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소소한 웃음이 가득했던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로도 호평을 받았다. 그 중 정영주는 학교 폭력을 일삼는 철부지 아들 황정욱(신동우)의 엄마 주길연을 맡았다.
학교 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면서 피해 학생 김희수(최규진)와 그의 엄마 홍도희(라미란)에게 “이 에뛰뜨드(영어 ‘애티튜드(attitude)’를 불어처럼 된소리로 발음한 것)는 뭐지?”라며 눈을 치켜세우는 정영주의 연기는 극에 생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이 대사는 원래 대본에서 “이 태도는 뭐지?”였다.
“제가 ‘의심병’이 많아요.(웃음) 맡은 캐릭터가 과연 보는 사람들에게 이해될지 항상 의심하거든요. 주길연 캐릭터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악역도 이해가 돼야 사랑 받는 거니까요. 그래서 첫 드라마 대본 연습 때 ‘이 에뛰뜨드는 뭐지?’라고 바꿔서 해봤어요. 그 이후 작가님이 아예 대본에 ‘이 에뛰뜨드는 뭐지?’라고 바꿔주셨죠.”
정영주의 고민이 화면 속에서 생동감 있게 전달된 데에는 그의 연기를 잘 받아준 20년지기 배우 친구 라미란의 역할도 한몫 했다.
“미란이랑은 둘이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기도 했어요. 피곤하고 지친 스태프들을 위한 ‘기쁨조’였달까요.(웃음) 깜짝 뮤지컬을 펼치곤 했죠.”
‘부암동 복수자들’은 ‘복자클럽’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소모임이 중심이 된다는 점으로도 매력이 있는 드라마였다. 배우 말고 인간 정영주에게도 ‘복자클럽’ 같은 소모임이 있을까.
“뮤지컬 계 여배우들과 관계자들이 모인 모임이 있어요. 작가도 있고 안무가도 있고 음악 감독도 있죠. 공통점은 다 여자들이라는 거에요. 제가 ‘모여라 여자들!’에서 모은 모임이죠.(웃음) 다 어떤 식으로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모여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떠들어요. 그러면 작가가 받아 적고 정리하고는 “언니, 이 아이디어 맞아요?”라고 되묻는 식입니다.(웃음)”
정영주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또 다른 매력으로 ‘소소해서 더 현실감있었던 복수들’을 꼽았다. 까나리 액젓이나 설사약으로 상대방을 잠깐 불편하게 만드는 정도의 복수지만 그 소박함이 되려 통쾌함과 웃음까지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소소한 것이 주는 힘이 있거든요. 일본 드라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버니드롭’과 같은 작품들을 참 좋아해요.”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출신인 정영주에게는 20여년 간 품어온 꿈이 있다. 극작과 학생 때 써 놓은 판타지 장르 시놉시스를 언젠가 무대에서 뮤지컬로 구현해 보는 것이다.
“주인공은 아마존 여전사들 12명이에요. 시점은 서기 3000년이고요. 이들이 남자 부족과 얽히며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 사랑을 연출해내죠.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재밌어했어요. 제 시놉시스에 12명의 퓨리오사 캐릭터는 물론 임모탄 캐릭터도 나오거든요.(웃음)”
그는 이제 남자 일색인 드라마, 영화 외에도 여자가 능동적인 주체로서 그려지는 작품들이 전면으로 나서줘야 될 때라며 눈을 빛냈다.
“진심으로요. 아직까지 여배우들은 ‘누군가의 여자’여야 하거든요. 제가 올해로 뮤지컬 배우 25년 차인데 수식어가 ‘최다 엄마 배우’입니다.(웃음) 흑인 여성 역할도 많이 맡았죠.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여자 얘기를 해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 ‘딸’ ‘부인’ 역할 보다는 그 여성 자체가 하나의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그런 작품들에 도전할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꿈꿉니다. 마치 김혜수 선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미옥’처럼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학교 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면서 피해 학생 김희수(최규진)와 그의 엄마 홍도희(라미란)에게 “이 에뛰뜨드(영어 ‘애티튜드(attitude)’를 불어처럼 된소리로 발음한 것)는 뭐지?”라며 눈을 치켜세우는 정영주의 연기는 극에 생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이 대사는 원래 대본에서 “이 태도는 뭐지?”였다.
“제가 ‘의심병’이 많아요.(웃음) 맡은 캐릭터가 과연 보는 사람들에게 이해될지 항상 의심하거든요. 주길연 캐릭터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악역도 이해가 돼야 사랑 받는 거니까요. 그래서 첫 드라마 대본 연습 때 ‘이 에뛰뜨드는 뭐지?’라고 바꿔서 해봤어요. 그 이후 작가님이 아예 대본에 ‘이 에뛰뜨드는 뭐지?’라고 바꿔주셨죠.”
정영주의 고민이 화면 속에서 생동감 있게 전달된 데에는 그의 연기를 잘 받아준 20년지기 배우 친구 라미란의 역할도 한몫 했다.
“미란이랑은 둘이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기도 했어요. 피곤하고 지친 스태프들을 위한 ‘기쁨조’였달까요.(웃음) 깜짝 뮤지컬을 펼치곤 했죠.”
‘부암동 복수자들’은 ‘복자클럽’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소모임이 중심이 된다는 점으로도 매력이 있는 드라마였다. 배우 말고 인간 정영주에게도 ‘복자클럽’ 같은 소모임이 있을까.
“뮤지컬 계 여배우들과 관계자들이 모인 모임이 있어요. 작가도 있고 안무가도 있고 음악 감독도 있죠. 공통점은 다 여자들이라는 거에요. 제가 ‘모여라 여자들!’에서 모은 모임이죠.(웃음) 다 어떤 식으로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모여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떠들어요. 그러면 작가가 받아 적고 정리하고는 “언니, 이 아이디어 맞아요?”라고 되묻는 식입니다.(웃음)”
정영주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또 다른 매력으로 ‘소소해서 더 현실감있었던 복수들’을 꼽았다. 까나리 액젓이나 설사약으로 상대방을 잠깐 불편하게 만드는 정도의 복수지만 그 소박함이 되려 통쾌함과 웃음까지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소소한 것이 주는 힘이 있거든요. 일본 드라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버니드롭’과 같은 작품들을 참 좋아해요.”
“주인공은 아마존 여전사들 12명이에요. 시점은 서기 3000년이고요. 이들이 남자 부족과 얽히며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 사랑을 연출해내죠.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재밌어했어요. 제 시놉시스에 12명의 퓨리오사 캐릭터는 물론 임모탄 캐릭터도 나오거든요.(웃음)”
그는 이제 남자 일색인 드라마, 영화 외에도 여자가 능동적인 주체로서 그려지는 작품들이 전면으로 나서줘야 될 때라며 눈을 빛냈다.
“진심으로요. 아직까지 여배우들은 ‘누군가의 여자’여야 하거든요. 제가 올해로 뮤지컬 배우 25년 차인데 수식어가 ‘최다 엄마 배우’입니다.(웃음) 흑인 여성 역할도 많이 맡았죠.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여자 얘기를 해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 ‘딸’ ‘부인’ 역할 보다는 그 여성 자체가 하나의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그런 작품들에 도전할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꿈꿉니다. 마치 김혜수 선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미옥’처럼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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