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리얼’ 스틸컷 /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리얼’ 스틸컷 /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영화의 만듦새와 별개로 ‘리얼’(감독 이사랑, 제작 코브픽쳐스) 속 김수현은 독보적이다. 김수현의, 김수현에 의한, 김수현을 위한 영화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김수현은 열연을 펼쳤다. 데뷔 후 첫 1인 2역부터 수위 높은 노출과 베드신 그리고 액션 연기까지, 그야말로 김수현이 모든 걸 바쳤다. 과연 “‘리얼’이 나의 20대 마지막 대표작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김수현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리얼’이 베일을 벗었다. ‘리얼’을 통해 김수현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그는 ‘리얼’에서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그와 이름도 얼굴도 똑같은 의문의 남자 장태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러나 김수현은 1인 2역을 넘어선 느낌이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그는 여러 갈래의 성격을 지닌 장태영을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려냈다.

극 중 김수현은 아시아 최대 규모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둔 야심 가득한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거액의 투자를 약속하며 나타난 의문의 사업가 장태영으로 분했다. 섬세한 연기력과 분위기만으로 같은 얼굴이지만 전혀 다른 인물을 표현했다. 보스 장태영을 연기할 땐 ‘상남자’였다.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위압감을 드러내는 그는 어떤 사람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차진 욕은 물론 완벽한 무술 실력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보스 장태영으로 강렬한 남성미와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면 투자자 장태영은 다소 여성적이면서도 변태스러운 모습이었다. 보석이 박힌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그의 의뭉스러운 성격은 불쾌한 느낌을 안기기까지 한다. 김수현의 남다른 힘을 느낄 수 있다.

단연 놓칠 수 없는 건 액션이었다. 보스 장태영은 밑바닥부터 올라온 인물로 김수현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액션으로 상대방을 단번에 제압하며 통쾌함을 안겼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액션에 현대 무용을 결합한 화려한 비주얼의 액션 시퀀스는 단언컨대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이는 이 장면에서 김수현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았다.

노출 역시 감행했다. 온 몸에 문신을 한 보스 장태영의 몸을 보여주기 위해 탄탄하게 만들어놓은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며 그간 우리가 보았던 김수현의 모습을 완전히 지웠다.

김수현은 ‘리얼’의 전체 111회차 촬영 중 무려 101회차 촬영에 참여했다. 김수현의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께 출연했던 조우진은 ‘리얼’에 대해 “김수현의 빛나는 청춘이 담겨 있다. 김수현의 모든 것이 아닐까 한다”며 “김수현을 만끽하고 싶으면 ‘리얼’을 보면 될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리얼’ 포스터 /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리얼’ 포스터 /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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