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원스텝’ 메인 포스터
영화 ‘원스텝’ 메인 포스터
한국 영화계에선 음악영화의 성공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국내 관객들마저도 대표적 음악영화로 ‘원스’ ‘비긴 어게인’ 등 해외 작품들을 꼽는다. 그런 점에서 ‘원스텝’은 도전적이다.

영화 ‘원스텝’(감독 전재홍)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한 여자와 슬럼프로 인해 인생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천재 작곡가 남자가 만나 음악으로 소통하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담아낸 음악영화다. 산다라박은 색청이라는 병까지 앓고 있는 시현을, 한재석은 그런 산다라박을 이용해 재기를 꿈꾸다 이내 함께 성장을 하는 지일을 연기했다.

음악영화는 대부분 주인공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나아간다는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를 갖는다. 성공적인 공연을 이뤄내는 인물들의 모습이 극의 엔딩장면으로 삽입된다는 것 역시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원스텝’ 역시 그 흔한 줄거리를 따른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진 ‘색청’이라는 소재와 마이크를 잡은 산다라박의 청아한 음색은 극을 색다르게 만든다.

‘색청’이란 음(音)에 의해 본래 청각 외에 특정한 색채 감각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청각을 시각으로 표현해야했기 때문에 연출 능력이 중요했다. 지난해 1월 촬영이 종료된 작품이 이제야 완성된 선을 보이는 것 역시 끝없는 고민들을 방증한다.

전재홍 감독은 이를 몽환적이면서도 상큼한 분위기로 그려냈다. 3D 영화관이 아니더라도 몸이 붕 뜨는 듯한 효과를 전해주는 연출이 신선함을 선사한다. 눈앞에 펼쳐지는 알록달록한 색채는 포근한 봄에 개봉하는 ‘원스텝’을 더욱 화사하게 만든다.

‘색청’이라는 소재로 인해 첫 스크린 주연으로 나서는 산다라박은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참고할 레퍼런스도 마땅치 않은 생소한 소재를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야 했던 것. 연기력만 두고 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힘이 들어간 연기와 극에 어울리지 않는 뜬 목소리가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산다라박은 차근차근 캐릭터에 동화됐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병을 이겨내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산다라박의 모습은 왠지 모를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영화 자체도, 산다라박도 도전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간다는 의미의 제목 ‘원스텝’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순간이 있을까. 오는 4월 6일 개봉. 12세 관람가.

영화 ‘원스텝’ 스틸
영화 ‘원스텝’ 스틸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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