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이범수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범수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아이들과 노는 게 조금은 어색한 일반적인 아빠의 모습에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고 달래는 속 깊은 아빠의 모습까지. 배우 이범수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를 통해 보여준 성장이었다.

이범수의 가족은 약 1년 3개월간의 ‘슈돌’ 촬영을 마치고 지난 5월 14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이후 만난 이범수는 ‘슈돌’을 회상하며 “얻은 게 크다”고 말했다.

“뻔한 말일 수 있겠지만 가족애를 많이 느꼈죠. 이 전엔 엄마만 따르던 소을이와 다을이가 저에게 먼저 장난도 쳐요. 제가 입을 옷의 팔다리를 묶어놓은 적도 있죠. 자고 있는 데 니킥으로 깨우기도 하고요. 이 전엔 없었던 과감한 스킨십이 생겼어요. 하하.”

가족들이 노출된다는 점은 이범수가 육아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망설였던 이유다. 실제로 숱한 출연 제의가 있었지만 이범수는 번번이 거절했다고.

“아이들을 앞세워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슈돌’은 잊을만하면 계속 연락이 오더라고요. 어느 날 휴대폰 교체를 하면서 데이터를 백업하는데, 소을이의 과거 사진을 보게 됐어요. 세월이 참 빠르다고 느꼈고 아이들이 크기 전에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어요. 때마침 ‘슈돌’에서 또 다시 연락이 왔죠. 운명 같았어요.”

그렇게 시작한 프로그램에서 그는 ‘배우 이범수’가 아닌 ‘아빠 이범수’로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의도적인 메이크업이나 협찬 등은 거부했다.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 대해 부담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다. 보통의 아빠니까”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움 덕분인지 이범수와 딸 소을이와 아들 다을이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숱한 ‘랜선이모(인터넷상의 이모)’를 양성했고 우애 깊은 소을이와 다을이의 모습이 비춰지며 ‘국민남매’라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처음엔 잘 모르더니 점차 본인들이 TV에 나오는 걸 인지하는 것 같았어요. 쑥스러워하고 신기해하던데요. 촬영 전날 밤엔 소풍가는 아이들처럼 들떠서 잠도 못 자고 기대하더라고요.”

이범수 가족의 하차 소식에 아쉬움의 목소리는 컸지만, 오히려 소을이와 다을인 덤덤했다.

“아이들은 서운해 하지 않던데요. 녹화 때도 제작진이 서운한 점 없냐고 물어보니까 ‘없는데요’라고 답해서 제가 당황했어요. 생각해보면 이해가 돼요. 애들에겐 아빠랑 헤어지는 게 아니니까.”

이범수는 제작자로도 참여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크랭크인과 함께 ‘슈돌’에서 하차하게 됐다. 그는 “딱 (하차하기) 알맞은 시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길을 가다가 아이들을 덥썩 만지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러면 아이들은 놀라고요. 더 오래 프로그램을 한다면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커질 것 같았어요. 제작진이 주는 아이템에도 한계가 있고요. 아내는 2주에 한 번 있던 휴가가 사라졌다면서 농담조로 얘기하더라고요. 이번 촬영을 통해 엄마들의 노고를 많이 느꼈어요. 제가 어른이 됐죠.”

배우 이범수의 가족사진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범수의 가족사진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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