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영화 ‘신세계’와 같은 재미를 기대했다면 일찌감치 접는 것이 좋겠다. 느슨한 전개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구멍이 없다. 영화 영화 ‘브이아이피’ 이야기다.
‘브이아이피’는 국가정보원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요인)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등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브이아이피’는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뭉친 데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신세계’ 등 범죄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은 없었다.
배우들의 열연은 볼만했다. 젠틀한 이미지가 컸던 장동건은 차진 욕과 액션 연기, 눈빛과 존재만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국정원 요원 박재혁의 옷을 제대로 입은 듯했다.
형사 채이도 역을 맡은 김명민은 영화 속 진정한 ‘브이아이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 중 모든 인물들이 대립각을 세우기 때문에 영화는 다소 무겁게 전개되는데 김명민은 능청스러운 대사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오대환과의 호흡은 관전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이종석은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의 연쇄살인마를 탄생시켰다. 소년 같은 말간 미소 하나로 120분을 이끌어간다. 미소를 역이용해 연쇄살인마의 섬뜩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평소 자신의 약점으로 꼽던 소년의 이미지를 강점으로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박성웅, 조우진, 유재명 등 명품 조연들의 출연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걸겠지만 전작에서 봐왔던 캐릭터와 비슷해서 새로울 것은 없다.
‘브이아이피’는 잔혹하다. 연쇄 살인, 나체, 무자비한 폭력 등 피의 향연이 펼쳐진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떠올리게 하는 한 장면도 있는데 이는 박 감독의 연출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불친절하다. 각 인물들이 김광일을 쫓아야만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직 김광일을 쫓는 데만 집중한다. 촘촘하지 못한 스토리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할 부분에서는 슬로우 모션을 걸어 힘을 뺀다. 강약 조절이 아쉽다. 극 후반부의 반전은 예상이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참신한 소재로 영화화한 것,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배우들의 연기대결은 영화 ‘브이아이피’의 가장 큰 볼거리다.
오는 2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브이아이피’는 국가정보원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요인)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등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브이아이피’는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뭉친 데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신세계’ 등 범죄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은 없었다.
배우들의 열연은 볼만했다. 젠틀한 이미지가 컸던 장동건은 차진 욕과 액션 연기, 눈빛과 존재만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국정원 요원 박재혁의 옷을 제대로 입은 듯했다.
형사 채이도 역을 맡은 김명민은 영화 속 진정한 ‘브이아이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 중 모든 인물들이 대립각을 세우기 때문에 영화는 다소 무겁게 전개되는데 김명민은 능청스러운 대사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오대환과의 호흡은 관전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이종석은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의 연쇄살인마를 탄생시켰다. 소년 같은 말간 미소 하나로 120분을 이끌어간다. 미소를 역이용해 연쇄살인마의 섬뜩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평소 자신의 약점으로 꼽던 소년의 이미지를 강점으로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박성웅, 조우진, 유재명 등 명품 조연들의 출연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걸겠지만 전작에서 봐왔던 캐릭터와 비슷해서 새로울 것은 없다.
‘브이아이피’는 잔혹하다. 연쇄 살인, 나체, 무자비한 폭력 등 피의 향연이 펼쳐진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떠올리게 하는 한 장면도 있는데 이는 박 감독의 연출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불친절하다. 각 인물들이 김광일을 쫓아야만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직 김광일을 쫓는 데만 집중한다. 촘촘하지 못한 스토리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할 부분에서는 슬로우 모션을 걸어 힘을 뺀다. 강약 조절이 아쉽다. 극 후반부의 반전은 예상이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참신한 소재로 영화화한 것,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배우들의 연기대결은 영화 ‘브이아이피’의 가장 큰 볼거리다.
오는 2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