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신드롬①] 남궁민이 우리 회사 과장님이었으면 좋겠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김과장’ 남궁민 / 사진=방송 화면 캡처

“각 회사에 ‘김과장’ 놔드려야겠어요~”

영입하고 싶은 과장님 1위, 남궁민의 활약이 통쾌하다.

남궁민은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에서 경리부 과장이자 ‘티똘이(TQ그룹 또라이)’ 김성룡으로 활약 중이다. 자칭 ‘삥땅 전문가’였던 그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입사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부패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TQ그룹을 일으켜 세운다.

회사 임원진들에게도 못하는 말이 없다. 얼굴에 엿을 들이미는 용기도 있다. 회사원들이 지나다니는 복도에 책상 하나 달랑 놓고 자체퇴사를 강요하는 회사에도 안마의자와 족욕기까지 들이며 맞선다. 회사 곳곳 안 나서는 곳이 없다. 덕분에 경리부원들까지 ‘김성룡화(化)’되고 있다.

‘김과장’은 회사를 배경으로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실감 넘치는 대사들은 공감을 산다. 그럼에도 갑을관계 극명한 현실 사회에서 ‘김과장’은 다소 판타지스럽다. 김성룡의 활약이 통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드라마엔 기승전결이 있기 마련이다. 잘 나가던 주인공은 일련의 위기를 겪는다. 그 과정에서 여성 캐릭터와 눈이 맞아 사랑을 한다. 사랑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것이 보통의 전개다.

‘김과장’ 속 김성룡은 기세가 꺾이는 적이 없다. 박회장(박영규)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을 겪었지만 개의치 않고 곧바로 복수에 돌입했다. 조상무(서정연)와 고본부장(정석용)의 계략에 당하는가 싶었지만 오히려 두 사람을 민망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그 흔한 ‘혼란’도 없다. 자신을 도와주던 홍가은(정혜성)이 사실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수사관이라는 사실을 듣고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며 쿨하게 털어버렸다. ‘썸’을 탈법한 경리부 대리 윤하경(남상미)에겐 손가락 하트까지 날리며 잔망을 떨지만 대차게 무시를 당해 웃음을 안겼다.

입체감 넘치는 김성룡 캐릭터에 더해진 남궁민의 다채로운 연기는 극의 재미와 통쾌함을 배가한다. 출근 복장이라고 하긴 다소 귀여운 스타일에 시종일관 가벼운 발걸음으로 촐랑댄다. 한 회 분량에만 수만 가지 표정을 선보인다. 타이틀롤을 맡았으면서도 시청자들로부터 ‘아이고 얄밉다’는 애정 어린 잔소리를 받는 것 역시 남궁민이기에 가능했다.

남궁민은 단순 코믹 연기를 넘어 유쾌한 판타지로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성과금으로 1,000만 원을 입금해주는 통 큰 김과장,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나.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