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정은지 / 사진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정은지 / 사진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4월, 정은지가 자신의 ‘공간’으로 대중을 초대했다. 봄바람이 묻은 듯 따뜻한 음악으로 이루어진 5개 트랙은, 일종의 쉼터와 같다. 그 어떤 기교나 장치 없이 오직 목소리만으로 ‘편안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10일 발매된 정은지의 미니음반 ‘공간’은 그가 그룹 에이핑크의 메인 보컬 아닌 ‘솔로 가수 정은지’로 내놓는 두 번째 결과물이다. 타이틀곡 ‘너란 봄’을 비롯해 총 5개 곡이 실렸다. 이번 음반을 통해 정은지는 ‘정은지의 장르’를 보다 확실히 굳힌 모양새다.

정은지 / 사진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정은지 / 사진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너란 봄’은 하림이 아코디언 연주를 가미해 완성도를 높였다. 포크 팝 장르로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그 위로 어우러지는 정은지의 맑은 음색이 돋보인다. ‘봄’을 반복해 부르는 후렴구는 한 번 듣는 것만으로 계속해 귓가를 맴돈다. 정은지 특유의 내지르는 고음이나 애절한 감정선은 없지만, 그렇기에 더 담백한 봄의 노래가 완성됐다.

이어지는 수록곡들 역시 목소리를 가장 중요한 악기로 두고 있다. 가수 곽진언과 입을 맞춘 듀엣곡 ‘처음 느껴본 이별’은 물론, 정은지가 작사에 참여한 ‘소녀의 소년’, ‘서울의 달’ 등이 그렇다. 정은지가 직접 쓴 가사는 일상의 언어로 쓰여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마지막 트랙에 ‘너란 봄’의 피아노 버전을 수록한 것이 인상 깊다. ‘너란 봄’에 대한, 그리고 정은지가 내는 꾸밈없는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공간’은 곧 정은지의 음악적 정체성을 나타낸다. 그룹 에이핑크의 메인 보컬 정은지가 청순 혹은 섹시 콘셉트를 표방하는 걸그룹 음악에서 고음이나 고도의 감정 표현이 필요한 파트를 도맡는 것과는 또 다르다. 솔로 정은지가 지향하는 음악은 그보다 단순하다. 목소리 자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음악, 그로 인해 듣는 이에게 설렘을, 또 위로를 줄 수 있는 음악이다. 정은지가 초대한 ‘공간’에서의 시간, 안락하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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