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세븐틴 미니 4집 ‘AL1’ / 사진제공=플레디스
세븐틴 미니 4집 ‘AL1’ / 사진제공=플레디스
‘AL1(올원)’, 세븐틴의 재발견이다.

‘AL1’은 세븐틴이 22일 발표한 네 번째 미니 음반 타이틀이다. 이번 음반은 ‘ALL(올)’, ‘AL1’, ‘ALONE(어론)’ 등 총 세 가지 버전으로 발매됐다. 이로 미루어보아 ‘AL1’은 ‘함께’ 혹은 ‘혼자’의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적절한 타이틀이다. ‘AL1’에서 세븐틴은 완전체로 뭉쳤을 때의 시너지는 물론, 13인 멤버들의 개성과 매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 세븐틴과 트렌드가 만났다. 그간 세븐틴이 데뷔곡 ‘아낀다’부터 ‘만세’, ‘예쁘다’, ‘아주 나이스(NICE)’, ’붐붐‘까지 밝은 분위기의 음악을 주로 선보였다면 ’울고 싶지 않아‘는 세계적으로 유행한 EDM 장르를 내세우고 여기 동양적인 신스 라인을 더해 한층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울고 싶지 않아’의 가사는 소년의 슬픔을 그린다. 세븐틴의 전작들이 소년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려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동시에 보통 보이그룹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별’을 곡의 테마로 삼는 것과도 또 다르다. 슬픔 자체에 빠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것이 곡을 쓴 우지의 설명. 그간 고수해온 세븐틴의 희망적인 이미지를 지키고 그 안에서 깊은 감정까지 표현해낸 것이다.

세븐틴 ‘울고 싶지 않아’ 뮤직비디오 / 사진제공=플레디스
세븐틴 ‘울고 싶지 않아’ 뮤직비디오 / 사진제공=플레디스
이는 퍼포먼스로도 잘 드러났다. 세븐틴의 퍼포먼스팀(호시·준·디노·디에잇)이 직접 참여한 이번 안무는 13인 멤버들의 동선을 활용한 동작들이 포인트다. 멤버 전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팔로 얼굴을 가리는 동작은 ‘눈물’을 형상화했다. 또 멤버들이 2열로 마주 서 터널 형태를 만들고 그 사이를 한 멤버가 지나가는 부분은 슬픔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 외 세븐틴은 보컬팀, 힙합팀, 퍼포먼스팀 등 각 유닛 곡들을 수록, 개별 멤버들이 가진 다채로운 색깔을 보였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수록곡이 있다. 바로 팀 내 중국인 멤버 준과 디에잇 부른 듀엣 곡 ‘마이 아이(MY I)’다.

세븐틴 준(왼쪽), 디에잇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세븐틴 준(왼쪽), 디에잇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우지와 계범주가 함께 작업한 ‘마이 아이’는 준과 디에잇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한국말이 서툰 이들이 영어 사용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한글로 작사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남다르다. 두 사람은 이 곡에 대해 “한국어 발음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썼던 곡인데, 이번 앨범과 분위기가 잘 맞아 수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곡 전반에 플럭(pluck) 사운드가 돋보이는 ‘마이 아이’는 “두 개의 지구가 있다면 / 또 다른 나일 수도 있어”, “한걸음 가까이 가면 / 꽃길에 가시가 피어 / 그때 넌 날 구하려 손 내밀어” 등의 시적인 가사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배가시키며, 더불어 준과 디에잇의 상반된 음색과 보컬 스타일이 매력을 더한다.

또 퍼포먼스팀의 유닛 곡 ‘스위밍 풀(Swimming Fool)’은 역시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하우스 리듬을 사용했는데, 여기에 신스 사운드가 더해져 계절감을 살렸다. 퍼포먼스 팀에 속한 준과 디에잇의 상반된 음색은 이 곡에서도 킬링 파트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디노의 쫄깃한 래핑, 호시의 시원한 보컬은 퍼포먼스 팀에게 기대 했던 바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체제작돌’ 세븐틴이기에 가능한 다채로움이다. ‘따로 또 같이’의 매력을 제대로 살린 ‘AL1’은 지난 22일 발표됐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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