 변혁과는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백준이 기내로 들어서자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변혁이 바로 자신의 좌석 옆에 앉아 있었던 것.

놀란 백준에게 변혁은 자신도 휴가를 냈다며 싱긋 웃은 후 백준에게 키스했다. 그렇게 ‘변혁의 사랑’은 끝났다.

‘변혁의 사랑’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끝까지 알 수 없었던 드라마였다. 재벌 그룹을 타도하는 내용으로 정의 구현을 하고 싶었던 건지, 청춘과의 공감을 이루고 싶었던 건지, 통속적인 전개로 저녁 드라마의 주 시청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했던 드라마였는지 16부 내내 길을 잃은 듯한 연출과 전개를 보여줬다.

”헬조선’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유쾌한 공감과 울림을 줄 청춘물’을 내세운 ‘변혁의 사랑’을 이끄는 주요 캐릭터인 변혁, 백준, 권제훈은 각각 재벌 3세, 고학력자지만 ‘프리터족'(특정한 직업 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사람), 재벌 3세의 친구이자 그의 사고처리 전담반이다. 깊은 공감을 자아낼 청춘물이라고 하기에는 진짜 현실을 사는 청춘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다.

때문에 잘 짜여진 극본과 청춘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자아낼 대사, 이를 섬세하게 보여줄 연출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러나 ‘변혁의 사랑’은 재벌의 적폐 청산과 백준·권제훈의 힘듦을 왔다갔다 하며 보여주다 끝났다. 여기에 등장 인물들이 엉뚱한 말을 하거나 표정을 지을 때 효과음을 넣는 연출은 세련되지 못했을 뿐더러 몰입도 방해했다.

변혁-백준-권제훈의 삼각 관계를 더 아슬아슬하고 쫄깃하게 보여줘 ‘사랑’이라는 요소로 극에 충분히 재미즐 줄 수 있었으나 이에도 실패한 모양새다. 백준-변혁 관계에 대한 확실한 개연성이나 백준-권제훈 관계에 대한 설명 없이 갑자기 변혁이 백준에게 동의하지 않는 키스를 하는 것으로 극을 마무리해 아쉬움을 안겼다.

참신한 소재와 세련된 연출로 ‘믿고 보는 드라마’라는 평판을 쌓아온 tvN이지만 ‘변혁의 사랑’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까울 정도로 극본과 연출이 아쉬웠다. 마지막 회에서조차 ‘tvN 드라마구나’라고 알 수 있었던 부분은 백준이 노르웨이로 떠난다는 폭탄 고백을 권제훈에게 한 이후에도 둘이 같이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 정도였다. 서브웨이는 ‘도깨비”시카고타자기’ 등 이전 tvN 드라마를 협찬했을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기 때문이다.

‘변혁의 사랑’의 주연과 조연들은 빠짐없이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최시원의 연기는 과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가 아니었다면 다른 ‘변혁’은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잘 표현해냈다. 특히 이전까지 부드러운 연하남으로 존재감을 발휘한 공명은 이번 작품에서 서늘한 무게감을 지닌 캐릭터로 이미지를 변신하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변혁의 사랑’ 후속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연출 홍종찬, 극본 노희경)이 오는 9일 오후 9시 첫 회를 방영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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