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옥빈 : 설레고 좋았다. 너무 어렸을 때 가서 그런지 기억이 없더라. 공항에 도착하면 거리가 다 기억날 줄 알았는데 하나도 나지 않았다. 당시에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들이 있어서 따라다니기만 했다. 모든 기억을 새롭게 씌우는 과정이었다.
애를 써서라도 기억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잘 몰라서 소중히 하지 않고 흘려보냈다. 지금은 그곳에 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더 기억하고 싶어서 한 반 더 밖을 내다보고 걸어 보려고 했다. 모든 걸 눈으로 찍었다 충분히 그 분위기를 즐기고 왔다.
10. ‘박쥐’ 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김옥빈 : 나이를 먹었다는 거?(웃음) ‘박쥐’ 때는 정말 애기였다. 신기한 게 많았다. 어렸을 때는 시간이 늦게 간다고 하더라. 항상 들떠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현장이 익숙해지면서 조금 더 노련해진 거 같다. 몰라서 두려웠던 것들이 알아서 편해진 것도 있다. 오지랖도 넓어지고 참견도 많아졌다.
10. ‘악녀’는 보기 드문 여성 원톱 액션 장르다. 선택하게 된 이유는?
김옥빈 : 시나리오를 봤는데 액션신(SCENE)이 정말 많았고, 여주인공에게 그걸 계속 맡겼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감독님이 이걸 어떻게 만들 생각을 했지?’, ‘진짜 제작이 된다고?’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숙희의 성장 과정이 영화 안에 오롯이 담겨져 있었다. 복수, 배신, 사랑을 한 영화에서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정말 하고 싶었다. 누구한테 주고 싶지 않고 해내고 싶었다.
10. 본인이 소화한 액션신은?
김옥빈 : 극 속 액션의 90%~95%를 소화했다. 목숨을 내놓아야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내가 다 했다. 버스 액션신은 와이어를 거미줄처럼 달고 연기했다. 몸에 긴장이 많이 돼서 힘이 들었고, 버스 안이 굉장히 좁아서 촬영감독님과도 자주 부딪혔다. 힘들게 찍어서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 이번에 액션에 재능을 발견한 것 같은가?
김옥빈 : 완전히 발견했다.(웃음) 지난해 7월부터 훈련을 받고 10월에 본격적으로 촬영했다. 약 3개월 정도 훈련을 했는데, 배울 때 빨리 늘었다. 내가 즐겼고, 좋아했다. 새로운 합을 짜주면 설레었다. 액션이 업그레이드되면 신이 나서 연기했다.
10. 여자 원톱 액션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김옥빈 : 여성 액션은 많이 없지 않은가. 칸에서 외신들이 전 세계적으로 여성 액션이 별로 없는데, 한국에서 나왔다는 게 신기하다는 말을 해줬다. 여성 액션 장르는 외국에서도 많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나도 감독님한테 ‘투자가 됐나요?’라는 질문을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많이 두려워하는 장르다. 다치지 않고 제대로 소화해내고 싶었다. 그래야지 앞으로 투자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10. 많이 다쳤을 것 같은데?
김옥빈 : 멍들고 찢기고 피나는 건 일상이었다. 크게 다쳤다고 할 수 없었다. 액션 영화를 하면서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그래도 큰 부상이 없었던 건 안정장치를 제대로 제대로 했기 때문이다. 리허설도 여러 번 했고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
10. ‘박쥐’부터 ‘유나의 거리’, ‘악녀’까지 주로 강한 캐릭터가 주목을 받았다.
김옥빈 : 내가 강렬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그런 역할만 하겠다는 건 아니다.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얘기할 수 있는 역할을 선호하는 편이다.
10. 차기작 계획은?
