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정규 9집으로 돌아온 힙합그룹 에픽하이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정규 9집으로 돌아온 힙합그룹 에픽하이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내놓는 앨범마다 초호화 피처링 라인업을 자랑해온 힙합 그룹 에픽하이가 다음 앨범에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성시경, 박정현, 김연우를 꼽았다. 24일 오전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를 만난 에픽하이는 “선배들이 우리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거듭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에픽하이가 지난 23일 오후 6시 발표한 정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에는 아이유가 피처링한 ‘연애소설’, 오혁이 피처링한 ‘빈차’를 비롯해 앨범에 수록된 전곡에 사이먼 도미닉, 위너 송민호(MINO), 더 콰이엇, 넬 김종완, 크러쉬, 이하이, 악동뮤지션 수현 등이 목소리를 보탰다. 그야말로 초호화 피처링 라인업이다.

팀 내 피처링 섭외 담당은 투컷이 하고 있다. 그는 “내가 직접 전화로 섭외한다”며 “(피처링 가수들이) 다들 흔쾌히 시간을 내 열심히 참여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섭외 비결을 묻자 투컷은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기 전에 본론을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안부를 묻거나 ‘밥이나 먹자’는 등의 인사를 하면 상대가 ‘아, 이 사람이 나한테 부탁을 하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전에 ‘요즘 바빠?’ ‘시간 되니?’ ‘좋은 노래 있는데 같이 부르자’ 이 세 마디로 답을 얻는다”고 뿌듯해했다.

에픽하이가 함께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꼽은 가수 성시경(왼쪽부터), 박정현, 김연우 / 사진제공=젤리피쉬, 디오뮤직, 캐치팝엔터테인먼트
에픽하이가 함께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꼽은 가수 성시경(왼쪽부터), 박정현, 김연우 / 사진제공=젤리피쉬, 디오뮤직, 캐치팝엔터테인먼트
에픽하이가 다음 앨범을 통해 호흡을 맞추고 싶은 아티스트는 누구일까?

“다음 앨범에서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고 운을 뗀 타블로는 발라드 가수 성시경을 꼽았다. 그는 “성시경 형이 우리한테 갚아야 하는 게 있다. 예전에 우리가 활동하던 시기가 아닌데도 형의 연말 콘서트에 이틀 연속 게스트로 출연했다. 당시에 형이 그에 대한 보답을 해주겠다고 했다. 이번에 작업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형이 31일 신곡을 발표하는 터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이번에 못한 협업을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투컷도 “얼마 전에 연락이 와서 빚을 갚겠다고 하셨다”며 거들었다.

타블로는 이어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 남은 선배들을 더 이야기하겠다”면서 “박정현 선배와 김연우 선배다. 우리가 신인일 때 박정현 선배의 싱글에 피처링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선배가 언젠가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김연우 형님은 여태 서로 곡을 주고 받아왔다. 제 계산이 맞다면 이제 우리가 받을 차례인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에픽하이는 발표하는 곡마다 피처링 아티스트를 따로 두는 이유도 밝혔다.

“14년 전 발표한 1집에도 지금보다 피처링 가수가 훨씬 많아요. 에픽하이라는 팀을 만들 때 멤버들끼리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 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요. 당시 제가 토이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토이의 음악에는 유희열 선배만의 색깔이 담기는 동시에 노래마다 다른 객원 보컬들이 참여해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다른 가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피처링은 에픽하이가 데뷔부터 지켜온 스타일이죠.”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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