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대세’ 아이돌그룹에 ‘음원차트 1위 프로듀서’ 타이틀을 추가했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래퍼 슈가의 이야기다. 슈가는 최근 수란의 솔로곡 ‘오늘 취하면(Feat. 창모)’을 공동 프로듀싱했다. ‘오늘 취하면’은 27일 발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및 일간 차트 1위를 장악하고 있다.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성적이다. ‘오늘 취하면’은 그간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끌던 수란이 데뷔 후 첫 차트 1위를 거머쥔 곡인 동시에 슈가에게는 방탄소년단 외 타가수의 곡을 프로듀싱한 첫 곡이다.
슈가는 팬들 사이서 ‘민PD’로 통한다. 슈가의 본명인 민윤기에 프로듀서(PD)를 더한 별명이다. 그가 데뷔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서 작곡가로 활약했음은 물론, 방탄소년단 데뷔 후에는 그룹 음반에 많은 자작곡을 싣고 또 프로듀싱까지 도맡아온 덕분.
그리하여 소개한다. ‘아이돌그룹은 주어진 곡만 소화하는 퍼포머(Performer)’라는 편견을 당당히 깬 ‘민PD’ 슈가의 프로듀싱 곡들.
◆ 슈가 플레이리스트 (a.k.a. Agust D)
◆ ‘점프(JUMP)’
방탄소년단의 ‘스쿨 러브 어페어(Skool Luv Affair)’(2014) 수록곡. 연습생 시절 랩몬스터와 함께 만든 곡이다. 음반에 수록할 당시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저메인 듀프리 스타일의 올드 스쿨 힙합을 뉴스쿨과 결합시켰다. 올드 스쿨 비트가 자연스럽게 덥스텝 비트로 전환되는 등 독특한 구성이 특징이다. 가사에서는 방탄소년단 특유의 패기가 느껴진다.
◆ ‘투모로우(TOMORROW)’
‘점프’와 동일 음반 수록곡. 역시 슈가가 연습생 시절 쓴 곡으로, 도입부부터 컷팅한 보이스 샘플이 주는 그루브가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뷔의 파트에서 노이즈를 가미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가미해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슈가의 첫 번째 벌스(verse) 랩 파트 가사를 비롯해 당시 20대에 막 접어든 방탄소년단이 삶의 책임감에 대해 묻는 노래 가사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 곡 말미 제이홉의 래핑부터 터지는 기타 사운드가 곡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 ‘렛미노(LET ME KNOW)’
방탄소년단 정규 1집 ‘다크 앤 와일드(DARK & WILD)’(2014)에 실린 곡이다. 당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선공개곡으로 팬들을 먼저 만났다. 그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슈가가 작사·작곡하고 녹음 디렉팅, 전체 프로듀싱까지 모두 맡았으며 가사는 이별 후의 후회를 그리고 있다. PB R&B 장르로 애절한 슬픔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 슈가는 보컬 멤버들의 음색에 따라 파트를 구성한 듯 하다. 미성을 지닌 진·지민·정국의 파트 사이에 중저음 톤을 가진 뷔의 파트가 적절히 배치돼 곡의 감성을 극대화시켰다.
◆ ‘어거스트 디(Agust D)’
슈가가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이름으로 처음 내놓은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2016)의 타이틀곡이다. 도입부 웅장한 드럼으로 시작으로 강렬한 비트와 화려한 사운드로 무장됐다. ‘아이돌 래퍼’로서의 자부심과 스웨그(swag)를 느낄 수 있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특히 슈가 특유의 속사포 래핑과 강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 ‘마지막(더 라스트)’
역시 슈가의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에 수록된 곡이다. ‘잘 나가는 아이돌 래퍼 그 이면’을 노래했다. 슈가가 쓴 방탄소년단 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보다 거칠고 솔직하다. 이를 위해 악기 구성은 최소화했고, 슈가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도입부, 무엇인가 체념한 듯 내뱉던 래핑은 곡 후반부로 향할수록 감정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폭발시켜 집중하게 만든다.
