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연극 ‘장수상회’에 출연하는 배우 손숙(왼쪽), 신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연극 ‘장수상회’에 출연하는 배우 손숙(왼쪽), 신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족? 그런 건 없어. 평생 혼자 살았어.”

장수상회를 운영하는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신구)의 말이다. 그는 19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연극 ‘장수상회'(연출 위성신)의 프레스콜에서 가족 관계를 조사하러 온 공무원에게 “혼자 사는 게 가장 편하고 좋다”며 언성을 높였다. 무뚝뚝했던 성칠은 꽃집 여인 임금님(손숙)을 만난 뒤부터 확 달라졌다.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만든 작품이다. 평생 뚝심을 지키며 살아온 성칠 앞에 사랑에 당찬 금님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큰 줄기는 두 사람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다.

금님으로 인해 서서히 변하는 성칠을 조명한다. 두 사람을 응원하고 염려하는 주위 인물도 하나둘 비추며 극은 시종 따뜻하게 흘러간다. 성칠의 연애를 응원하는 아들 장수와 금님의 연애를 걱정하는 딸 민정 간의 갈등도 극에 감동을 더한다. 지난해 5월 초연돼 노련한 배우들의 열연과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장수상회’ 제작자는 “나이를 잊고 싶은 부모의 마음과 여생을 편안하게 즐기길 바라는 자식들의 마음이 어긋나는 갈등 장면은 관객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고 귀띔했다.

배우 손숙(왼쪽), 신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손숙(왼쪽), 신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무엇보다 ‘장수상회’는 연극 ‘3월의 눈'(2015),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2016)에 이어 세 번째 부부 호흡을 맞추는 신구, 손숙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신구는 “그간 드라마에 끌려다니느라 연극을 못했다. 출발점이 연극인 만큼 무대는 고향과도 같다”며 “시간이 흘러 더 애착이 생기고 앞으로 연극과 더 가까이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숙은 “신구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크다. 사실 ‘장수상회’는 작품을 보기도 전에 신구가 제안해 출연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신구가 선택한 작품이라면 같이 할 생각이다. 선·후배를 통틀어 가장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찬사를 보냈다.

연극 ‘장수상회’ 출연자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연극 ‘장수상회’ 출연자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성칠 역은 신구 외에 배우 우상전도 연기한다. 금님은 손숙과 배우 김지숙이 나눠 맡는다. 이외에도 이원재·윤영민·고애리·이아영·이윤수·김태향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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