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자니?’
새벽, 헤어진 연인이 보낸 문자 메시지. 한동안 ‘찌질한’ 남성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일화로 소개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2017년, 이 말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좋니?’로 말이다. 가수 윤종신이 지난 6월 22일 발표한 발라드곡 ‘좋니’가 그 변화와 열풍의 중심에 있다.
1990년 데뷔한 윤종신은 성실한 가수다.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이란 프로젝트를 2010년부터 7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또 다른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대표를 맡고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의 음악 창구 ‘리슨(listen)’이다. 미스틱 소속 가수들이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 좋은 곡을 완성할 때마다 싱글 형태로 발표한다. 지난 6월 ‘리슨’의 주인공은 윤종신이었고, ‘좋니’가 그 결과물이다.
‘월간 윤종신’으로 매달 신곡을 내고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작곡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만큼 그가 새로운 곡을 낸다는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좋니’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좋니’는 발표 당시 음원차트 100위권을 벗어났다. 그다지 실망할 일도 아니었다. 최근 음원차트는 아이돌 그룹 혹은 신선한 인디 가수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10~20대 사용자가 월등히 많은 까닭이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며 발표 두 달 만에 음원차트 70위권에 안착하더니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좋니’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10위권까지 올라갔다. 지난 16일부터는 주요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찍었다. 2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멜론차트 1위다.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는 뜻의 ‘지질하다’에서 나온 ‘찌질’. 2017년 여름, 다시 한번 윤종신이 빚은 ‘찌질함’이 빛을 발했다.
‘좋니’는 그런 윤종신의 장점을 한데 모은 곡이다. 철저히 가사에 집중할 수 있는 담백함, 과도한 기교 없이 노래하는 그의 절절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게다가 가사는 윤종신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찌질한’ 남성의 전형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좋으냐”고 물으며 “솔직히 네가 조금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구구절절하다.
윤종신의 ‘찌질의 역사’는 찬란하다. 결혼하는 옛 연인에게 ‘넌 잊을 수 있겠니?’라고 물었던 ‘너의 결혼식'(1992), 택시 운전사에게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우는 ‘이별택시'(2013)까지. 유독 이별의 정서를 표현할 때 빛을 발한 그의 정공법은 이번에도 통했다.
인기의 중심에 선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과 탄탄한 팬덤을 지닌 그룹 빅뱅 태양을 꺾은 것은 그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다. 윤종신은 변함없이 성실하게, 또 꾸준히 ‘찌질하게’ 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새벽, 헤어진 연인이 보낸 문자 메시지. 한동안 ‘찌질한’ 남성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일화로 소개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2017년, 이 말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좋니?’로 말이다. 가수 윤종신이 지난 6월 22일 발표한 발라드곡 ‘좋니’가 그 변화와 열풍의 중심에 있다.
1990년 데뷔한 윤종신은 성실한 가수다.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이란 프로젝트를 2010년부터 7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또 다른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대표를 맡고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의 음악 창구 ‘리슨(listen)’이다. 미스틱 소속 가수들이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 좋은 곡을 완성할 때마다 싱글 형태로 발표한다. 지난 6월 ‘리슨’의 주인공은 윤종신이었고, ‘좋니’가 그 결과물이다.
‘월간 윤종신’으로 매달 신곡을 내고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작곡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만큼 그가 새로운 곡을 낸다는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좋니’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좋니’는 발표 당시 음원차트 100위권을 벗어났다. 그다지 실망할 일도 아니었다. 최근 음원차트는 아이돌 그룹 혹은 신선한 인디 가수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10~20대 사용자가 월등히 많은 까닭이다.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는 뜻의 ‘지질하다’에서 나온 ‘찌질’. 2017년 여름, 다시 한번 윤종신이 빚은 ‘찌질함’이 빛을 발했다.
‘좋니’는 그런 윤종신의 장점을 한데 모은 곡이다. 철저히 가사에 집중할 수 있는 담백함, 과도한 기교 없이 노래하는 그의 절절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게다가 가사는 윤종신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찌질한’ 남성의 전형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좋으냐”고 물으며 “솔직히 네가 조금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구구절절하다.
윤종신의 ‘찌질의 역사’는 찬란하다. 결혼하는 옛 연인에게 ‘넌 잊을 수 있겠니?’라고 물었던 ‘너의 결혼식'(1992), 택시 운전사에게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우는 ‘이별택시'(2013)까지. 유독 이별의 정서를 표현할 때 빛을 발한 그의 정공법은 이번에도 통했다.
인기의 중심에 선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과 탄탄한 팬덤을 지닌 그룹 빅뱅 태양을 꺾은 것은 그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다. 윤종신은 변함없이 성실하게, 또 꾸준히 ‘찌질하게’ 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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