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배우 홍종현/사진=이승현 기자lsh87@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배우 홍종현/사진=이승현 기자lsh87@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세월이 흐르면 무엇이든 변하는 게 자연의 이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는 동안 홍종현 역시 변했다. 호기심 많던 18살 소년에서 고민 많은 28살 청년이 됐고 그의 이름 앞에는 모델 말고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홍종현에게 10년이란 변화의 시간이자 성장의 시간이었다.

10.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감은?
홍종현: 10년이나 됐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10주년 팬미팅을 하면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는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념일 같은 걸 챙기는 편이 아니라서 10주년인 걸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는데 팬들 덕분에 챙길 수 있었다.

10. 10주년을 팬들과 보내서 더 뜻깊었을 것 같다. 팬미팅은 어땠나?
홍종현: 팬미팅 일주일 전에 감기가 너무 심하게 걸렸다. 팬미팅 이틀 전에는 목소리까지 안 나와서 ‘망했다’ 싶었다. 그때부터 병원에 매일 가서 주사 맞고 부지런히 약을 챙겨 먹은 덕분에 다행히 팬미팅 날 점심부터 괜찮아졌다. 혹시 내가 노래를 잘 못하고 춤을 잘 못춰도 팬들은 귀엽게 봐주기 때문에 마음은 굉장히 편했다. 지난번 팬미팅을 할 때는 많이 긴장해서 준비한 걸 보여드리기에 급급했는데 이번에는 팬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다.

10. 10주년을 기념해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나?
홍종현: 10주년이라고 해서 특별히 찾아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출연했던 작품은 가끔 생각날 때 한 번씩 꺼내 본다.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들고 촬영했을 당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 잊고 있다가 작품을 다시 보면 ‘저 때 진짜 추웠는데’ ‘저 때 진짜 힘들었는데’ 이런 기억들이 떠오른다. 주로 고생했던 기억이 많이 난다. (웃음)

10. 데뷔 후 슬럼프를 겪은 적은?
홍종현: 20대 초반에 ‘내가 이 일을 계속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슬럼프를 겪었다. 20대 중반쯤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떨어졌던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이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 시기가 길지 않아서 잘 이겨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큰 고민이었나?’ 싶을 정도로 흐릿해졌지만 그때 당시에는 나름 심각했다. (웃음)

10. 배우로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게 있나?
홍종현: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향했던 초반에는 연기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힘들었다. 그리고 촬영 중간 게을러지고 쉬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이 보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다잡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그런 상태가 4~5개월 계속 되다 보면 정신을 다잡는 게 참 힘들 때가 있다.

홍종현은 “작품을 선택할 때 지금까지 안 해봤던 캐릭터에 가장 많이 끌린다”고 했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홍종현은 “작품을 선택할 때 지금까지 안 해봤던 캐릭터에 가장 많이 끌린다”고 했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10.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포기한 것이 있나?
홍종현: 데뷔 초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는 게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걸 느꼈다. 여행도 함께 갈 수 없고 모임에도 참석하기 힘들어지고. 이렇게 크고 작은 것들을 포기할 때 조금 속상한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적응이 된 건지 무뎌진 것인지 괜찮아졌지만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10. 최근 몇 년간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서로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도 하나?
홍종현: 자극이 될 때도 있는데 라이벌 의식보다는 서로 응원해주는 친구 같은 느낌이 크다. 모델 일부터 같이 시작한 친구들이고 연기를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입장에서 고민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들이다.

10.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일 년에 한 작품 이상은 하지 않는데 이유가 있나?
홍종현: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래서 내년에는 정말 바쁘게 보내고 싶다. 쉬는 기간도 길지 않았으면 좋겠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작품을 하고 싶다. 입대를 앞두고 ‘열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입대 시기를 묻자) 내년 하반기나 2019년쯤 입대할 생각을 하고 있다.

10.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홍종현: 특별한 기준보다는 시나리오를 읽고 끌리는 걸 선택한다. 특히 지금까지 안 해봤던 캐릭터에 가장 많이 끌리는 것 같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홍종현: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나에 대한 반응을 바꿨을 때다. 작품을 통해 ‘홍종현 다시 봤다’라는 반응을 얻었을 때 가장 기쁘다. 초반에 미흡했던 내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나의 노력을 통해 바꿀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해서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고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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