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오늘(18일)은 민주화운동기념일이다.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광주와 전남 일원에서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주 항쟁을 국가 차원에서 기념하는 날로, 올해로 37주년을 맞았다. 정권이 교체되고 열리는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제창됐다. 어느 때보다 5·18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공연계에서도 ‘그날’을 기리고 있다.
80년대 실화를 극으로 옮기며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전달하는 두 작품이 있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정면으로 비추는 연극 ‘짬뽕'(연출 윤정환)과 1985년 제5공화국 시절 한 기자의 폭로를 바탕으로 하는 연극 ‘보도지침'(연출 오세혁)이다.
◆ “그날이 왔구먼”…’짬뽕’
5·18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 하는 ‘짬뽕’은 매년 5월이면 관객들을 만났다. 2007년 초연 이후 11년째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김원해는 ‘짬뽕’을 두고 “연례 행사”라고 말했다.
극중 중국집 주방장 신작로는 훗날 “또 그날이 왔구먼. 이 동네 곳곳이 제삿날이여, 봄이 아니고 겨울이여”라고 씁쓸해한다. 극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날을 조명한다. 잔잔한 웃음으로 따뜻함을 안기고, 또 서늘한 그날의 풍경을 비추며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더 알리고 싶다”는 윤정환 연출의 바람에서 시작된 ‘짬뽕’은 11년 동안 매년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안겼다.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겨울로 기억된다. ‘짬뽕’은 이 같은 명제 아래, 아플 수밖에 없는 역사를 웃음으로 풀어냈다. 역사에 대한 부담을 줄여 관객들의 집중을 돕지만 비극은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전달한다.
그날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짬뽕’이 탁월하다. 오는 7월 2일까지 신도림 프라임아트홀.
◆ 독백의 깊은 여운…’보도지침’
‘보도지침’은 제5공화국 시절, 정부가 각 언론사마다 기사 보도를 위한 지침을 하달했다는 사실을 한 기자가 폭로하면서 시작한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재연을 올렸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한 기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9년 후인 1995년 대법원 무죄판결을 받았다. 극은 이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풀어낸다. 오세혁 연출은 “당시 관련자들의 재판 기록과 최후 진술, 법정에서 실제 했던 말들에 감동을 받았다. 작품도 이야기보다 발언과 연설, 인물들의 생각을 위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고군분투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여운을 남긴다.
초연이 뜨거웠다면 재연은 온도를 낮춰 차갑게 했다. 오세혁 연출은 “초연은 시대를 꿇고 지나가야 하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다. 초연 때보다 장면의 온도를 차갑게 낮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11일까지 대학로 티오엠(TOM) 2관.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80년대 실화를 극으로 옮기며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전달하는 두 작품이 있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정면으로 비추는 연극 ‘짬뽕'(연출 윤정환)과 1985년 제5공화국 시절 한 기자의 폭로를 바탕으로 하는 연극 ‘보도지침'(연출 오세혁)이다.
5·18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 하는 ‘짬뽕’은 매년 5월이면 관객들을 만났다. 2007년 초연 이후 11년째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김원해는 ‘짬뽕’을 두고 “연례 행사”라고 말했다.
극중 중국집 주방장 신작로는 훗날 “또 그날이 왔구먼. 이 동네 곳곳이 제삿날이여, 봄이 아니고 겨울이여”라고 씁쓸해한다. 극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날을 조명한다. 잔잔한 웃음으로 따뜻함을 안기고, 또 서늘한 그날의 풍경을 비추며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더 알리고 싶다”는 윤정환 연출의 바람에서 시작된 ‘짬뽕’은 11년 동안 매년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안겼다.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겨울로 기억된다. ‘짬뽕’은 이 같은 명제 아래, 아플 수밖에 없는 역사를 웃음으로 풀어냈다. 역사에 대한 부담을 줄여 관객들의 집중을 돕지만 비극은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전달한다.
그날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짬뽕’이 탁월하다. 오는 7월 2일까지 신도림 프라임아트홀.
‘보도지침’은 제5공화국 시절, 정부가 각 언론사마다 기사 보도를 위한 지침을 하달했다는 사실을 한 기자가 폭로하면서 시작한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재연을 올렸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한 기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9년 후인 1995년 대법원 무죄판결을 받았다. 극은 이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풀어낸다. 오세혁 연출은 “당시 관련자들의 재판 기록과 최후 진술, 법정에서 실제 했던 말들에 감동을 받았다. 작품도 이야기보다 발언과 연설, 인물들의 생각을 위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고군분투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여운을 남긴다.
초연이 뜨거웠다면 재연은 온도를 낮춰 차갑게 했다. 오세혁 연출은 “초연은 시대를 꿇고 지나가야 하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다. 초연 때보다 장면의 온도를 차갑게 낮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11일까지 대학로 티오엠(TOM) 2관.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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