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이효리(왼쪽), 아이유 / 사진=SNS, 페이브엔터테인먼트
이효리(왼쪽), 아이유 / 사진=SNS, 페이브엔터테인먼트
아이유와 이효리가 나란히 2017년 봄을 물들이고 있다. 2년 만에 정규 4집으로 돌아온 아이유가 연이은 신곡 발표로 주목을 받더니, 그 뒤를 이효리가 ‘민박’을 오픈하며 이어받았다.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솔로 여가수 이효리와 아이유는 각자 다른 장식으로 ‘나(我)’를 표현한다. 두 사람이 벗겨내는 정체성은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공감의 대상이 된다.

‘효리네 민박’ 홈페이지 오픈 / 사진=JTBC
‘효리네 민박’ 홈페이지 오픈 / 사진=JTBC
◆ 이효리, 예능에서 블로그 그리고 민박

걸그룹 핑클 출신의 이효리가 더 많은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간 배경은 ‘예능’이다. 신동엽과 더블 MC로 나선 KBS2 ‘해피투게더'(2001),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 SBS ‘패밀리가 떴다'(2008)까지, 실내든 야외든 가리지 않고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층 사적인 공간까지 공개한 tvN ‘이효리의 오프 더 레코드'(2008)를 통해서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속내도 드러냈다. 이효리는 스스로 요정의 신비주의를 벗고, 가식 없고 솔직한 얼굴로 대중과 마주했다.

2013년 가수 이상순과 결혼을 한 뒤에는 예상하지 못한 공간에서 소통을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인생의 2막을 연 그는 블로그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정갈한 밥상을 찍고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꾸밈없는 모습을 찍어서 올리고 간단한 감상과 소회 등을 남겼다. ‘소길댁’을 자처한 이효리가 제주도에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그의 근황을 알았다.

오픈과 동시에 1년이라는 기한을 못 박았기에 더 애틋하고 소중하게 공간을 꾸며나갔다. 1년 후 실제 바람처럼 블로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사라졌고 이효리도 근황 알리기를 멈췄다.

그런 그가 이제 민박집을 오픈한다. JTBC ‘효리네 민박’이란 타이틀 아래, 남편 이상순과 민박집 주인으로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민박집’을 만든다는 설정이다. 손님을 받고 따뜻한 밥을 지어, 먹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온라인이 아닌 눈을 맞추는 진정한 소통을 하겠다는 이효리의 달가운 변화다. ‘효리네 민박’의 신청 접수는 하루 만에 1만건을 넘어섰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이효리는 대문을 연다.

아이유 / 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아이유 / 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 아이유, 여동생에서 뭘 좀 아는 스물다섯

아이유는 노래를 이용해 변화와 성장을 드러낸다. 지난 21일 내놓은 정규 4집 역시 총 10곡 중 한 곡을 제외하고 모두 그가 직접 가사를 썼다.

아이유도 가사 작업에 대해 “픽션은 없다. 실제 일기장에 쓰는 말들을 그대로 옮겨서 가사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아이유의 ‘지금’이 고스란히 담길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발표한 ‘챗-셔(CHAT-SHIRE)’에는 스물셋 아이유의 현재를 담았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라고 외치던 귀여운 여동생이 소녀와 숙녀의 사이에서 느끼는 고민과 성장통을 조심스럽게 녹여낸 음반이었다. 타이틀곡 ‘스물셋’을 비롯해서 일부 곡을 통해서는 장난기 넘치는 면을 강조했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에서는 또 다른 여성성을 강조했다.

‘스물셋’ 속 아이유는 하나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지만, 2년 후 ‘팔레트’ 속 아이유는 명확한 해답을 찾았다. 적어도 스스로에 대해서는 말이다.

아이유는 변화에 대해 “이제 조금 ‘나’에 대해서 알 것 같다. 좋아하는 것 정도는 짚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소재를 뒤로하고 아이유는 연달아 자신을 담아낸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덕분에 듣는 이들도 그 변화를 감지하고, 나아가 아이유의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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