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김희진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진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김희진을 처음 본 것은 지난해 영화 ‘인천상륙작전’ 개봉 후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벌써 두 개의 신인상을 거머쥔 배우로 성장했다. ‘인천상륙작전’에서 림계진(이범수)의 오른팔 류장춘 역을 맡아 강렬한 비행기 신을 펼쳤던 김희진은 그 역량을 인정 받아 지난 26일 제37회 황금촬영상 영화제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53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받은 뉴라이징상에 이어 두 번째 신인상이다.

지난 28일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로 인터뷰를 하러 올 때 금의환향을 하는 기분이었다는 그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열정이 생긴다고 했다. 그간 tvN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와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가제)을 촬영하면서도 신한대 공연예술과에서 전체 3등으로 장학금을 받은 성적이 이를 입증한다. 남다른 집념의 연기 우등생이자 장학생 김희진의 목표는 표현의 진폭이 큰 배우가 되는 것이다.

10. 신인상을 두 개나 수상한 소감은?
김희진 : 황금촬영상 영화제에서 받은 신인남우상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이었다. 영화란 어떻게 보면 촬영감독의 눈으로 담아낸 하나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촬영감독들이 직접 주시는 상이라서 더 감사하다. 20대의 마지막을 대종상으로 잘 마무리한 데 이어 30대의 시작도 남우주연상으로 잘 한 것 같다.

10. 지난해 인터뷰 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로 ‘현대판 나쁜 놈’을 꼽았는데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그 꿈이 이뤄졌다. 사디스트 재벌 3세 연기는 어땠나?
김희진 :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좋았다.(웃음) 사디스트의 가혹적인 모습이 잘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문채원 선배한테도 머리카락을 더 세게 쥐어뜯어달라고 부탁했는데 머리채 다 뜯기는 줄 알았다.(웃음) 신이 완성되고 난 다음에는 문채원 선배가 괜찮은지 물어보면서 챙겨줬다.

10. 다쳤다고 들었는데 ‘크리미널 마인드’에서는 몸이 완벽했다. 몸 상태는 괜찮아졌나?
김희진 : 영화 촬영 중 부상을 당해서 다리에 철심을 박았는데 지금은 운동을 꾸준히 해 괜찮아졌다. ‘크리미널 마인드’에서도 원래는 옷을 다 입고 죽는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보고 의상팀이 “감독님한테 몸 좋다고 다 얘기해뒀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현장에서 상의 탈의 신으로 바뀌었다.

배우 김희진 / 사진=tvN ‘크리미널 마인드’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희진 / 사진=tvN ‘크리미널 마인드’ 방송화면 캡처
10.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촬영도 최근 마쳤는데 어떤 역할을 맡았나?
김희진 : 엄복동(정지훈)의 친구 광식이로 나온다. 살짝 귀여운 면이 있다. ‘인천상륙작전’이나 ‘크리미널 마인드’로 저를 기억했던 관객은 못 알아볼 수도 있다.(웃음)

10.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데.
김희진 : 주변에서 그렇게 말해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황금촬영상 영화제에 갔을 때에도 같은 탁자에 앉은 영화계 선배들이 “제가 그 류장춘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의 류장춘과 ‘자전차왕 엄복동(가제)’의 광식이가 다른 것처럼 표현의 진폭이 큰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 목표다. 어떤 옷을 입혀놔도 잘 소화할 만큼 여러 색채를 가진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10. ‘자전차왕 엄복동’를 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희진 :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 데다 자전거가 중요한 소재여서 고무신을 신고 자전거를 엄청 탔다. 여름 뙤약볕에서 그렇게 타다 보니 발이 고무신 모양대로 탔다. 맨발로 식당 같은 곳에 들어오면 동료들이 고무신 신고 들어오지 말라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웃음)

10. ‘자전차왕 엄복동’은 소속사 대표인 이범수가 제작을 맡았다. 곁에서 조언도 자주 해줄 것 같은데?
김희진 : 이범수 선배는 후배들의 재량에 최대한 맡기는 편이다. 말을 아끼는 대신 모니터링을 간간히 해주다가 정말 웃기는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 ‘빵’ 터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진심으로 칭찬해주는 것 같아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또 언젠가 술자리에서 “넌 잘 될 거야. 넌 잘해. 그러니까 믿어”라고 짧고 굵게 말한 적이 있다. 제일 존경하는 롤모델이자 선배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힘들 때마다 버티는 힘이 됐다. 스스로도 최면을 걸게 됐다. ‘난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고.

10. 오는 11월에는 현빈과 손예진이 주연한 범죄 스릴러 ‘협상’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 ‘해운대’’국제시장’을 연출한 ‘쌍천만 감독’ 윤제균 감독의 작품이기도 한데 기분이 어떤가?
김희진 : 너무 설렌다. 존경하는 감독에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하기 때문임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한국 군인을 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군인 역을 맡으면 다 북한군이었다.(웃음) 몸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액션 연기랑 잠수하는 신 등이 있어 기대된다. 몸도 열심히 만들고 있다.

10.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운동에 투자하나?
김희진 : 매일 두 시간 반가량씩 일주일에 엿새를 운동한다. 지난해에 비해서 근육량이 3.5kg 늘고 체지방은 그만큼 빠졌다.

10. 연기나 운동에 임하는 태도로 보면 승부사 기질이 있는 것 같다.
김희진 : 그렇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다.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무언가를 해냈을 때 희열을 느낀다. 연극학 석사학위까지 받고 싶은 이유가 계속 재미를 느껴서다. 연극 또한 무대에서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전달해야 하는 생방송이지 않나. 그만큼 힘든데 연극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 참 뿌듯하다.

10. 공연예술과 장학생다운 발언이다.
김희진 : 최근에는 연기를 안 했으면 뭐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배우로 전향하기 전 마술사로서 무대에 섰던 것처럼, ‘나는 무대 체질이구나’라고 느꼈다.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신인상을 다른 영화제에서 두 개나 주셨으니 앞으로도 신인의 마음으로 더 완벽해지려고 노력하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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