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강호동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강호동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방송인 강호동은 한 때 지상파 주요 프로그램을 호령했다. 그러나 세금 과소납부 논란 후 돌아와서는 그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무릎팍 도사’, ‘우리동네 예체능’, ‘스타킹’ 등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줄줄이 종영했고, 위기설까지 대두됐다. 그러나 강호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상파에서 시선을 돌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종편)로 무대를 옮겼다. 그 결과 강호동은 현재 다시 한 번 자신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 스크래치 입은 자존심
강호동은 2011년 9월 세금 과소 납부 의혹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강호동은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강심장’, ‘스타킹’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강호동이 멤버로 있을 당시 ‘1박2일’은 시청률 4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육박했다. 다른 프로그램 역시 최고 전성기를 달렸다.

강호동은 2012년 11월 ‘스타킹’으로 복귀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복귀 후 새롭게 선보였던 프로그램이 조용히 퇴장했다. KBS2 ‘달빛프린스’(2013년 1월~3월), MBC ‘별바라기’(2014년 6월~9월), KBS2 ‘투명인간’(2015년 1월~4월) 등 그가 MC를 맡았던 프로그램은 모두 4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시청률 역시 4~5%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국민MC 강호동의 위기라 부를만했다. ‘스타킹’ 또한 지난해 8월 9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도 같은 해 10월 종영함에 따라, 지상파에서 강호동의 모습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아는형님’ 강호동
‘아는형님’ 강호동
◆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다
강호동은 JTBC와 tvN으로 눈길을 돌렸다. 현재 강호동이 출연 중인 ‘아는형님’과 ‘한끼줍쇼’는 JT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최근 편성대를 밤 11시에서 오후 8시 50분으로 옮긴 ‘아는형님’은 지난 1일 이경규 편에서 5.60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끼줍쇼’ 역시 지난달 29일 걸스데이 혜리·민아 편에서 시청률 5.8%를 기록했다.

현재 강호동은 오는 6월 방송되는 tvN ‘신서유기4’와 올리브TV ‘섬총사’ 출연을 앞두고 있다. ‘신서유기’ 시리즈는 과거 ‘1박2일’의 영광을 함께한 나영석 PD와 함께한 프로그램으로 시즌1부터 맹활약중이다. ‘섬총사’는 ‘강심장’을 연출했던 박상혁 PD의 새 연출작으로 섬으로 떠난 스타들이 섬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며 일주일 동안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박상혁 PD는 일찌감치 강호동 캐스팅을 확정했다. 이 외에도 강호동은 올리브TV ‘한식대첩4’와 MBN ‘내 손안의 부모님’을 통해 MC로서 진행 능력을 발휘했다.

‘한끼줍쇼’ 이경규·박보영·강호동 / 사진제공=JTBC
‘한끼줍쇼’ 이경규·박보영·강호동 / 사진제공=JTBC
◆ 힘 뺀 강호동, 부담감을 내려놓다
그렇다면 강호동은 어떻게 자신의 전성기를 되찾은 걸까? ‘섬총사’ 연출을 맡은 박상혁 PD는 “프로듀서 마인드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MC가 몇 명 없는데, 강호동은 그 중 한명이다. 워낙 큰 프로그램을 많이 해서 방향성이나 출연진들을 리드해가는 것이 뛰어난 MC다”면서 그의 장점을 잘 아는 제작진과의 새로운 도전이 강호동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평했다. 실제 여운혁 JTBC 전 국장과 CJ E&M 나영석 PD와 박상혁 PD 모두 강호동과 지상파 프로그램을 함께한 이력이 있다.

또한 박 PD는 “과거에는 강호동이 윽박지르고, 러브라인을 엮는 등 특유의 힘 있는 진행을 했다. 지금은 함께하는 출연진들과 발을 맞추며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아는형님’에서는 김희철·민경훈 등 동생들에게 ‘올드해’라고 놀림을 당하는 등 본인도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프로그램에 임하는 것이 보인다. 시청자들과 ‘밀당’이 가능해진 것 같다”고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강호동이 국민MC라는 과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것들에 집착했다면 지금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걸 버렸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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