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개그콘서트’ / 사진=방송 캡처
KBS2 ‘개그콘서트’ / 사진=방송 캡처
이름만으로 웃음 기대감을 심어줬던 과거 ‘개콘’의 간판스타들이 대거 복귀했다. ‘한 주가 끝났구나’라는 묘한 상실감을 안겨줬던 ‘봉숭아학당’ 역시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개콘’의 상승세를 이끌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선 낯익은 개그맨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김대희를 필두로 강유미, 안상태, 신봉선, 박휘순, 박성광 등이 복귀한 것. 이들은 추억의 코너 ‘봉숭아학당’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패러디한 박휘순, 송병철, 류근지는 각각 102, 103, 104등 연습생을 맡아 웃음을 선사했다. 박성광은 혼자 사는 삶을 즐기는 ‘혼남’ 캐릭터로 열연했다. 벌써부터 “암말도 안 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며 유행어로 발전할 조짐을 보였다. 장기영은 강한 남자 ‘강남’을, 안상태는 정확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안공식’을 연기했다.

강유미는 ‘BJ강유만’으로 분했다. 자극 선도주자로, 1인 미디어 방송을 하는 콘셉트다. 실제로 셀프캠을 들고 나오는 신선한 연출이 눈길을 끌었다. ‘봉숭아학당’의 교장 부부 송중근, 이수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을 성대모사해 깜짝 웃음을 선사했다. 대미는 신봉선이 장식했다. 예언가 ‘신봉선녀’로 등장, ‘개콘’의 시청률을 묻는 질문에 “김종국의 제자리걸음”이라는 셀프 디스 개그를 펼쳤다.

김대희는 이 모든 캐릭터들을 아우르며 코너를 진행하는 ‘봉숭아학당’의 선생님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박성광과 박영진의 티격태격 호흡도 이날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앞서 ‘귀막힌 경찰서’ ‘이기적인 특허소’ 등에서 개그 콤비로 활약했던 두 사람이 새 코너 ‘미래에서 온 남자’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노리는 것.

1999년 첫 방송된 ‘개콘’은 번성기와 침체기를 번갈아 겪으면서도 19년을 뚝심 있게 버텨온 개그 프로그램이다. 특히 최근 몇 년 간은 눈에 띄는 활약 없이 시청자들의 혹평 세례를 받아왔다. 10%대를 육박하던 시청률이 7%대를 고전하는 것도 익숙해진 상황이다.

‘개콘’은 안주하지 않았다. 이렇다 할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개콘’ 명성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바 있는데, 스타 개그맨들과 추억의 코너를 소환하며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 신-구 개그맨들의 조화도 돋보였다. 익숙한 개그맨들과 신선한 개그맨들이 더해지니 재미가 배가됐다.

새로운 첫 걸음을 내디딘 ‘개콘’은 7.7%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회차가 기록한 7.9%보다 0.2%P 하락한 수치다. 당장의 시청률로 변화한 ‘개콘’의 성패를 속단하긴 이르다. 캐릭터가 대중들의 눈에 익는, 반복적인 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게다가 개그우먼 김지민 역시 복귀 소식을 알린 상황이다.

기존 코너에 새로운 코너, 추억의 코너까지 더해졌다. 새롭게 출격하는 ‘개그콘서트’가 그들의 슬로건처럼 ‘대한민국을 웃기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순간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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