◆ ‘소 파 어웨이(SO FAR AWAY)’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의 마지막 트랙이자 ‘오늘 취하면’의 주인공 수란이 피처링했다. ‘청춘’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꿈과 현실, 그리고 미래 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수란의 감각적인 보컬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곡 후반부로 갈수록 풍성해지는 기타 사운드로 극적인 느낌을 더했다. “그대의 자리가 어디일지라도 관대하리. 결국 시련의 끝은 만개하리. 시작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하리”라는 가사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바야흐로 아이돌 전성시대. 다시 말하면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어 ‘오타쿠’에서 파생됐다◆ 방탄소년단의 슈가, 혹은 민PD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대세’ 아이돌그룹에 ‘음원차트 1위 프로듀서’ 타이틀을 추가했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래퍼 슈가의 이야기다. 슈가는 최근 수란의 솔로곡 ‘오늘 취하면(Feat. 창모)’을 공동 프로듀싱했다. ‘오늘 취하면’은 27일 발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및 일간 차트 1위를 장악하고 있다.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성적이다. ‘오늘 취하면’은 그간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끌던 수란이 데뷔 후 첫 차트 1위를 거머쥔 곡인 동시에 슈가에게는 방탄소년단 외 타가수의 곡을 프로듀싱한 첫 곡이다.
슈가는 팬들 사이서 ‘민PD’로 통한다. 슈가의 본명인 민윤기에 프로듀서(PD)를 더한 별명이다. 그가 데뷔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서 작곡가로 활약했음은 물론, 방탄소년단 데뷔 후에는 그룹 음반에 많은 자작곡을 싣고 또 프로듀싱까지 도맡아온 덕분.
그리하여 소개한다. ‘아이돌그룹은 주어진 곡만 소화하는 퍼포머(Performer)’라는 편견을 당당히 깬 ‘민PD’ 슈가의 프로듀싱 곡들.
◆ 슈가 플레이리스트 (a.k.a. Agust D)
방탄소년단의 ‘스쿨 러브 어페어(Skool Luv Affair)’(2014) 수록곡. 연습생 시절 랩몬스터와 함께 만든 곡이다. 음반에 수록할 당시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저메인 듀프리 스타일의 올드 스쿨 힙합을 뉴스쿨과 결합시켰다. 올드 스쿨 비트가 자연스럽게 덥스텝 비트로 전환되는 등 독특한 구성이 특징이다. 가사에서는 방탄소년단 특유의 패기가 느껴진다.
◆ ‘투모로우(TOMORROW)’
‘점프’와 동일 음반 수록곡. 역시 슈가가 연습생 시절 쓴 곡으로, 도입부부터 컷팅한 보이스 샘플이 주는 그루브가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뷔의 파트에서 노이즈를 가미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가미해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슈가의 첫 번째 벌스(verse) 랩 파트 가사를 비롯해 당시 20대에 막 접어든 방탄소년단이 삶의 책임감에 대해 묻는 노래 가사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 곡 말미 제이홉의 래핑부터 터지는 기타 사운드가 곡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 ‘렛미노(LET ME KNOW)’
방탄소년단 정규 1집 ‘다크 앤 와일드(DARK & WILD)’(2014)에 실린 곡이다. 당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선공개곡으로 팬들을 먼저 만났다. 그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슈가가 작사·작곡하고 녹음 디렉팅, 전체 프로듀싱까지 모두 맡았으며 가사는 이별 후의 후회를 그리고 있다. PB R&B 장르로 애절한 슬픔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 슈가는 보컬 멤버들의 음색에 따라 파트를 구성한 듯 하다. 미성을 지닌 진·지민·정국의 파트 사이에 중저음 톤을 가진 뷔의 파트가 적절히 배치돼 곡의 감성을 극대화시켰다.
◆ ‘어거스트 디(Agust D)’
슈가가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이름으로 처음 내놓은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2016)의 타이틀곡이다. 도입부 웅장한 드럼으로 시작으로 강렬한 비트와 화려한 사운드로 무장됐다. ‘아이돌 래퍼’로서의 자부심과 스웨그(swag)를 느낄 수 있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특히 슈가 특유의 속사포 래핑과 강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 ‘마지막(더 라스트)’
역시 슈가의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에 수록된 곡이다. ‘잘 나가는 아이돌 래퍼 그 이면’을 노래했다. 슈가가 쓴 방탄소년단 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보다 거칠고 솔직하다. 이를 위해 악기 구성은 최소화했고, 슈가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도입부, 무엇인가 체념한 듯 내뱉던 래핑은 곡 후반부로 향할수록 감정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폭발시켜 집중하게 만든다.
◆ ‘소 파 어웨이(SO FAR AWAY)’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의 마지막 트랙이자 ‘오늘 취하면’의 주인공 수란이 피처링했다. ‘청춘’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꿈과 현실, 그리고 미래 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수란의 감각적인 보컬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곡 후반부로 갈수록 풍성해지는 기타 사운드로 극적인 느낌을 더했다. “그대의 자리가 어디일지라도 관대하리. 결국 시련의 끝은 만개하리. 시작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하리”라는 가사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