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비밀의 숲’ 화면 캡쳐 / 사진=tvN 제공
‘비밀의 숲’ 화면 캡쳐 / 사진=tvN 제공
조승우가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믿보배) 타이틀을 입증했다. 1시간 내내 감정이 없는 검사로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아도 남다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극 속으로 인도했다. “배우로서 고민이 많던 시기에 대본을 보고 욕심이 났다”고 말했던 조승우의 선구안은 이번에도 옳은 듯했다.

조승우는 10일 첫 방송된 tvN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 연출 안길호)에서 감정을 잃어버리고 오직 이성으로만 세상을 보는 차갑고 외로운 검사 황시목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렸을 적 뇌수술로 인해 감정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 된 황시목은 매사 이성적이고 차분했다. 황시목은 조승우라는 배우를 만나 제 옷을 입은 듯 극 안을 활개 했다.

이날 방송에서 황시목은 검사들에게 은밀한 접대를 해왔던 스폰서인 박무성(엄효섭)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모습을 가장 처음으로 발견했다. 앞서 박무성은 황시목에게 “차장(유재명)한테 전해. 내가 입만 뻥끗하면 생매장 시킬 수 있어. 나 혼자 죽을 수는 없다”며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던 상황.

황시목은 이창준(유재명)과 서동재(이준혁)를 의심하는 듯 했지만 사건의 모든 증거들은 텔레비전 수리 기사인 강진섭(윤경호)을 범인으로 몰고 갔고, 결국 그는 징역 22년을 선고 받았다. 강진섭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을 했다. 이제 황시목은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본격으로 추적하게 된다.

조승우는 비상한 두뇌를 가졌으나, 감정을 잃어버린 황시목으로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냈다. 살인 사건 현장에서 당황하거나 감정적으로 격하지 않은 채 모든 일들을 착착 수행해나갔다. 조승우는 냉정하리만큼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황시목을 눈빛과 표정 그리고 안정적인 발성 등으로 완벽하게 그려냈다. 조승우의 연기는 추격 스릴러의 집중력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을 통해 주로 감정을 토해내는 역할을 연기해왔던 조승우지만 절제된 감정의 소유자인 황시목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뽐냈다. 무엇보다 주로 영화에 출연했던 조승우인만큼 그의 출연만으로 안방극장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은 덤이었다.

단 2회 분량의 대본을 보고 드라마에 매료됐다는 조승우.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황시목과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의 진실은 무엇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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