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석천은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00년 어느 날 ‘남자를 좋아한다’며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커밍아웃과 함께 그는 고정 출연하던 6개 방송에서 퇴출당했고, 3년 넘게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다. 그가 다시 방송가에 모습을 드러낸 건 17년이 흐른 뒤였다. 이제 그는 사람들에게 ‘톱 게이’라고 불리고, 이태원 거리에 11개 가게를 운영하는 성공한 CEO가 됐다.
‘찬란하게 47년’은 커밍아웃 순간부터 앞으로 그가 살고 싶은 날들을 담담한 문체로 전하는 책이다. 홍석천은 게이로 손가락질을 받았던 과거뿐만 아니라 창업에 실패해 모아둔 돈을 모두 쓴 것 등 삶이 바닥까지 곤두박질친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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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홍석천은 좌절을 견뎌냈다. 그는 “좌절하지만 견뎌낸다는 게 뭔지 찾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로 인해 당신이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무엇이든지”라며 이 책을 집필한 의도를 밝혔다.
홍석천의 자전적 에세이 ‘찬란하게 47년’
홍석천은 마흔일곱이 됐고 조카를 입양해 가정을 일궜고 이태원에서 내로라하는 음식점 사장님이,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방송인이, 젊은 세대에게 꿈을 말하는 강연자가 됐다. ‘아름다운 게이, 홍석천 지랄발광 에세이’라는 부제를 단 ‘찬란하게 47년’은 게이 홍석천 이전에 인간 홍석천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