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김재중: 사극, 액션, 판타지 등 많은 장르의 대본을 받았는데 그 중 ‘맨홀’이 눈에 딱 들어왔다. 16부작 안에서 15가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이렇게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유쾌한 모습뿐 아니라 예측 불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10. 출연을 결정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김재중: 편안한 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맨홀’은 유쾌하지만 마냥 가벼운 스토리는 아니다. 내 필모그래피가 다양하진 않은데 ‘맨홀’은 그런 내 안에서 많은 모습을 끌어낼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졌다.
10. 유쾌한 캐릭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김재중: 내가 맡은 봉필이는 어수선한 인물이다. 기분이 좋으면 방방 뛰어야 하는 1차원적인 캐릭터다. 그래서 말을 빨리, 높게 하려고 연습 중이다.
10. 유이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연기돌 두 사람이 주연으로 나서 화제인데.
김재중: 유이에게 수진 캐릭터의 느낌이 난다. 굉장히 착한데 왠지 모르게 시크하다. 대본 리딩 때부터 몇 번 만나봤는데 벌써 많이 편해졌다. 극을 이끄는 나와 유이가 모두 연기돌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려놓고 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10. 제대 후 아시아 투어부터 드라마 촬영까지 쉼 없이 활동 중인데 팬들을 다시 만난 기분은?
김재중: 아시아 투어를 하면서 팬들을 다시 만났다. 2년 전 함께 했던 호흡을 기억해주고 나의 공연을 즐겨줬다.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내 곁에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 있으면서 팬들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간이 흐르면 인기는 식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보면 겸손할 수밖에 없다.
10.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김재중: 반전 아닐까. 차가울 것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실제론 구수하다. 잘 하는 게 많은 것 같은데 못 하는 게 너무 많다. 공놀이를 못 한다. 크기나 무게에 상관없이 모든 공은 나를 피하더라.(웃음) 그런데 근력운동은 기가 막히게 한다. 힘은 센 편인데 기술은 부족하다. 대비되는 모습이 있어 서 신선하게 봐주는 것 같다.
10. ‘한류스타’라는 수식어가 주는 무게감이 있지 않을까?
김재중: 요즘은 한류스타가 많다. 다들 잘생긴 데다 매력도 넘친다. 변하지 않는 내면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최대한 노화를 늦추기 위해 노력은 한다. 갑자기 내 머리가 벗겨진다고 상상해봐라.
10. 군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김재중: 사람이다. 군대는 전국에서 각기 다른 남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잘 섞이고 싶은데 나를 보는 그들의 시선이 평범하진 않았다. 연예인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어서 오히려 오버를 많이 했다.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진급을 할수록 후임들과 편해져야 한다는데 나는 후임에게도 계속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했다. 그래도 그들은 나를 ‘좋은 선임’으로 기억하겠지?(웃음)
10. 절친 임시완이 최근 입대했다. 조언해 준 게 있나?
김재중: 말년휴가를 나왔을 때 임시완을 만났는데 ‘형, 가서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묻더라. 그냥 직접 느끼라고 말해줬다. 입대 전까진 잠도 자지 말고 작품 찍고 신나게 놀라고 조언했다. 임시완이 입대하기 전 다시 만났는데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걸 보니 내 대로 잘 실천한 것 같았다.
10. 연예계 대표 마당발인데 혼자 있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김재중: 차를 우린다. 최근에 큰 물병을 여러 개 샀다. 병마다 다른 종류의 차를 우려서 담아둔다. 집에 혼자 있는 모습을 보면 웃을지도 모른다. 한약을 달이는 것처럼 조용히 앉아서 작업을 한다. 집에 정수기가 없어서 전기주전자로 물을 데우는 탓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도 그 여유를 즐긴다.
10. CD를 모으는 취미도 있다던데.
김재중: 최근에 이사를 하면서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방 한가득 CD가 있다. 최근엔 1990년대 노래를 찾아 듣고 있는데 추억이 떠오르고 좋다.
10. 활동적인 취미는?
김재중: 자전거를 탄다. 아, 그런데 모기에 물리면 안 되는 피부여서 미친 듯이 패달을 밟아야 한다.(웃음) 모기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서 한 방 물리면 염증이 생기고 곪아서 터진다. 최근에도 모기에 물리는 바람에 발이 난리가 났다.
10. 고등학생 때 데뷔해 어느덧 30대다. 그간 활동을 돌이켜보면 어떤 기분일까?
김재중: 다사다난했다. 누군가의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라서 이렇게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역대급’ 인생이었다. 화려하기도 했고 말 못할 사연도 많았다. 이렇게 복잡한 나를 끝까지 믿고 좋아해주는 팬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들이 지금까지 내가 버틴 이유이며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다.
10. 10년 후엔 어떤 모습일까.
김재중: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의 내 모습에서 눈가 주름이 조금 더 생기는 정도? 어린 친구들은 내게 아저씨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그저 점잖게 나이를 먹고 싶은 마음이다.
10. 김재중의 빅픽처가 궁금하다.
