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마운틴무브먼트엔터테인먼트
/사진=마운틴무브먼트엔터테인먼트
박해진은 참 한결같은 사람이다. 풋풋한 연하남에서 한류스타가 되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을 쉼 없이 달렸음에도 여전히 주변을 먼저 생각한다. 각종 선행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소문난 ‘미담 제조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그는 묵묵히 걸어왔다. 그리고 지금이 “제일 농익은 시기”라고 표현하며 앞으로의 10년을 또 기대케 만들었다.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변화무쌍했다. 데뷔 11년차에 접어든 그는 최근 JTBC 드라마 ‘맨투맨’을 통해 지금껏 보지 못한 연기변신에 나섰다. 코믹부터 멜로, 액션까지 국정원의 고스트요원 김설우와 높은 싱크로율을 선보이며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완성시켰다.

10. ‘맨투맨’ 종영을 앞두고 있는데.
박해진 : 제가 했던 작품 중 가장 행복했던 작품이었다. 끝이 나는 순간까지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감독님, 스태프 분들과 의견도 나누면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맨투맨’은 출연한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컸던 작품이었다.

10. 최근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연이어 참패했던 터라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박해진 : 부담감은 있었지만, 사전제작에 대한 시스템을 알게 된 계기였다. 예전에 중국에서 (사전제작 드라마를) 해봤기 때문에 ‘알 것 같다’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맨투맨’을 해보니까 ‘내가 아는 게 다는 아니었구나’를 느꼈다. 환경적인 부분이 달랐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었다. 사전제작에 충분히 만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개선하면 좋을 점도 많이 깨닫게 됐다.

10. 그렇다면 사전제작 드라마와 일반 드라마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해진 : 사전제작은 아무래도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할 수 있다. 쪽대본에 시달리지 않아서 좋았고, 편집을 좀 더 공들여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일반 드라마는 거의 생방송처럼 진행되다보니 너무 힘들고 잠도 못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곧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또 이를 이용해서 드라마 노선을 틀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전제작이나 일반 드라마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10. 극중 김설우라는 캐릭터는 입체적이었다. 작품 전 많은 준비를 했을 것 같다.
박해진 ; 일단 액션은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런데 코믹적인 부분은 준비 했다기 보다는 현장에서 많이 만들어내지 않나. 상의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또 터지는 부분은 캐치를 해서 써먹기도 했다. 뭘 참고한다고 되는 건 아니더라. 화려한 코미디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 부분이 감독님이랑 잘 맞아서 재밌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0. 김설우는 유독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박해진의 표정들이 많았다. 실제 모습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박해진 : 기존에는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하면 지금은 박해진에 김설우를 대입해서 연기를 한 것 같다. 저의 개인적인 모습들이 많이 나온 것이 맞다. 표정이나 제가 하는 행동들이 연기적인 모습보다는 실제 모습이 많이 반영됐다. 친한 사람들도 작품을 보고 그런 소리를 많이 하더라.

/사진=마운틴무브먼트엔터테인먼트
/사진=마운틴무브먼트엔터테인먼트
10. 박성웅과의 브로맨스 케미는 빠트릴 수 없다. 어땠나?
박해진 : (박성웅) 형 너무 좋다. 촬영할 때도 정말 아재개그를 어마어마하게 하시는 너무 웃기다. 예전에 한 작품을 했었지만 마주친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같이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다. 나중에 촬영 끝날 때 다돼서는 ‘섭섭해서 어떻게 하나’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정말 좋은 형이다.

10. ‘맨투맨’은 유독 쟁쟁한 카메오들도 많이 출연했다. 송중기, 남궁민과 호흡은?
박해진 : (송)중기 씨는 굉장히 오랜만에 봤다. 그 때 촬영하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박) 성웅 형이 NG를 잘 안내는 편인데, 그날 좀 많이 내셨다. 하하. 그런데 정말 재밌게 찍었다. 남궁민 선배님 오셨던 신은 남규만의 연기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마침 당시 ‘김과장’을 재밌게 보고 있었을 때여서 더 재밌었다.

10. 사실 첩보물은 흥행하기 어려운 장르다. 불안하지는 않았나?
박해진 : 사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더라도 방송하기 전까지는 ‘잘 될 것이다’라는 확신을 갖고 한다. 처음부터 ‘안 될 것 같은데’라고 하지 않지 않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맨투맨’은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작이 워낙 인기 있었고, 또 대선기간이라던지 다른 악재들이 겹쳤다. 저는 그저 많은 분들이 본방송이 아니더라도 다운로드가 됐건, 다시보기가 됐건 실제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보셨으면 좋겠다. 정말 재밌는 작품이니까.

10. 최근 작품들을 살펴보면 유독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많았다. 그런 캐릭터에 유독 많이 끌리나?
박해진 : 그런 건 아니다. 캐릭터도 유행이란 게 있지 않나. 그런 흐름을 타는 것 같다. 사실 단편적인 캐릭터도 하고 싶다.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 선배 같은 악역 말이다. 등장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욕만 먹다 끝나는 역할이 욕심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