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왼쪽)과 김윤석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제작 싸이런 픽쳐스)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배우 이병헌(왼쪽)과 김윤석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제작 싸이런 픽쳐스)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텐아시아=박슬기 기자]한국 영화계의 ‘어벤저스’가 영화 ‘남한산성’에 모였다. 배우 김윤석과 이병헌을 필두로 박해일, 박희순, 고수, 조우진이 함께했다.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와 영화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힘을 합쳐 완성도를 높였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의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황동혁 감독은 23일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를 통해 당시 조선과 현 시대가 얼마나 닮았는지, 현 시대를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김윤석, 이병헌, 박해일, 박희순, 고수, 조우진 등의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남한산성’은 지금 이렇게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 배우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제작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만큼 어렵고 무게감 있는 작품이어서 연기력을 필요로 했고, 이들이보여준 연기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며 “한국 영화 감독으로 귀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남한산성’은 우리가 늘 피하는 굴욕적인 역사와 기억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건드려서 우리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실제 역사와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다들 노력을 많이 했다. 제가 맡은 최명길 역이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영화를 접했다. 판타지가 아닌 정통사극”라고 자부했다.

조선의 제16대왕 인조 역을 맡아 처음 왕을 연기한 박해일은 “왕이라는 배역은 배우로서 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감개무량하다. 인조는 많은 분들이 박하게 평가하는 인물이라 상당히 고심이 많았다”며 “왕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충신으로 나온 김윤석과 이병헌 선배가 5개월 간 저에게 무릎을 꿇고 연기했는데 그 점도 많이 힘들었다. 항상 긴장하고 촬영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해일은 이어 “굴욕적인 역사도 회피하지 말고 상기시켜서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희순과 고수, 조우진 역시 이들과 함께 ‘남한산성’을 이끈다. 최근 충무로에서 떠오르는 배우 조우진은 “영화계 어벤져스가 총출동했는데 여기에 함께 해서 영광”이라며 “누가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선배들의 호흡을 따라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남한산성’의 관람 포인트는 김윤석과 이병헌의 첨예한 대립과 연기대결이. 김윤석은 “이병헌은 ‘연기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이번에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칭찬했다.

이병헌은 김윤석에 대해 “선배는 매 테이크마다 다르게 연기하신다.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연기를 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정말 불같은 뜨거움을 느꼈다”며 찬사를 보냈다.

‘남한산성’은 오는 9월 말 개봉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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