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최고의 한방’ 이세영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최고의 한방’ 이세영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배우 이세영의 스펙트럼이 한없이 넓어지는 중이다. 전작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新로코퀸의 탄생을 알릴 땐 언제고 이번엔 한없이 망가진다.

이세영은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극본 이영철 이미림, 연출 유호진 차태현)에서 엄마의 잦은 결혼과 이혼으로 인해 유일한 꿈이 ‘무조건 안정된 삶’이 돼버린 짠 내 나는 공시생 최우승을 연기 중이다.

극 중 최우승은 절친 이지훈(김민재)이 끊어놓은 수강증으로 학원을 다니며 밤엔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주말엔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감행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산다. “언젠가 우승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까지 지녔다. 눈에 병이 나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긴 하지만, 슬픔의 눈물은 함부로 흘리지 않는 외유내강의 소유자다.

최우승 캐릭터는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공무원 시험에서 배탈로 인해 실격처리 된 후 서럽게 엉엉 울어버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사실 고등학생 때는 밴드 활동을 하며 작곡을 즐겼었다는 과거가 공개돼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반면 일상생활에선 다소 지질하고 엽기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으며 웃음까지 자아낸다.

이세영은 또래의 캐릭터를 맡아 바쁘게 사는 청춘의 모습을 공감가게 그려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엽기적일 만큼 유쾌한 모습으로 극의 온도차를 맞춰간다. 친구들과 함께할 땐 막말도 서슴지 않는 과격함을 드러내며 웃음을 유발하는 것. 허무하게 공무원 시험을 날려버린 신에선 배탈로 인해 뱃속에서 폭풍우가 치는 모양새를 리얼하게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특히 지난 16일 방송된 회차에선 ‘기승전결(귀여운 척, 승질내기, 전라도 사투리 쓰기, 결국 쓰러져 잠들기)’ 확실한 술주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세영이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세영은 한 작품 안에서 급격하게 달라지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이질감 없이 그려낸다. 도회적인 외모로 한없이 망가지는 그의 열연이 엄마미소를 자아내는 상황.

매번 같은 톤의 연기를 해온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세영의 무한한 가능성을 짐작케 한다. 전작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그는 첫 로맨틱코미디 연기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잣집 막내딸의 순수함을 온 몸으로 표현하며 주말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아역배우로 데뷔한 그는 줄곧 도도하고 새침한 이미지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극에서도 이세영은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OCN ‘뱀파이어 탐정’에서는 보이시하고 도발적인 모습으로 등장, 불법 해킹이나 사기 등을 일삼으며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던 바다.

이번엔 특유의 감정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코미디까지 선보인다. 이세영은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중이다. 벌써부터 그의 차기작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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