김재중: 거창한 건 없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어릴 땐 원대한 꿈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함을 추구하게 된다. 나뿐 아니라 내 주 변의 모든 것이 늘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게 가장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누군가가 나를 계속 찾아주길 바란다면 그만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의미니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자신과 주변의 모든 것들이 늘 그 자리에 있기를 소망한다. 국내외를 들썩이게 하는 한류스타의 꿈 치고는 소박하다. 1990년대 음악을 들으며 향수에 빠지는 순박한 청년 김재중을 만났다. 제대 후 아시아 투어부터 MV 출연, 드라마 촬영까지 끝나지 않을 마라톤을 다시 시작한 김재중은 신인처럼 설레보였다.10. 오는 8월 9일 KBS2 드라마 ‘맨홀’로 복귀하게 됐는데 전작들과 색깔이 다른 코미디 장르다.
김재중: 사극, 액션, 판타지 등 많은 장르의 대본을 받았는데 그 중 ‘맨홀’이 눈에 딱 들어왔다. 16부작 안에서 15가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이렇게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유쾌한 모습뿐 아니라 예측 불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10. 출연을 결정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김재중: 편안한 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맨홀’은 유쾌하지만 마냥 가벼운 스토리는 아니다. 내 필모그래피가 다양하진 않은데 ‘맨홀’은 그런 내 안에서 많은 모습을 끌어낼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졌다.
10. 유쾌한 캐릭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김재중: 내가 맡은 봉필이는 어수선한 인물이다. 기분이 좋으면 방방 뛰어야 하는 1차원적인 캐릭터다. 그래서 말을 빨리, 높게 하려고 연습 중이다.
10. 유이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연기돌 두 사람이 주연으로 나서 화제인데.
김재중: 유이에게 수진 캐릭터의 느낌이 난다. 굉장히 착한데 왠지 모르게 시크하다. 대본 리딩 때부터 몇 번 만나봤는데 벌써 많이 편해졌다. 극을 이끄는 나와 유이가 모두 연기돌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려놓고 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김재중: 아시아 투어를 하면서 팬들을 다시 만났다. 2년 전 함께 했던 호흡을 기억해주고 나의 공연을 즐겨줬다.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내 곁에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 있으면서 팬들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간이 흐르면 인기는 식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보면 겸손할 수밖에 없다.
10.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김재중: 반전 아닐까. 차가울 것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실제론 구수하다. 잘 하는 게 많은 것 같은데 못 하는 게 너무 많다. 공놀이를 못 한다. 크기나 무게에 상관없이 모든 공은 나를 피하더라.(웃음) 그런데 근력운동은 기가 막히게 한다. 힘은 센 편인데 기술은 부족하다. 대비되는 모습이 있어 서 신선하게 봐주는 것 같다.
10. ‘한류스타’라는 수식어가 주는 무게감이 있지 않을까?
김재중: 요즘은 한류스타가 많다. 다들 잘생긴 데다 매력도 넘친다. 변하지 않는 내면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최대한 노화를 늦추기 위해 노력은 한다. 갑자기 내 머리가 벗겨진다고 상상해봐라.
10. 군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김재중: 사람이다. 군대는 전국에서 각기 다른 남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잘 섞이고 싶은데 나를 보는 그들의 시선이 평범하진 않았다. 연예인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어서 오히려 오버를 많이 했다.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진급을 할수록 후임들과 편해져야 한다는데 나는 후임에게도 계속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했다. 그래도 그들은 나를 ‘좋은 선임’으로 기억하겠지?(웃음)
10. 절친 임시완이 최근 입대했다. 조언해 준 게 있나?
김재중: 말년휴가를 나왔을 때 임시완을 만났는데 ‘형, 가서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묻더라. 그냥 직접 느끼라고 말해줬다. 입대 전까진 잠도 자지 말고 작품 찍고 신나게 놀라고 조언했다. 임시완이 입대하기 전 다시 만났는데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걸 보니 내 대로 잘 실천한 것 같았다.
10. 연예계 대표 마당발인데 혼자 있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김재중: 차를 우린다. 최근에 큰 물병을 여러 개 샀다. 병마다 다른 종류의 차를 우려서 담아둔다. 집에 혼자 있는 모습을 보면 웃을지도 모른다. 한약을 달이는 것처럼 조용히 앉아서 작업을 한다. 집에 정수기가 없어서 전기주전자로 물을 데우는 탓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도 그 여유를 즐긴다.
10. CD를 모으는 취미도 있다던데.
김재중: 최근에 이사를 하면서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방 한가득 CD가 있다. 최근엔 1990년대 노래를 찾아 듣고 있는데 추억이 떠오르고 좋다.
10. 활동적인 취미는?
김재중: 자전거를 탄다. 아, 그런데 모기에 물리면 안 되는 피부여서 미친 듯이 패달을 밟아야 한다.(웃음) 모기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서 한 방 물리면 염증이 생기고 곪아서 터진다. 최근에도 모기에 물리는 바람에 발이 난리가 났다.
김재중: 다사다난했다. 누군가의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라서 이렇게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역대급’ 인생이었다. 화려하기도 했고 말 못할 사연도 많았다. 이렇게 복잡한 나를 끝까지 믿고 좋아해주는 팬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들이 지금까지 내가 버틴 이유이며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다.
10. 10년 후엔 어떤 모습일까.
김재중: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의 내 모습에서 눈가 주름이 조금 더 생기는 정도? 어린 친구들은 내게 아저씨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그저 점잖게 나이를 먹고 싶은 마음이다.
10. 김재중의 빅픽처가 궁금하다.
김재중: 거창한 건 없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어릴 땐 원대한 꿈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함을 추구하게 된다. 나뿐 아니라 내 주 변의 모든 것이 늘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게 가장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누군가가 나를 계속 찾아주길 바란다면 그만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의미니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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