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권상우 / 사진제공=수컴퍼니
배우 권상우 / 사진제공=수컴퍼니
배우 권상우를 만나기 전엔 다소 거칠지 않을까 상상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드라마 ‘야왕’ 등의 흥행이 그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줬던 터다. 수수한 차림으로 인터뷰 현장에 나타난 권상우는 일련의 편견을 모두 깨부쉈다. 작은 손동작을 써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시시콜콜한 농담을 섞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가족 얘기엔 조금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었다. 무엇보다 본업 연기에 대해서 얘기할 땐 여느 신인 못지않게 열정적이었다. 약 17년간 해온 것이 많지만 그보다 해나갈 것이 더욱 궁금한 권상우의 이야기.

10. 드라마 방송 직전 예능 사십춘기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권상우: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예능이었다. 무엇보다 나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은 깬 것 같아서 좋았다. 나는 그렇지 않은데, 주변에선 내가 차가울 것 같다고 하더라. 예능은 시기가 맞는다면 잘 할 자신이 있다. 새로운 포맷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10. 그렇다면 파트너는 정준하?
권상우: 그 형 요즘 하는 것 보니까 안되겠다.(웃음) 형이 좋은 아이템이 있다며 자주 전화를 한다. 한 번은 안 받은 적도 있다.

10. 아내 손태영도 현재 드라마 촬영 중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배우라는 걸 인지하나?
권상우: 신경을 잘 안 쓰는 것 같다. 첫째 룩희는 특히 신경을 안 쓰고, 딸 리호는 내가 경찰인 줄 안다. 손가락으로 총을 만들어 쏘는 시늉을 한다. 귀여워 죽겠다.

10. 워낙 아들바보·딸바보 아닌가. 육아 지분은 어느 정도인가?
권상우: 내가 일을 할 땐 크게 신경을 못 쓰지만 그래도 중간 이상은 하고 있지 않을까. 아이들과 ‘콩순이’ 뮤지컬 스케줄도 예정돼있는걸.

10. 육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권상우: 결혼 직후부터 계속 연락은 받고 있다. 하지만 배우로서 장기적으로 마이너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정을 통해 아이들과의 관계를 꾸미게 될 수도 있다. 성격상 잘 못 할 것 같다. 대신 ‘미우새’에 스페셜 게스트로는 출연을 해보고 싶다.

10. 워낙 사랑꾼이다. 벌써 결혼 9년 차인데 실감하나.
권상우: 체감하기론 2년 정도 된 것 같다. 짧게 느껴진다. 내년에 10주년이라 가족들과 의미 있게 기념 촬영을 하려고 계획 중이다.

10. 마흔을 넘겼다. 세월의 변화를 느끼나.
권상우: 스태프들을 보면서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걸 실감한다. 어떤 작품을 만들 때 나에게 연락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즐겁다. 내가 드라마 주인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겠나. 좋은 작품이 있을 때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다.

10. 꾸준히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뭘까.
권상우: 그냥 내가 좋아서. 신인 때부터 대본을 가지고 찾아가는 연기 선생님이 있다. 내가 이제 와서 연습을 한다고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냥 선생님을 찾아가는 그 자체가 설렌다. 연기를 연습하고 할 수 있다는 게 나를 계속 달리게 한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 배역을 연기하고 있는 날 상상가면 엔도르핀이 돈다.

10.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없을까.
권상우: 웬만한 20대보다 내가 체력이 더 좋을 것 같다. 20년째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굉장한 근육질의 몸이 필요한 작품을 만나서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작정하고 만들면? 난리난다.

10. 스스로 느끼는 배우로서 장단점을 말하자면.
권상우: 내 입으로 얘기해도 되나.(웃음) 유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멜로든 액션이든, 한 가지를 엄청나게 잘 하진 않지만 두루두루 80점은 될 것 같다. 발성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긴 했지만…내가 어떻게 하겠나. 그 또한 나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성격 참 좋지 않나.

배우 권상우 / 사진제공=수컴퍼니
배우 권상우 / 사진제공=수컴퍼니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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