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써클’
‘써클’
‘써클’이 한국형 SF 추적극의 새로운 서막을 열었다. 외계인의 존재와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안정케어시스템과 더불어 “기억은 책임”이라는 묵직한 주제까지, ‘써클’이 치밀한 연결고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리한 전개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27일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류문상 박은미 유혜미, 연출 민진기, 이하 써클)가 종영했다. 김준혁(김강우)은 클론(복제인간)으로 밝혀진 동생 김우진(여진구)과 함께 박동건(한상진)을 무너뜨리기로 했다. 김우진의 기억 영상을 역이용해 박동건의 악행을 폭로했고, 박동건은 큐브와 함께 옥상에서 추락했다.

이호수(이기광)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박동건은 안정케어시스템이라는 명분하에 시민들의 기억을 차단했다”면서 “기억이 차단됐던 시민들에게 기억이 돌아갈 것이다. 기억 차단으로 인해 행복했던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슬픔을 잊었다면 슬퍼하시길 바란다. 그것이 인간이다”는 말을 남겼다.

김준혁·김우진·한정연(공승연)은 행복한 삶을 되찾았다. 이때 과거 별이(공승연)가 나타났을 때와 비슷한 빛덩이가 등장했고, 한정연이 “그때의 감정, 기억이 느껴져”라는 말과 함께 눈빛이 변하며 극은 마무리됐다. 마치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열린 결말이었다.

지난 5월 22일 첫 방송된 ‘써클’은 소재도 형식도 모두 신선함으로 중무장한 채 등장했다. 외계인 미스터리와 2037년의 미래 사회 등 독특한 상상력과 한 회에 두 시대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더블트랙’ 형식으로 색다른 매력을 안겼다.

드라마는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파트1에서 헤어진 형제인 김우진과 김범균(안우연). 파트2에 등장한 김준혁이 김범균으로 밝혀져 반전을 안겼다. 또한 파트1의 별이가 과거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한정연으로 살아간다는 설정 역시 흥미로웠다. 파트2의 멋진 신세계를 건설한 휴먼비 회장이 박동건이라는 반전 역시 강렬했다. 극 말미 발견된 김우진이 알고 보니 클론이라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렇듯 ‘써클’은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소재는 물론, 파트1과 파트2의 치밀한 연결고리가 퍼즐처럼 맞물리는 재미를 안기며 호평을 얻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기억이라는 메시지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한국형 SF 추적극의 진수를 선보였다. 시청률 2.9%로 출발한 ‘써클’은 꾸준히 2%대를 유지하며 침체됐던 tvN 월화극의 새로운 활력소 역할까지 해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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