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구해줘’ 화면 캡쳐 / 사진=OCN 제공
‘구해줘’ 화면 캡쳐 / 사진=OCN 제공
가상의 마을 ‘무지군’이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사회 하위계층으로 ‘될지어다’를 외치며 침투한 사이비 종교 ‘구선원’은 그들에게 구원이자 마지막 희망으로 다가왔다. 음습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안고 출발한 OCN 새 주말드라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다.

지난 5일 첫 회가 나간 ‘구해줘’는 조금산 작가의 웹툰 ‘세상 밖으로’를 드라마화한 작품. 국내 최초로 사이비 종교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다. 극 중 임상미(서예지)와 한상환(옥택연)을 비롯한 무지군의 청년 4인방이 구선원의 민낯을 파헤치면서 펼쳐지는 스릴러이자 사회 고발극을 표방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임상미 가족이 무지군에 이사온 뒤 구선원에 발을 내디뎠다. 한상환을 비롯해 석동철(우도환)·우정훈(이다윗)·최만희(하회정)는 사총사를 이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패싸움을 하는 등 돈독한 우정을 쌓아갔다. 특히 이들은 서울에서 내려온 임상미를 보고 반했다.

구선원의 교주이자 스스로를 영부(영의 아버지)라 칭하는 백정기(조성하)는 기묘한 느낌을 줬다. 무지군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위암 말기 환자의 몸에서 검붉은 액체 덩어리를 꺼내며 암을 치료한 증거로 제시했다. “병마의 고통에서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며 “믿습니까!”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섬뜩했다.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뒤로는 돈을 받고, 호의를 거부하는 부랑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등 이중적인 구선원의 모습이 현실감 있게 그려졌다. 구선원의 백정기·강은실(박지영)·조완태(조재윤)는 ‘무지’하고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제대로 현혹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나 사회 고발 프로그램에서 자주 봤던 사이비 종교의 민낯은 드라마와 만나며 더욱 극적으로 다가왔다.

임상미 가족은 아버지 임주호(정해균)가 사기를 당해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했다. 그렇지만 행복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백정기는 임상미 가족을 구선원으로 불렀다. 그들을 위한 기도를 하면서 임상미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임상미는 구선원이 꺼림칙했다. 그렇지만 임상미의 오빠 임상진(장유상)은 “좋은 사람들 같다”면서 호감을 드러냈다. 엄마 아빠 역시 일반 교회 같지 않지만 ‘집을 구해주겠다’는 구선원에 관심을 보였다. 도움이 절실한 무지군 마을 사람들에게 구선원이 행하는 기적은 눈을 번쩍 뜨게 하고, 믿음으로의 길을 안내하는 듯했다.

이제 첫 발을 내디딘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과정을 서서히, 억지스럽지 않게 보여주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백발의 사이비 교주로 열연한 조성하의 연기 변신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종일관 우울하지만 사총사의 모습에서는 밝고 유쾌한 청춘극의 느낌을 자아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