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가 베일을 벗었다.
‘옥자’ 기자간담회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봉준호 감독·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프로듀서·최두호·김태완·서우식 프로듀서·김우택 NEW 총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옥자’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제작한 첫 장편영화로 5천만달러(약 570억원)를 투자하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했다. 특히 ‘옥자’는 17일부터 28일 열리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프랑스 극장연합회(FNCF) 측이 ‘옥자’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에 반발하는 성명을 내는 등 부침을 겪었다. “‘극장에서 상영된 뒤 3년이 지난 영화여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프랑스 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 때문. 전통적인 플랫폼인 극장이 아니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 영상임을 문제시했다. 많은 논란과 베일에 싸인 ‘옥자’에 대한 궁금증과 그에 대한 답변.
Q.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게 되 배경은?
봉준호 감독 :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영화 예산과 규모가 커서 망설이는 회사가 있었다. 또한 영화의 내용이 과감하고 독창적이라서 망설이는 회사도 있었다. 넷플릭스는 망설임 없이, 그 두 가지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때문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Q. ‘옥자’의 한국 개봉일은?
김우택 NEW 총괄대표 :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한국 극장에서 6월 29일 개봉한다. 극장 개봉 기간은 상영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으로 상영을 하기로 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한국 개봉에 대해서 면밀하고 긴밀하게 많은 협의를 했다. 스크린 수 등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Q. 프랑스극장협회가 ‘옥자’와 또 다른 넷플릭스 영화인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감독 노아 바움백)가 극장에서 상영된 뒤 3년이 지난 영화여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프랑스 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칸 영화제는 언제나 뛰어난 작품만 초대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옥자’를 경쟁 부문에 선정했다. 배급과 무관하게 초청을 받았다. 배급을 하지 않는 영화도 칸 영화제 초청을 받은 적이 있다. 예술을 위한 영화제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영화제로서 변화라는 게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옥자’를 초청해줘서 감사하다. 내년, 내후년에도 넷플릭스는 뛰어난 작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Q.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 산업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넷플릭스 때문에 극장 시스템이 와해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영화 산업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배급, 유통 배급자, 아티스트, 관객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선택권이 생길 것이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좋은 스토리텔러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다.
Q. 극장 화면이 아닌 작은 화면으로 보이는데, 영화 찍는 방식에 달라진 지점이 있다면?
봉준호 감독 : 이 영화가 스크린에서 상영될 것이라는 전제로 작업했다. 극장에서 아름답게 보인 영화가 작은 화면에서도 아름답게 보인다. 그동안 작업과 다를 바 없이 순수하게 영화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 어떻게 하면 영화적으로 가장 아름다울까에 집중했다.
Q. 틸다 스윈튼과 제이크 질렌할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봉준호 감독 : 틸다 스윈튼은 ‘설국열차’ 때 친해졌고, 다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4년 전 ‘설국열차’ 개봉 시사 프로모션 때 ‘옥자’ 그림을 보여줬다. 관심을 많이 가졌다. 틸다 스윈튼이 집에 동물을 많이 키운다. 개 다섯 마리와 닭도 키우는 걸로 안다. 프로듀서로 크레딧컷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 자체를 같이 의논했다. 미국의 미술 감독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깊게 참여했다. 아이디어를 나눴다. 창의적 동반자였다.
제이크 질렌할은 2007년에 처음 만났고, 오며가며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가 아닌 그림을 보여줬더니 마음이 녹아든 표정을 지었다. 캐스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Q. 박찬욱 감독이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는데, ‘옥자’를 어떻게 심사할 것 같은지.
봉준호 감독 : 박찬욱 감독님은 나랑 친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을 하는데, 박찬욱 감독님은 공명정대한 분이고 본인의 취향도 섬세한 분이다. 아마 본인 소신대로 잘 심사할 거라고 생각한다. 베를린이나 칸에서 심사를 해본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섬세하고 취향이 있고 예민한 사람들이 모여서 영화를 본다. 어느 누가 선동을 한다고 해서 쏠리는 것도 없다. 다들 순진무구하게 영화를 보고 의견을 얘기하는 과정이 있다.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 ‘옥자’가 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심사에 지친 심사위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계획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좋아하면 울리는’과 ‘킹덤’을 선보이게 됐는데, 두 작품 모두 대규모고 한국 TV보다 훨씬 영화적인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Q. 봉준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옥자’는 한국 영화인가? 미국 영화인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한국적인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한 영화다. 심장과 영혼은 한국적이지만, 글로벌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서 끌렸다. 봉준호 감독이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했다. 언어와 문화를 초월했다. 그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옥자’ 기자간담회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봉준호 감독·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프로듀서·최두호·김태완·서우식 프로듀서·김우택 NEW 총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옥자’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제작한 첫 장편영화로 5천만달러(약 570억원)를 투자하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했다. 특히 ‘옥자’는 17일부터 28일 열리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프랑스 극장연합회(FNCF) 측이 ‘옥자’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에 반발하는 성명을 내는 등 부침을 겪었다. “‘극장에서 상영된 뒤 3년이 지난 영화여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프랑스 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 때문. 전통적인 플랫폼인 극장이 아니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 영상임을 문제시했다. 많은 논란과 베일에 싸인 ‘옥자’에 대한 궁금증과 그에 대한 답변.
