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이정재/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 하면 카리스마 넘치고 젠틀한 신사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할 것 같은 아우라를 지닌 배우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정재는 천천히 대중과 가까워지게 됐다. 배우-개그맨 할 것 없이 그의 성대모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부터다.

“사실 이렇게 될지는 몰랐어요. (웃음) ‘암살’이나 ‘관상’ 속 대사 같은 건 나도 다 까먹었는데 성대모사를 다들 잘 하시더라구요. 처음에는 나를 가지고 너무 희화화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는데 얼마 지나고 나니까 반갑더라구요. 일종의 소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즐기기로 했죠.”

어느덧 데뷔 25년 차가 된 배우 이정재는 선배 배우로서 가지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그는 “40대 중반 배우가 됐는데, 우리 나잇대 배우들이 주로 맡는 캐릭터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권력을 가진 안타고니스트 느낌의 캐릭터가 많아요. 그리고 그 주위 사람들은 선한 캐릭터로 묘사되곤 하죠.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자꾸 하다 보면 이미지가 깎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내가 후배 배우들 나이일 때는 선하고 의로운 역할을 했듯이, 이제 내가 선배의 나이가 됐으니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피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이정재/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는 현재 동료 배우 정우성과 매니지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염정아, 고아라, 김의성 등이 소속돼 있으며 최근 하정우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배우가 아닌 한 회사의 리더로서 이정재가 지닌 리더십을 엿볼 수 있었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아보는 것 같아요. 그렇게 모이다 보니 이런 조합이 된 것 같은데, 1년 정도 회사를 해보니까 최대한 상대방에게 나를 맞추는 게 가장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되 그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죠.”

최근 몇 년간 쉼 없이 일해온 이정재는 앞으로도 휴식보다는 소처럼 열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을 하면 할수록 계속 욕심이 생겨요. 그리고 동료 배우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자극을 받기도 하고요. 대중들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열심히 찾고 있어요.”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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