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추리의 여왕’ 포스터 / 사진제공=KBS2
‘추리의 여왕’ 포스터 / 사진제공=KBS2
형사들도 쩔쩔매는 추리를 척척 해내는 최강희는 통쾌했고, 소름 끼치는 연쇄 살인범의 등장은 섬뜩했다. 허세로 뭉친 권상우와 시종일관 해맑은 최강희의 티격태격 케미는 웃음을 유발했다. 다양한 장르를 모은 ‘추리의 여왕’은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었다.

지난 25일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 연출 김진우 유영은)이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는 설계되고 연결된 ’신임동 택시 사건’과 ‘서현수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배방동 어벤져스 4인방 완승(권상우)·설옥(최강희)·준오(이원근)·배팀장(안길강)의 모습이 그려졌다. ‘추리는 끝나지 않았다’는 열린 결말을 제시하며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과거 사건들을 파헤치던 설옥은 총상을 입었다. 완승은 “아줌마가 위험해지는 걸 볼 수 없다”며 과거 사건에 손을 떼고 국제 변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그 사이 설옥은 남편과 별거해 혼자 살았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사실 배방동 어벤져스는 사건의 배후를 잡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고 있던 것. 한국으로 돌아온 완승은 17년 전에 죽은 첫사랑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현수를 만났다. 한국으로 데리고 올 거다”라며 소문을 퍼뜨렸다. 이로 인해 현수를 청부살인했던 하대표(장광)와 의문의 남성 김실장이 갈등을 빚었다.

완승은 유골 DNA를 확인하러 온 아버지 하대표를 현장에서 체포했고 하대표는 “네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그랬다” “넌 해결한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시간이 흘러 로펌 하앤정의 잡일을 도맡았던 고형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들렸고, 완승과 설옥은 “아직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며 웃었다.

문제는 더 후반부였다. 한 번도 정체가 드러난 적 없는 김실장이 한 여성과 마주했다. 여성은 “내가 서현수다”라고 주장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추리의 여왕’은 극 초반부터 긴장과 이완을 번갈아 선사하며 몰입을 선사한 바 있다. ‘추리’ 소재의 극에서 빠질 수 없는 연쇄살인범의 등장은 섬뜩했다. 기괴한 동요를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반면 설옥이 요목조목 사건을 따지며 추리하는 과정은 의외의 통쾌함을 안겼다.

완승의 자아도취와 너스레는 극을 웃기는 핵심이 됐다. 준오의 집에 은근히 얹혀살며 커플 잠옷까지 선점했고, 설옥에겐 “내가 귀하게 자라서” “나한테 반하지 마라”라며 뻔뻔하게 자기애를 과시했다.

시종일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고 긴장케 하던 극은 최종회에 이르러 깜짝 반전까지 선사했다. 다양한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복합장르의 극이 생겨나지만, 제대로 방향성을 잡지 못한 극은 이도저도 아니라는 혹평을 받곤 했다. 하지만 ‘추리의 여왕’은 다양한 이야기가 잘 버무려지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호평 속에 종영했다.

‘추리의 여왕’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추리의 여왕’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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