Q.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게 되 배경은?
봉준호 감독 :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영화 예산과 규모가 커서 망설이는 회사가 있었다. 또한 영화의 내용이 과감하고 독창적이라서 망설이는 회사도 있었다. 넷플릭스는 망설임 없이, 그 두 가지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때문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Q. ‘옥자’의 한국 개봉일은?
김우택 NEW 총괄대표 :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한국 극장에서 6월 29일 개봉한다. 극장 개봉 기간은 상영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으로 상영을 하기로 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한국 개봉에 대해서 면밀하고 긴밀하게 많은 협의를 했다. 스크린 수 등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칸 영화제는 언제나 뛰어난 작품만 초대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옥자’를 경쟁 부문에 선정했다. 배급과 무관하게 초청을 받았다. 배급을 하지 않는 영화도 칸 영화제 초청을 받은 적이 있다. 예술을 위한 영화제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영화제로서 변화라는 게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옥자’를 초청해줘서 감사하다. 내년, 내후년에도 넷플릭스는 뛰어난 작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Q.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 산업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넷플릭스 때문에 극장 시스템이 와해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영화 산업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배급, 유통 배급자, 아티스트, 관객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선택권이 생길 것이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좋은 스토리텔러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다.
Q. 극장 화면이 아닌 작은 화면으로 보이는데, 영화 찍는 방식에 달라진 지점이 있다면?
봉준호 감독 : 이 영화가 스크린에서 상영될 것이라는 전제로 작업했다. 극장에서 아름답게 보인 영화가 작은 화면에서도 아름답게 보인다. 그동안 작업과 다를 바 없이 순수하게 영화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 어떻게 하면 영화적으로 가장 아름다울까에 집중했다.
봉준호 감독 : 틸다 스윈튼은 ‘설국열차’ 때 친해졌고, 다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4년 전 ‘설국열차’ 개봉 시사 프로모션 때 ‘옥자’ 그림을 보여줬다. 관심을 많이 가졌다. 틸다 스윈튼이 집에 동물을 많이 키운다. 개 다섯 마리와 닭도 키우는 걸로 안다. 프로듀서로 크레딧컷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 자체를 같이 의논했다. 미국의 미술 감독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깊게 참여했다. 아이디어를 나눴다. 창의적 동반자였다.
제이크 질렌할은 2007년에 처음 만났고, 오며가며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가 아닌 그림을 보여줬더니 마음이 녹아든 표정을 지었다. 캐스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Q. 박찬욱 감독이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는데, ‘옥자’를 어떻게 심사할 것 같은지.
봉준호 감독 : 박찬욱 감독님은 나랑 친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을 하는데, 박찬욱 감독님은 공명정대한 분이고 본인의 취향도 섬세한 분이다. 아마 본인 소신대로 잘 심사할 거라고 생각한다. 베를린이나 칸에서 심사를 해본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섬세하고 취향이 있고 예민한 사람들이 모여서 영화를 본다. 어느 누가 선동을 한다고 해서 쏠리는 것도 없다. 다들 순진무구하게 영화를 보고 의견을 얘기하는 과정이 있다.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 ‘옥자’가 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심사에 지친 심사위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좋아하면 울리는’과 ‘킹덤’을 선보이게 됐는데, 두 작품 모두 대규모고 한국 TV보다 훨씬 영화적인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Q. 봉준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옥자’는 한국 영화인가? 미국 영화인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한국적인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한 영화다. 심장과 영혼은 한국적이지만, 글로벌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서 끌렸다. 봉준호 감독이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했다. 언어와 문화를 초월했다. 그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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