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10회 방송에서 스타로드엔터테인먼트 소속 1년 3개월 차 일본인 연습생 타카다 켄타는 해맑은 얼굴과 서툰 한국말로 이렇게 외쳤다. 이날 타카다 켄타는 전체 방송 중 2분 20여초 얼굴을 비췄다. 지난 1회부터 9회까지 그의 분량이 6분 30초 가량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10회는 타카다 켄타가 가장 많은 분량을 얻은 회차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타카다 켄타는 이날 방송에서 최종 20인에 들지 못해 방출됐다.
타카다 켄타는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유독 분량이 적었다. 방송에 나올 만큼의 능력을 갖추지 못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타카다 켄타는 첫 번째 소속사 등급 평가 당시 C등급을 받았다. 평가 장면은 편집됐다. 이후 등급 재조정을 통해 B등급으로 올라섰다. ‘프로듀스101’ 시즌2 트레이너들의 평가 기준이 유독 엄격했던 것을 미루어볼 때 타카다 켄타는 분명 실력적 성장을 보여 인정받은 셈이다.
타카다 켄타는 과거 일본에서 K팝 댄스 커버 팀으로 활동했다. 타카다 켄타는 특히 틴탑의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틴탑 리키도 그의 존재를 알 정도로 유명했다. 덕분에 무대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안무 동작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은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를 토대로 타카다 켄타는 매 경연 주요 포지션을 차지했다. 그룹 배틀 평가에서는 인피니트의 ‘내꺼 하자’를 불렀는데 당시 센터를 맡았다. 센터는 ‘프로듀스101’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포지션으로 무대 중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에 팀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타카다 켄타 역시 ‘내꺼 하자’ 센터로 무대를 압도했다. 현장 투표 결과 133표를 차지하며 팀 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다. 타카다 켄타의 ‘내꺼 하자’는 네이버TV에 게재된 개인 직캠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두 번째 포지션 평가에서 예상을 뒤집고 보컬에 도전했다.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불렀다. 함께 호흡을 맞춘 팀 연습생들로는 김용진·배진영(C9)·유선호(큐브)·이우진(미디어라인) 등이다. 그중 최 연장자였던 타카다 켄타는 리더가 됐다. 리더는 연습을 주도하고 팀원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타카다 켄타 역시 리더로서 10대가 주를 이루는 ‘봄날’ 팀을 이끌었다. 이 역시 방송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타카다 켄타가 감미로운 음색과 깔끔한 고음, 분명한 한국어 발음을 자랑한 ‘봄날’은 개인 직캠 영상에서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세 번째 콘셉트 평가에서 타카다 켄타는 노크(Knock) 팀에 속했다. 무려 현장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한 ‘열어줘’를 부른 팀이기도 하다. 당시 팀원으로는 강동호·강다니엘·김용국·유선호·임영민·주학년 등이 있다. 인기 연습생들이 다수 포진돼 새로운 ‘어벤저스 조’라 평가받기도 했다. 타카다 켄타는 ‘열어줘’의 센터 자리를 욕심낼 만큼 의욕을 보였다. 실제 무대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21위, 25위, 29위, 28위, 24위, 31위, 24위… 타카다 켄타가 ‘프로듀스101’ 시즌2 1주차부터 7주차까지 기록한 순위다. 대개 2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데뷔가 확실시되는 안정권은 아닐지라도, 그간 타카다 켄타의 분량이 시즌2 도합 총 10분도 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그러니 이는 오직 타카다 켄타의 실력만으로 이룬 것이다.
결국 방송 분량의 벽을 넘지 못하고 ‘프로듀스101’ 시즌2 최종 데뷔 문턱에서 탈락했으나, 타카다 켄타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타카다 켄타는 자신의 SNS를 통해 “탈락하는 것은 아쉽지만, 후회는 없습니다”라며 “‘프로듀스101’의 타카다 켄타는 끝났지만, 앞으로 항상 노력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계속 응원해주시면 좋겠고 앞으로 저의 매력을 하나씩 하나씩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친필 메시지를 게재했는데, K팝 스타를 꿈꾸는 타카다 켄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저는 반드시 빛납니다.” 그 어떤 외부 요인 없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노래와 춤, 매력만으로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살아남았던 타카다 켄타라면 분명 그의 내일은 더 빛날 것이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