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사진=윤종신 인스타그램
/사진=윤종신 인스타그램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의 ‘좋니’가 16일 음원사이트 7곳에서 실시간차트 1위에 올랐다. 발매 2달여 만에 이룬 쾌거다. 이로써 지난 열흘 동안 1위를 지키고 있던 신인 보이그룹 워너원의 ‘에너제틱(Energetic)’을 넘어섰다. 빅뱅 태양이 3년 2개월 만에 발표한 신곡 ‘달링(DARLING)’ 보다도 앞섰다. 모두가 놀랐다. 김동률은 윤종신을 향해 “무려 워너원과 태양을 제치고… 존경합니다!”라고 감탄을 표했다.

“무려 워너원과 태양을 제쳤다”는 말은 ‘좋니’가 유행을 이겼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시간차트는 사이트 이용자가 가장 많이 듣는 음원을 1위부터 100위까지 나열한 목록이다. ‘좋니’가 나타나기 전까지의 차트는 인기 아이돌의 음악과 힙합, 알앤비, 트로피컬 장르의 곡들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좋니’는 최근 트렌드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곡이다. 노래를 부른 가수가 아이돌도 아니고, 래퍼의 피처링도 없다. 화려한 악기 사운드나 비트 역시 없다. 대신 1990년대 감성이 짙게 묻은 발라드 곡이다. 피아노 선율과 윤종신의 담백한 보컬이 어우러졌다. 포스티노가 작곡하고 윤종신이 작사했다. 가사는 헤어진 연인을 향한 남자의 그리움과 미련을 그렸다. 윤종신은 ‘좋니’를 “가요계 ‘찌질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곡”이라고 소개했다.

‘좋니’는 지난 6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의 음악 플랫폼 리슨(LISTEN)을 통해 발표됐다. 리슨은 좋은 음악이 만들어질 때마다 이를 발표하는 프로젝트다. 윤종신 말고도 앞서 하림, 퍼센트(PERC%NT), 장수빈 등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실력파 뮤지션들의 음악이 소개됐다.

리슨은 신곡에 대한 홍보를 따로 하지 않는다. 때문에 ‘좋니’도 발표 당시에는 멜론 실시간차트 100위 바깥에 있었다. 그러나 SNS를 중심으로 ‘좋니’ 커버 영상, 윤종신의 라이브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입소문을 타며 차트 순위가 오르더니, 공개 2개월 만에 7개 실시간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차트 역주행’을 이뤘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차트에 없었던 ‘좋니’를 찾아들었다는 뜻이다. ‘좋니’의 역주행이 남다른 이유다. 오직 음악이 갖고 있는 힘 하나로 청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윤종신은 오는 18일 리슨의 열두 번째 신곡 ‘덤덤(Dumb Dumb)’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장재인, 자이언트핑크, 퍼센트가 불렀다. 또 ‘월간 윤종신’의 신곡도 작업 중이다. 유행에 맞서는 윤종신의 음악 시도는 계속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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