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아버지가 이상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아버지가 이상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안하무인 톱스타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하다가도 가족사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다정한 눈빛은 설렘을 유발한다. 한 드라마 안에서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내는 건 꽤나 도전적인 일이다. 이 어려운 걸 배우 이준이 한다.

이준은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이하 아이해)'(극본 이정선, 연출 이재상)에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 안중희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부족한 연기력으로 인해 ‘발연기 배우’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에게 기적처럼 미니시리즈 ‘오 마이 보스’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아버지와의 정을 느끼는 연기를 위해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변한수(김영철)를 친아버지라고 생각해 4남매가 거주하는 변씨 집안에 입성했다.

그는 “모든 게 연기를 위한 일”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다정한 변씨 가족을 보며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지곤 했다. 극 초반 자기중심적이던 안중희는 점차 변씨 가족에 동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4일 방송된 28회에서는 생일을 맞는 안중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가족들의 깜짝 생일파티를 받은 그는 처음 느껴보는 가족애에 눈물을 쏟았다. “우리 아이들도 용돈을 줄 때 가장 좋아하더라”라며 현금을 선물로 건네는 변한수에겐 “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였다.

매니저이자 자신의 여동생(으로 믿고 있는) 변미영(정소민)을 향한 마음을 깨달으며 설렘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초반엔 악연으로 얽혔지만 변미영의 순수함에 끌리기 시작한 안중희는 “동생이니까”라는 이유로 그에게 애정을 쏟았던 바.

이날 안중희는 감정 연기에서 감독의 호평을 받았지만 로맨스 연기에서 고충을 겪었다. 사랑스러운 눈빛을 요구받곤 야비한 표정이나 분노하는 연기를 펼쳐 폭소를 유발했다. 그러면서 극 말미엔 “그래, 이 눈빛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눈빛이지”라는 감독의 말에 자신이 변미영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준은 감정연기에서 코미디로, 코미디에서 로맨스로 넘어가는 과정을 이질감 없이 그려냈다. 한 회 안에서 극과 극의 연기로 안방극장을 웃기고 울리는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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