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장동건은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 인터뷰에서 “전 작품과 다르게 멀티캐스팅이어서 부담감이 덜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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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브이아이피’에서 VIP 김광일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을 연기했다. 박재혁은 국정원 요원이지만 정의와 국가를 위해서 임무 수행하는 것이 아닌 오직 자신의 성공과 승진만을 쫓는다. 국정원 요원보다는 회사원의 느낌이 강한 인물이다.
“영화는 인물 중심이 아니라 사건 중심이기 때문에 박재혁이라는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생각을 했죠. ‘결혼은 했을까’ ‘아이는 있을까’ 등이요. 이 사람의 행동을 보면 정의감이나 도덕심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승진하려는 회사원 같았죠. 그래서 저는 결혼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승진은 어떻게 보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인거니까요. 제가 실제로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어서 그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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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잘하고 싶고 신경 쓰이는 건 아빠 역할이에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연예인 부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 때라고 하더라고요. 선배 연예인 커플들의 선례를 보고 잘 조율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지금껏 아이들에게 보여 줄만한 영화를 찍지 못해서 그 점이 아쉽네요.”
‘친구’ 이후 장동건의 필모그래피는 줄곧 어두웠다. ‘우는 남자’ ‘위험한 관계’ ‘마이웨이’ ‘태풍’ ‘해안선’ 등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영화다. 장동건이 유독 이런 영화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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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우는 남자’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복귀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었다. 3년의 공백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작품의 성패를 떠나 자기애가 없어졌어요. 연기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진 건지,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그런 시기가 2~3년 동안 지속됐죠. 저는 그 시기를 슬럼프라고 진단하는데 갱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하하. 그런데 결국 연기로 극복이 되더라고요. 영화 ‘7년의 밤’을 찍으면서 슬럼프에서 나왔고 지금은 다시 재밌어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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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많이 유연해졌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성격이 내성적이었거든요. 아마 배우를 안했어도 그랬을 것 같아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같이 지내고 나서 더 유연하고 외향적으로 바뀌었죠. 많이 내려놓고 나니까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거 순간의 감정을 즐기지 못한 게 후회 되지만 이제는 즐기면서 연기하려고요.”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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