김옥빈 :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액션 작품이 들어오면 또 하고 싶다. 예전부터 춤추는 것도 좋아했다. 흥이 난다. 음악이 있는 영화도 해보고 싶다. 멋지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배우 김옥빈은 ‘얼짱 선발대회’에서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또렷하고 큰 눈, 오똑한 콧날, 작은 얼굴 등 얼짱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인형 같은 외모에만 갇히지는 않았다. 영화 ‘여고괴담4’(2005)로 데뷔한 그는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고, ‘박쥐’(2009)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그로부터 8년 뒤 김옥빈은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 제작 앞에 있다)로 다시 한 번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고 말한 김옥빈은 “당시와 비교하면 오지랖도 넓어지고 참견도 많아졌다”고 호탕한 미소를 지었다.10. 두 번째로 방문한 칸 국제영화제는 어땠나?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액션 영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고,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옥빈은 목검, 장검, 권총, 도끼 등 손에 잡히는 것은 그 어떤 것이든 위협적인 무기로 만드는 최고의 실력을 지닌 숙희 역을 맡아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이고 강렬한 킬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김옥빈 : 설레고 좋았다. 너무 어렸을 때 가서 그런지 기억이 없더라. 공항에 도착하면 거리가 다 기억날 줄 알았는데 하나도 나지 않았다. 당시에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들이 있어서 따라다니기만 했다. 모든 기억을 새롭게 씌우는 과정이었다.
애를 써서라도 기억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잘 몰라서 소중히 하지 않고 흘려보냈다. 지금은 그곳에 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더 기억하고 싶어서 한 반 더 밖을 내다보고 걸어 보려고 했다. 모든 걸 눈으로 찍었다 충분히 그 분위기를 즐기고 왔다.
10. ‘박쥐’ 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김옥빈 : 나이를 먹었다는 거?(웃음) ‘박쥐’ 때는 정말 애기였다. 신기한 게 많았다. 어렸을 때는 시간이 늦게 간다고 하더라. 항상 들떠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현장이 익숙해지면서 조금 더 노련해진 거 같다. 몰라서 두려웠던 것들이 알아서 편해진 것도 있다. 오지랖도 넓어지고 참견도 많아졌다.
10. ‘악녀’는 보기 드문 여성 원톱 액션 장르다. 선택하게 된 이유는?
김옥빈 : 시나리오를 봤는데 액션신(SCENE)이 정말 많았고, 여주인공에게 그걸 계속 맡겼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감독님이 이걸 어떻게 만들 생각을 했지?’, ‘진짜 제작이 된다고?’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숙희의 성장 과정이 영화 안에 오롯이 담겨져 있었다. 복수, 배신, 사랑을 한 영화에서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정말 하고 싶었다. 누구한테 주고 싶지 않고 해내고 싶었다.
김옥빈 : 극 속 액션의 90%~95%를 소화했다. 목숨을 내놓아야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내가 다 했다. 버스 액션신은 와이어를 거미줄처럼 달고 연기했다. 몸에 긴장이 많이 돼서 힘이 들었고, 버스 안이 굉장히 좁아서 촬영감독님과도 자주 부딪혔다. 힘들게 찍어서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 이번에 액션에 재능을 발견한 것 같은가?
김옥빈 : 완전히 발견했다.(웃음) 지난해 7월부터 훈련을 받고 10월에 본격적으로 촬영했다. 약 3개월 정도 훈련을 했는데, 배울 때 빨리 늘었다. 내가 즐겼고, 좋아했다. 새로운 합을 짜주면 설레었다. 액션이 업그레이드되면 신이 나서 연기했다.
10. 여자 원톱 액션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김옥빈 : 여성 액션은 많이 없지 않은가. 칸에서 외신들이 전 세계적으로 여성 액션이 별로 없는데, 한국에서 나왔다는 게 신기하다는 말을 해줬다. 여성 액션 장르는 외국에서도 많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나도 감독님한테 ‘투자가 됐나요?’라는 질문을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많이 두려워하는 장르다. 다치지 않고 제대로 소화해내고 싶었다. 그래야지 앞으로 투자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옥빈 : 멍들고 찢기고 피나는 건 일상이었다. 크게 다쳤다고 할 수 없었다. 액션 영화를 하면서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그래도 큰 부상이 없었던 건 안정장치를 제대로 제대로 했기 때문이다. 리허설도 여러 번 했고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
10. ‘박쥐’부터 ‘유나의 거리’, ‘악녀’까지 주로 강한 캐릭터가 주목을 받았다.
김옥빈 : 내가 강렬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그런 역할만 하겠다는 건 아니다.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얘기할 수 있는 역할을 선호하는 편이다.
10. 차기작 계획은?
김옥빈 :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액션 작품이 들어오면 또 하고 싶다. 예전부터 춤추는 것도 좋아했다. 흥이 난다. 음악이 있는 영화도 해보고 싶다. 멋지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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