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백일몽(白日夢)’은 한낮에 꾸는 꿈이자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상상하는 세계를 뜻한다. 빅스는 객석을 가득 채워 반짝이는 별빛(팬클럽)들을 향해 ‘백일몽’이 꿈 같은 콘서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을 만큼 황홀한 무대들이 펼쳐졌다.

빅스가 지난 12~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7 빅스 라이브 판타지아 백일몽(2017 VIXX LIVE FANTASIA 백일몽)’을 열었다. 사흘간 총 1만 5000여 관객들이 몰렸다. 빅스는 시작부터 강렬함이 휘몰아치는 세트리스트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판타지(Fantasy)’로 시작해 ‘데스퍼레이트(Desperate)’, ‘늪’에 이르기까지 파워풀한 퍼포먼스 곡을 연달아 선보인 빅스에 공연장이 터질 듯 함성이 쏟아졌다. “오늘 열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14일 마지막 서울 공연에서 빅스는 감탄했다. 숨 가쁜 오프닝 무대를 마치고 팬들과 인사를 나눈 빅스는 객석을 가득 채운 별빛(팬클럽)들의 응원 봉에 “정말 예쁘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이어 ‘다이너마이트’, ‘B.O.D.Y’로 열기를 더한 빅스는 분위기를 반전 시켜 이별 콘셉트의 곡들을 선사했다. ‘굿나잇 앤 굿모닝(GOOD NIGHT & GOOD MORNING)’은 여성 댄서들과 합을 맞춰 보다 치명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 ‘로맨스는 끝났다’, ‘새드 엔딩(SAD ENDING)’까지 가창력을 폭발시켰다.

무대가 끝난 뒤 켄은 “무대는 ‘새드 엔딩’으로 끝났지만 빅스와 별빛은 해피 엔딩”이라며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연 이날 무대에는 팬들에게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빅스의 새로운 모습을 가장 먼저 보여주려는 노력들로 꽉 찼다. 우선 멤버들의 개인 무대가 그랬다.

홍빈은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불러 빅스 홍빈과는 또 다른 보컬 색을 보였다. 켄은 라비의 자작곡이자 미발매곡 ‘소 로맨틱(SO ROMANTIC)’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도중 음향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당황하지 않고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보였다. 막내 혁은 음원을 무료 배포한 자작곡 ‘안아줄게‘를 록 버전으로 편곡해 불렀다. 레오는 역시 미발매 자작곡 ’업 인 더 스카이(UP IN THE SKY)‘로 치명적인 매력을 뽐냈다. 리더 엔은 이선희의 ’인연‘에 맞춰 한국 무용을 선보였다. 한복을 입고 등장한 그가 검은 베일을 활용해 유려한 춤선을 뽐내자 공연장이 곧 무릉도원이 된 듯 했다. 마지막으로 라비는 자작곡 ’홍길동‘ 무대를 선보였다. 이 역시 정식 음원은 발표되지 않은 곡이다. 라비는 마치 고전 속 영웅이 된 듯 탈을 쓰고 등장해 무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빅스 ‘도운경’ 무대 / 사진제공=젤리피쉬
빅스 ‘도운경’ 무대 / 사진제공=젤리피쉬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최초 공개된 미니 4집 ‘도원경(桃源境)’의 타이틀곡 및 수록곡 퍼포먼스였다. 앞서 빅스는 ‘도원경’을 통해 동양풍 판타지를 선보일 것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인 바, ‘도원경’의 퍼포먼스는 과연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빅스는 한복 두루마기를 연상케 하는 레드 컬러의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 하얀색 스카프 디테일을 더했는데, 빅스가 춤을 출 때마다 스카프가 나풀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도원경’은 부채를 활용한 안무가 인상적으로 K팝 아이돌로서 무대에 전통 부채춤을 가미했다는 데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진 수록곡 ‘블랙 아웃(BLACK OUT)’ 무대에서는 평균 신장 180cm 이상을 자랑하는 빅스인만큼, 우월한 몸매 비율을 강조하는 ‘다리 자랑’ 춤으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날은 빅스의 데뷔 5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의 첫 보이그룹으로 데뷔해 2017년 자타가 공인하는 ‘콘셉트돌’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빅스는 지난 5년에 대해 남다른 소회를 털어 놓았다. 혁은 “빅스와 별빛만 아는 힘든 순간들도 있었다. 제가 막내이지만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형들, 별빛들, 5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고 인사했다. 특히 홍빈은 “아무것도 없는 여섯 명이 시작했을 때부터 이렇게 콘서트를 꽉 채울 만큼 많은 별빛들이 되어줘서 고맙다. 무대 뒤에서 힘들고 서럽고 지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보답할 수 있는 홍빈이 되도록 꼭 노력하겠다”면서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라비는 “무대 위에서 제가 하고 싶은 것, 제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보여드리는 게 어릴 때 꿈이었다. 그 꿈은 어느새 이뤘다. 이제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 속에, 별빛 여러분이 있다. 제가 움직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은 음악과 무대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팬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것이 연예인이라지만, 빅스는 유독 별빛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보였다. 별빛 역시 그랬다. 별빛도 빅스의 다섯 번째 생일을 기념해 직접 ‘태어나줘서 고마워’를 떼창하는 이벤트를 준비했고 빅스를 감동케 했다. 빅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했다. 빅스는 무대 위로 쏟아진 별빛의 마음을 하나씩 열어봤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빅스와 함께 10대를 보내 행복했다. 평범한 나라면 해보지 못할 일들을 빅스 덕분에 해봤고, 이번 ‘백일몽’은 10대인 나로는 마지막으로 가는 콘서트”라던 한 10대 별빛의 편지였다. 이를 읽은 것은 빅스 막내 혁. 혁은 “나도 10대의 마지막을 별빛과 함께 했다”고 답했다. 빅스와 별빛이 서로의 인생에서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빅스는 콘서트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서 빅스의 ‘도원경(이상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 위의 순간들, 무대에서 빅스가 사랑을 주고 또 별빛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순간들이 저희의 이상향”이라고. 과연 그 말이 사실이었다. 콘서트 내내 빅스와 별빛은 함께 웃었고 울었고 또 즐거워했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빅스는 이어 역대 타이틀곡인 ‘다칠 준비가 돼있어’, ‘하이드(Hyde)’, ‘더 클로저(THE CLOSER)’, ‘사슬’, ‘저주인형’을 비롯해 ‘러브 미 두(Love Me Do)’, ‘기적’, ‘스타라이트(STARLIGHT)’, ‘타임 머신(TIME MACHINE)’, ‘슈팅 스타(Shooting star)’을 더 부르며 장장 3시간에 걸친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빅스 콘서트 백일몽 현장 / 사진제공=젤리피쉬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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