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사진진(한예슬 분)은 첫사랑 공지원(김지석 분)과 우연한 만남을 반복했다. 진진은 지원과 만났던 순간을 회상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에 발을 구르는 등 난리법석을 떨다가 온라인 검색을 통해 ‘공지원의 청첩장’을 발견하고는 동공 지진을 일으켰다.
몽글몽글 피어나는 설렘과 깊은 절망감을 온 몸으로 표현해낸 한예슬의 연기는 깨알 웃음을 자아냈다. 도도할 것만 같은 슈퍼스타도 사랑 앞에서는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순수하고 푼수 같은 면모로 여성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도왔다.
결혼 소식에 침울해진 진진은 지원에게 퉁명스럽게 굴다가도 장미꽃 선물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지원이 다른 여자와 다정하게 통화를 나누자 다시 싸늘해지는 등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감정 기복으로 공감을 이끌었다. 특히 태연한 척 하려고 노력하지만 눈빛과 표정에서 솔직한 감정이 새어 나오는 모습 등 한예슬의 섬세한 표정 연기가 돋보였다.
이어 극 중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대목은 앞으로 펼쳐질 한예슬표 로맨틱 코미디에 기대감을 높였다. 진진이 사랑은 시작도 못한채 진진의 와이프에게 물 세례를 받거나 법정에 출두하는 등 암울한 미래를 내다보며 낙담한 것. 한예슬은 천역덕스럽게 상상 속 연기를 소화하며 명실상부 ‘로코퀸’ 답게 연애에 서투른 인물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20세기 소년소녀’는 한예슬, 김지석, 이상우, 류현경, 안세하, 오상진 등이 출연하며 17일 오후 10시 7, 8회가 방송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